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개의 효능
蛤蚧(합개)는 蜥蜴科(도마뱀과)에 속하는데 우리나라에는 없습니다. 특성이 妙(묘)해서 암수가 꼭 붙어 다닌다 합니다. 부부금슬이 좋은 건지 아님 밝히는 건지 몰라도 암놈이 힘들면 수컷이 업고 수컷이 힘들면 암놈이 업고 다니는데 수시로 교합을 한다 합니다. 사람들이 오면 스스로 꼬리를 자르는데 약의 효능이 꼬리에서 나오니 꼬리가 없으면 소용이 없습니다. 성품은 따뜻하고 단맛과 짠맛이 있습니다. 합개는 음과 양을 동시에 보하는데 등은 색이 검고 배는 색이 회색입니다. 검은 것으로 족소음신으로 입하고 회색으로 수태음폐로 입하여 천식, 해수, 咳喘(해천)하는데 많이 사용합니다. 또한 심장이 오랫동안 허약하여 생기는 병증, 당뇨병 및 喀血(객혈)에도 사용합니다. 합개는 폐와 신장의 음을 같이 도우므로 아주 좋은데, 비록 천식을 심하게 하는 사람이라도 독성이 있는 눈 부분을 잘라내고 酒炒(주초)하여 절구에 찧은 후에 씹으면 뛰어도 기침이 안 나온다 합니다.
대부분 蜥蜴科(석척과)에 속하는 도마뱀 종류는 양기를 돕는데 좋은데 도마뱀과 합개의 구분은 해야 합니다. 도마뱀은 등이 검고 돌 틈에서 산다하여 石龍子(석용자)라 하는데 배 부분이 붉기 때문에 心火(심화)를 돕는 반면 합개는 배에 회색을 비치므로 폐로 들어갑니다. 석룡자는 심화를 도와 심혈을 動(동)하게 하여 陽氣(양기)를 動(동)하게 합니다. 따라서 석룡자를 사용하여 일시적으로 양기를 북돋게 하는데, 여기에 보골지, 산수유, 오미자, 산약, 토사자, 복분자, 쇄양, 육종용, 연잎, 파극 등을 가하여 신양허로 쇠해진 정력을 기를 수가 있습니다.
腎氣(신기)가 왕성하면 정력의 원천이 되어 신음과 신양을 왕성해지므로 좋아지는 것이 기억력입니다. 의지도 강해지며 조급증이 없어지고 인내심이 생기며 귀가 잘 들리고 명석해 집니다. 또한 무릎 및 요통이 없어지고 하지냉통, 脚氣(각기)증상 등이 없어지면서 뼈를 튼튼히 합니다. 정력제라 하여 나쁜 방향으로 사용하지 말고 좋은 방향으로 사용하면 아주 좋은 약이 됩니다. 합개는 하원이 허한 사람에게 아주 좋은데 영양불량으로 비쩍 마르고 요슬무력한 사람에게 사용하면 좋습니다. 또한 해수천식의 요약이라 아이들에게도 좋으며 肺腎(폐신)에 음양이 구허한 사람에게 좋습니다. 목소리는 폐가 주관하지만 끌어내는 힘은 신장에서 나오므로, 폐신이 튼튼하면 목소리가 기운차고 맑으며 폐신이 약하면 기운이 없고 귀에서 소리가 납니다.
진주낭보유약성부(珍珠囊補遺藥性賦)에 보면 "합개(蛤蚧), 일명수궁(一名守宮), 공력전재미초(功力全在尾梢), 인포지즉자교단기미(人捕之卽自咬斷其尾). 행상일자일웅상수(行常一雌一雄相隨), 입약역당용성대자양(入藥亦當用成對者良)" 이라고 기록되어 있다. 다시 말하면 "합개는 일명 수궁이라고도 부른다. 약의 효능은 모두 꼬리에 있다. 사람에게 잡히면 즉시 꼬리를 스스로 끊어 버린다. 그리고 항상 암수 한 쌍이 함께 돌아다닌다. 약으로 쓰는 합개는 암수 한 쌍을 함께 써야만 효과가 양호하다." 는 뜻이다. 합개는 2 억 년전 지구상에 극성했던 도마뱀의 후예들이다. 또 다른 이름은 선섬(仙蟾). 석아(石牙), 합해(蛤蟹)이다. 합개는 파행류(爬行類) 벽호과(壁虎科) 동물이다. 우리 나라에서는 경상남북도에서 나며 조석으로 스스로 합개! 합개! 하며 울기 때문에 합개란 이름을 얻었다.
약력(藥力)은 순전히 꼬리에 있는데 외국으로 수출하는 합개의 꼬리는 적어도 5~6 cm 는 되어야 한다. 합개의 꼬리는 기묘하게 생겼다. 꼬리는 방향타 역할을 함과 동시에 자기를 해치는 적들을 혼란시켜 도망가는데 도움을 받는다. 합개는 적들에게 위협을 줄 수 있는 자신을 보호하 는 무기를 갖지 못했기 때문에 신체의 한 부분인 꼬리를 잡아 먹으려고 쫓아오는 적에게 남겨주고 자신은 도망쳐 생명을 유지한다.
당나라 때의 저서 개보본초(開寶本草)에 보면 "합개최호석기미(蛤蚧最護惜其尾), 혹견인욕취지(或見人欲取之), 다자치단기미(多自置斷其尾), 인즉불취지(人卽不取之)" 라고 기록되어 있다. 다시 말하면 "합개는 자신의 꼬리를 가장 값어치가 있다고 생각하고 보호한다. 만일 사람들이 자기를 잡으려고 하면 꼬리를 자기 입으로 물어뜯어 내버리므로 사람들이 자기를 잡지 못하게 한다." 는 뜻이다. 이러한 방법으로 합개는 자기 몸을 보호한다. 꼬리는 쉽게 끊어진다. 그러나 재생능력이 강하여 며칠 후 다시 끊어진 꼬리가 길어나기 시작한다. 재생된 꼬리는 본래 가지고 있던 꼬리보다 훨씬 더 두텁고 튼튼하므로 염려할 것이 없다.
또 합개는 다른 파행(爬行) 동물들이 갖지 못한 절묘한 재주를 가지고 있다. 합개는 벽을 타고 올라가고 처마밑을 마음대로 기어다닌다. 한 발바닥에 5 개의 발브 처럼 생긴 흡반(吸盤)이 있다. 그래서 합개의 발바닥이 어떤 물체와 접촉될 때 발브속에 있는 공기가 발브 밖으로 빠져 나가기 때문에 발바닥과 어떤 물체의 표면 사이에 진공이 형성된다. 그래서 강한 흡착력이 생긴다. 마치 자동차의 유리창에 햇빛 차단 커튼에 4 개의 흡반이 달려있는 것과 같다.
다시 말하면 합개의 발바닥에 Sucction cup 이 달려있다. 그러므로 합개는 벽을 기어 올라갈 때 땅으로 떨어지지 않는다. 오히려 벽에 붙어 땅을 내려다보며 잠깐 휴식을 취한다. 합개는 노래 부르기를 좋아하며 수놈이 합(蛤)! 하고 소리를 지르면 암놈은 답창(答唱)으로 개(蚧)! 하고 소리를 지른다. 그러므로 사람들은 수놈을 합(蛤)이라부르고 암놈을 개(蚧)라고 부르기 시작하였으며 세월이 지남에 따라 따로 따로 구별해서 부르기가 귀찮기 때문에 둘을 합하여 합개라고 부르게 되었다.
일설에 의하면 밤에 합개가 울때 수놈은 합하고 선창하고 암놈은 개하고 답창한다고 한다. 열 세번 울고나서 그치는 한 쌍의 합개는 나이가 열 세살 된 것인데 나이가 먹은 것일 수록 약효가 좋다고 한다. 합개는 야생동물이다. 전설에 의하면 합개가 사람사는 집안으로 들어와 살면 그 집주인은 재물이 풍성하여 부자가 될 징조라고 한다. 태국(泰國)은 불교의 나라인데 합개를 신물(神物)로 취급한다. 태국의 합개들은 평균 일곱번 내지 여덟번 울고나서 울음을 그치는데 열 세번 울고 그치는 합개가 집안에 살면 전국에서 가장 부자가 될 징조라고 믿는 태국풍속이 있다.
옛날 사람들은 합개를 "방술요약(房術要藥)" 으로 알고 있다. 합개는 명문상화(命門相火)를 증강시켜 준다. 다시 말하면 조양익정(助陽益精)에 신효하다는 뜻이다. 바꾸어 말하면 "정력증강에 제일이다." 는 말이다.
고개해차록(顧개海槎錄)에 보면 "합개(蛤蚧), 빈모상하상호(牝槎上下相呼), 누일정치내교(累日情治乃交), 양상포부(兩相抱負), 자타우지(自墮于之), 인왕포지(人往捕之), 역부지각(亦不知覺), 이수분벽(以手分劈), 수사불개(雖死不開)." 라고 기록되어 있다. 다시 말하면 "합개는 위 아래서 암수가 눈짓으로 서로 부른다. 암수 두 놈이 만나면 여러 날 정을 나눈다. 서로 떨어지지 않고 계속 정을 나누면서 땅으로 떨어진다. 그러면 사람들이 가까이 다가 가서 잡으려고 가까이 접근한다. 그래도 사람이 옆에 있는 줄도 모르고 정을 나눈다. 사람이 손으로 암수 두 놈을 떼어 놓으려 한다. 죽을 때 죽을 지언정 암수 두 놈은 서로 찰떡과 같이 들어붙어 떨어지지 않는다." 는 뜻이다.
이 세상에서 가장 정열적인 사랑을 나누는 동물은 합개이다. 바싹 마른 볏집으로 둘둘 말아서 솥속에 집어넣고 얕은 불로 찐다. 그 다음 방중약(房中藥)으로 사용하면 심히 효과를 본다. 암수 두 놈의 합개가 성교할 때 잡은 것이 방중약으로 가장 효과적이다. 방중약이란? 고대의 "비아그라" 를 점잖게 부르는 말이다.
청나라 때 명의 황궁수(黃宮수)는 "즉비상포시포지(卽非相抱時捕之), 공용역동(功用亦同), 단기약력재미(但其藥力在尾), 미부전자불효(尾不全者不效)." 라고 말했다. 다시 말하면 "암수 두 놈의 합개가 서로 껴앉고 합방하지 않을 때 잡은 것도 똑같은 효과가 있다. 단 꼬리에 약력이 있으므로 꼬리만은 전체가 있어야 약효가 좋다." 는 뜻이다.
현재 의가에서 합개를 양위(陽痿)와 조설(早泄)과 유정(遺精)과 소변빈삭(頻數)의 치료에 쓰고 있다.
태평성혜방에 있는 합개환은 폐로해수(肺痨咳嗽)의 치료에 쓰인다.
합개의 4 대 공효는 다음과 같다.
1. 보폐자신(補閉滋腎)
2. 정천지해(定喘止咳)
3. 익정조양(益精助陽)
4. 온장하원(溫壯下元)
강병수 교수의 본초이야기9 - 파극천과 합개
本草名(본초명) 由來(유래) 알고쓰면 도움된다
옛사람들이 한약에 이름을 붙일 때는 그 약의 산지나 형태, 효능 등 다양한 의미를 갖고 짓게 된다. 그러나 그 의미를 명쾌하게 나타낸 약명은 그리 많지 않다.
본초학자들이 여러 문헌에서 객관성 있게 올바른 내용을 찾아내는 것은 그렇게 쉬운 일이 아니다. 요즘 학회나 한의대 학생 서클 중에는 뜻있는 학생과 교수들이 모여 번역하는 경우가 간혹 있다. 그러나 충분한 문헌조사 등 객관적 학문을 연구하는 방법을 잘 이해하지 못할 뿐 아니라 생태학적 경험과 지식 부족으로 자기 생각대로 해석하여 후학들에게 악영향을 끼치는 경우가 종종 있다.
파극천(巴戟天)이란 약을 예로 들어 보자.
이 약은 처음에는 파극(巴戟)이라고 했는데 후대에 와서 천(天)자를 하나 더 붙였다고 한다.이 말의 뜻은 촉(蜀)나라 때 파군(巴郡, 지금의 사천성) 지역에 나는 약재로 나무 뿌리에 가시(戟)가 있고, 하늘을 향해 자라는 식물이기 때문에 천(天)자를 넣어 파극천(巴戟天)이라고 하였다.
이 약은 양위(陽위) 즉 양기를 돕고 다리의 습비를 치료하는 약이다.
보신장양(補腎壯陽)하는 효과가 있으므로 人蔘, 육종용(肉종蓉), 토사자(토絲子) 등을 배합하면 남자의 성욕을 항진시켜 발기를 돕고, 여자에게는 임신을 촉진시킨다.
또한 풍을 물리치고 근골(筋骨)을 튼튼하게 하므로 두충(杜충), 비해(비해)를 배합하면 신허(腎虛)하여 골위(骨위, 하초뼈속이 마르는 병)나 풍습(風濕)으로 인한 오래된 마비증(痲痺證)을 치료한다. 옛날부터 이 약은 관습적으로 뿌리줄기를 납작하게 눌러 거심(去心)하지 않고 말려 수입되었으나 요즘은 대량 재배하여 뿌리를 채취해 去心까지 하여 쓰기 편하게 통파극으로 만들어 수입되고 있다.
옛날 납작한 파극 뿌리줄기를 약으로 쓰기위해서는 물과 적당량의 막걸리를 푼 물에 파극을 담갔다가 어느 정도 물을 머금고(겉껍질에 물이 잘 스며들지 않고 건조한 성질을 갖고 있음) 뿌리껍질과 목심(木心)을 분리하기 쉬운가를 확인하고 작업한다.
이때 손에 목장갑을 끼고 작업하지 않으면 목심에 가시가 돋아있어 손바닥이 까지거나 상처를 입게 된다.
목심 줄기에 돋아난 가시모양이 마치 창(戟)끝이 두 가닥으로 갈라진 모양과 같다고 하여 가시 극(棘)자를 쓰지 않고 창 극(戟)자를 쓰게 된 것으로 이해된다.
특히 후대에 천(天)자를 붙이게 된 것은 이 식물이 덩굴성으로 다른 나무에 붙어 하늘을 향해 자라기 때문에 천(天)자를 붙이게 되었다고 한다.
그런데 본초문답 번역책에 어느 교수님이 쓰기를 파군(巴郡)에 나는 약으로 양기(陽氣)가 왕성하여 하늘을 창으로 찌르는 것처럼 효과가 있다고 하여 붙여진 이름이라고 하였다는 내용을 본 적이 있다.
또한 합개(蛤개)라고 하는, 도마뱀 종류에 속하는 왕수궁(왕도마뱀)이 있다.
중국에는 여기에 속한 근연 파충류가 많으며 대용약으로도 쓴다.
이 합개는 조개 합(蛤), 조개 개(개)자를 쓰는데 개구리, 두꺼비란 의미도 들어있다.
중국어로는 합개를 ‘게재’라고 발음한다.
본초문헌을 찾아보면 의학입문에는 암수가 같이 따라다니면서 ‘꺼제’라고 부른다고 하였고, 현대 동물학에서는 수놈이 암놈을 부를 때 소리를 낸다고 하였다.
그러나 또 다른 문헌에는 수놈(蛤)은 게(ge)라고 소리를 내고 암놈(개)은 제(jie)라고 소리를 내기 때문에 합개(蛤개)라고 한다고 되어 있다.
암놈과 수놈이 서로 교대로 부르면서 수놈은 ‘게’라고 소리를 내고 암놈은 ‘제’라고 울기 때문에 사람의 귀에는 ‘게제게제’라고 들린다.
우리나라에는 왕수궁(蛤개)이란 도마뱀은 살고 있지 않다.
그러나 맹꽁이과에 속하는 양서류 중에는 개구리를 닮은 몸집이 뚱뚱하고 물갈퀴가 있는 맹꽁이가 있다.
교배시기인 7, 8월경 비오는 날 또는 저녁이 되면 습지나 냇가의 웅덩이 속에서 ‘맹꽁맹꽁’하는 소리를 들을 수 있다.
자세히 관찰해보면 암놈은 수놈에 비해 몸집이 작고 수놈은 큰 편인데, 수놈이 암놈의 등에 올라타고 암놈 겨드랑이를 두 손으로 꽉 껴안고 수놈 목 아래턱이 부풀어 올라 공기를 빼면서 ‘맹’하고 소리를 낸다.
이 소리가 끝나기 전에 암놈은 목 밑의 공기주머니가 부풀어 올랐다가 빠지면서 ‘꽁’하고 소리를 낸다.
이 소리가 반복되면서 ‘맹꽁 맹꽁’ 소리가 나게 된다.
합개는 특히 암놈과 수놈 사이에 정이 많아 서로 포옹하고 며칠씩 교배하면서 떨어지지 않을 정도로 궁합과 정력이 강하다. 약으로 쓸 때에는 암수를 반드시 합하여 한 쌍을 같이 쓴다.
합개를 생포해 내장은 버리고 참대 꼬치를 십자로 묶어 엮어서 말려 쓰는데, 남자에게는 암놈을 쓰고 여자에게는 수놈을 쓰는 경우도 있다.
특히 수놈은 입이 큰데 비해 몸체는 작고 암놈은 입이 뾰족하고 작은데 비해 몸체는 큰 편이다.
약으로 쓸 때에는 머리와 발을 제거하고 술에 씻어 비늘 등 불순물을 제거하고 양이나 소의 젖을 뿌려 초해서 쓴다.
만성노인성 폐가 허한 노수(勞嗽)에 이용한다.
특히 이 동물은 위험이 닥치면 꼬리를 스스로 자르는 습성이 있다.
그러나 약으로 쓸 때에는 꼬리가 보존되지 않은 것은 약효가 떨어지게 되는 불량품이므로 생포할 때 꼬리가 잘리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요즘 우리 한방계나 중국의 약재시장에 가도 암수 한 쌍을 의미있게 엮어놓은 합개를 찾을 수 없어 서운한 마음을 금할 수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