패랭이꽃
박춘희
요즘 집 밖을 다니다 보면 화려하고 예쁜 장미꽃이 담장이나 화단에 피어 있는 것을 자주 볼 수 있다. 차를 타고 지나갈 때도 다리 난간이나 길가에 심어 놓은 예쁜 꽃들을 볼 때 기분이 좋다.
시내 중앙로에도 철마다 다른 꽃들을 심어 놓아서 행인들의 눈길을 끈다. 바쁘게 직장 생활을 하던 시절에는 그다지 눈에 띄지 않던 꽃들이 자꾸 눈에 들어오고 예뻐서 들여다보게 되는 것은 마음의 여유가 생겨서인지 나이가 들어서인지 혹은 둘 다 일지도 모르겠다.
요즘 볼 수 있는 꽃들은 색깔도 모양도 너무 다양하고 아름답다. 대부분 개량종이어서 원래 있던 단점을 없애고 장점을 키운 덕분일 것이다
나는 수많은 꽃 중에서 산과 들에 자라는 이름 모를 작은 야생화가 가장 예쁘고 사랑스럽다.
어릴 때 산과 들에서 보았던 패랭이꽃은 내가 가장 좋아하는 꽃이다.
가끔 야외에 나갈 때 패랭이꽃이 있는지 유심히 살펴보는데 요즈음은 야생종 패랭이꽃이 잘 보이지 않는다. 유년 시절 고향에서는 패랭이꽃과 할미꽃을 자주 볼 수 있었는데 환경의 변화 때문인지 할미꽃도 패랭이꽃도 귀하다.
패랭이꽃은 서민들의 삶과 닮아 있는 친근하고 생명력이 강한 우리 땅의 야생화다.
석죽(石竹)이라는 한자 이름처럼 바위틈 같은 척박하고 건조한 곳에서도 뿌리를 내리고 잘 자란다.
옛날 평민이나 상인들이 쓰던 모자인 ‘패랭이’를 뒤집어 놓은 모양을 닮았다고 하여 이런 구수한 이름이 붙었다고 한다.
꽃잎은 대개 5장으로 납작하게 펼쳐지며, 꽃잎 가장자리가 가위로 깃털처럼 잘게 오려낸 듯한 모양을 하고 있으며 줄기에 대나무처럼 톡 튀어나온 마디가 있는데 잎은 이 마디에서 양쪽으로 2장씩 마주 보며 자라나는 공통적인 특징을 갖고 있다. 크기는 약 30cm 내외로 땅에 밀착하여 자란다.
원래 야생종은 맑은 분홍색이나 보라색이 많지만, 최근에는 붉은색, 흰색 등 다양한 원예종(사계절 패랭이 등)이 개발되어 화단에서 자주 볼 수 있다.
생명력이 질기고 추위와 가뭄에 무척 강해 노지 월동이 가능한 정원 식물로 최고라고 한다.
마냥 화려하지는 않지만 은은하고 올곧은 매력이 있어 옛 선비들의 시나 그림에도 자주 등장했다고 한다. 어버이날 달아드리는 카네이션의 조상 격인 식물이기도 해서, 우리나라에서는 ‘토종 카네이션’이라는 친숙한 별명으로 불리기도 한다.
소박하고 강인한 패랭이꽃은 나와 닮은 꽃이다.
패랭이꽃은 유년 시절의 향수와 산업화로 사라진 고향마을을 떠올리게 한다.
한쪽은 들과 한쪽은 강과 접해있어 강둑으로 둘러싸인 고향마을에서
낮에는 강가에서 놀고 저녁 무렵에는 넓은 강둑에서 달리기를 하며 놀았다. 더운 여름밤 동네 아낙들과 아이들은 강에서 멱을 감으며 더위를 식혔다.
홍수가 나면 물이 범람하여 집 마당까지 물이 찰랑찰랑 차올랐다.
한밤중에 아버지 지게에 타고 높은 지대에 있던 초등학교로 피난 가서 물이 빠질 때까지 온 동네 사람들이 교실에서 함께 지냈던 기억도 난다.
그때 같이 뛰놀던 동무들과 이웃들은 지금 어디에서 어떻게 살고 있을까?
(2026. 6. 5)
댓글
댓글 리스트-
작성자푸른숲 작성시간 26.06.05 패랭이꽃 서민의 꽃 같습니다. 그리고 정답 습니다. 시골 길이 그리워 집니다. 마을이 그립고 사람들이 보고 싶습니다.
지금 대구 꽃 축제 기간입니다. 한번 가보세요. 내일 가보려합니다. -
작성자황보0락 작성시간 26.06.06 맞아요. 시골에 소를 먹이러 산으로 가면 산소옆에 패랭이가 많이 피어 있어지요. 요즘은 개량종 사계패팽이가 있는데 거의 1년 내내 피고 지고를 계속하는 것 같아요. 잘 읽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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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김대희 작성시간 26.06.07 그러고 보니 요즘 패랭이 꽃이 잘 안보이네요
나이가 든다기 보다는 이제 퇴직도 하시고 나니 마음의 여유가 생기니 패랭이 꽃 처럼 생명력이 긴 야생화들도 더 예쁘게 보이는 글 잘 읽었습니다 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