③ 미륵도 달아길
세 번째로 방문한 바다백리길은 유일하게 다리로 연결된 섬, 미륵도 달아길이다.
미륵도는 통영시내와 통영대교, 충무교 그리고 일제강점 때 우리 조상들의 피와 땀으로 만든 동양 최초의 해저터널과
연결되어 있는 섬이다.
미륵도 달아길은 한국 100대 명산인 미륵산 안에 있는 미래사에서 미륵산 정상을 거쳐 달아 전망대까지 5시간이
소요되는 한려 해상의 백미를 느낄 수 있는 코스다.
하지만 이번 여행에서는 2008년 설치된 미륵산 케이블카를 편도로 타고 미륵산 정상에 올라 미래사로 내려와서
전혁림 미술관이 있는 용화사까지 내려오는 3시간 코스를 걸었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긴 1975m의 통영 미륵산 케이블카는 8인승으로 총 47대가 있다.
약 10분 정도 케이블카를 타고 올라가는 동안 통영 루지 체험장과 통영대교, 통영시내뿐 아니라 주변의 모든 섬을
포함해 거제도까지 한 눈에 볼 수 있었다.
상부 케이블카 승강장에 내려서 20분 정도 걸어 올라가면 바로 미륵산 정상에 도착한다.
미륵산 정상으로 올라가는 길은 데크로 잘 정비되어 있었고,
박경리 선생님 묘소와 당포해전 전망대, 봉수대 및 통영 병꽃 군락지, 통영상륙작전 전망대, 한산대첩 전망대 등
다양한 안내판과 쉼터가 마련돼 있었다.
해발 461m 미륵산 정상에 도착하니 “우와~우와~” 감탄사가 연발 나왔다.
360도 파노라마로 펼쳐지는 한려수도 풍광과 동양의 나폴리 라고 불리는 통영항의 모습은 해외 어느 여행지보다
아름다웠고 세계 3대미항과 견주어도 빠지지 않을 정도로 깨끗했다.
탁 트인 가을 바다에서 불어오는 상쾌한 바람과 해가 뉘엿 뉘엿 넘어가는 파란 하늘에는 부끄럽게 물들어가는
통영의 노을이 자리하고 있었다.
눈에 담고 담아 마음에 새겨서 절대 잊고 싶지 않은 풍광이었다.
통영은 언제나 사람 냄새가 걸쭉한 곳이다.
이른 새벽부터 움직이는 서호시장 아지매들과, 강구안 문화마당 앞 중앙시장의 악착같은 할매들,
그리고 치열했던 바다에서 어업을 마치고 달동네 집 창밖에서 시커먼 바다만 바라봐야 했던 동피랑 어부아잼들,
그들이 살아온 삶의 흔적들은 비록 화려한 커피숍과 수많은 꿀빵집에 가려져 잘 보이지 않지만
여행하는 동안 눈으로 만날 수 있었고 마음으로 위로할 수 있었다.
길 위에서 느낀 새로운 한려수도 통영은
몇 년 전보다 볼거리와 먹거리, 즐길거리가 더욱더 많아진 사랑스런 도시가 되어 있었다.
거제도, 꿈의 다리를 건너 낙원으로
통영 여행을 마치고 서울로 올라가는 마지막 날, 거제도를 거쳐 부산에서 KTX를 타기로 했다.
한려수도에 왔으니 이곳에서 가장 유명한 해금강과 외도보타니아를 보기 위해서이다.
거제도는 거제시에 속한 섬으로 통영과 함께 2개의 거제대교와 연결되어 있다.
2010년 12월부터는 부산 가덕도와 함께 거가대교로 연결되어 있는 우리나라에서 2번째로 큰 섬이다.
거제도 및 부산 주변 한려수도와 유적지가 한눈에 보이는 계룡산,
선자산, 노자산과 옥포대첩기념공원, 거제포로수용소 및 알로에테마파크 등 볼거리가 많은 섬이다.
바다의 금강산으로 불리는 해금강은 명승 제2호로 지정되어 있다.
진시황이 불로초를 구하기 위해서 서불이란 사람을 보낸 설화가 있는 곳으로 명승지로 지정되기 전까지
강태공들이 즐비했던 곳이다.
유람선을 타고 해금강 안쪽으로 들어가니 하늘이 열십자처럼 보이는 십자동굴이 나타났다.
해금강의 오묘한 기암괴석들을 감상하고 최종 목적지인 외도보티니아로 이동했다.
외도보타니아는 거제도에 인접해 있는 60개의 섬 중 유일하게 개인이 운영하는 섬이다.
거제도 안쪽에는 내도가 있고 바깥쪽에는 외도라는 섬이 있었는데,
1969년 한 부부(고 이창호 회장, 현 최호숙 회장)가 외도를 매입하여 45여년 간 쉬지 않고 가꾸어서 1995년 4월 희귀
아열대 식물과 크고 작은 1000여 종이 넘는 식물이 자라고 있는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해상공원으로 탈바꿈시켰다.
외도보타니아는 기존의 섬 이름 ‘외도’에 식물의 낙원, 이상향(botanic+Utopia)이라는 외국어를 합성어한 이름이다.
외도보타니아는 사계절이 아닌 한 주, 한 달마다 그 모습이 매번 바뀐다.
짧게는 1주에서 길게는 한 달 이상 피는 꽃은 없다.
그래서 외도보타니아를 방문하면 항상 새로운 꽃을 심고 나무를 가꾸는 직원들의 모습을 볼 수 있다.
특히 외도는 튤립축제가 열리는 4월과 천리향과 장미꽃이 만개하는 봄의 끝자락,
그리고 비너스 가든 위로 은색의 억새가 멋지게 휘날리는 9~10월의 가을이 가장 아름답다.
외도에서 찍는 사진의 절반은 모두 작품이 된다.
선인장 동산에 있는 사막 꽃들과 버킹검궁의 후정을 모티브로 한 비너스가든 그리고
드라마 〈겨울연가〉 마지막 촬영장소였던 리하우스, 아름다운 조각과
이탈리아 피렌체의 보볼리 정원과 비슷한 벤베누토정원 등 천국의 계단, 소망의 등대까지….
외도에 있는 모든 건축물과 조각품 그리고 꽃과 나무는 한려수도 거제도의 바다와 하늘, 주변 섬들과 어우러진
인간이 만든 최고의 걸작품이다.
거제도에서 거가대로를 타고 부산으로 이동하는 동안
옥포대첩기념공원과 김영삼대통령 생가가 있는 마을도 지나갔다.
멋진 대금산을 지나 터널을 몇개 지나니 반짝이는 3주탑과 2주탑의 사장교인 거가대교가 보이기 시작하였다.
거가대교는 꿈의 다리라고 불린다.
거가대교 덕분에 거제도에서 부산 가는 거리가 단축되어 기존에 2시간 이상 걸리던 거리가 지금은 최대 30분이면
이동할 수 있어서 남해안 여행이 편해졌을 뿐만 아니라 물류, 유류비용 등이 굉장히 절감되고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다리 위에서 보는 한려수도의 풍광과 일몰은 서비스로 제공이 된다.
이번 ‘한려수도 바라백리길 힐링여행’이 준 여운은 기대 이상으로 오래 갈 것 같다.
보고 싶었던 가을의 하늘과 바다 그리고 터전에 순응하며 살아가는 사람들의 모습을 보면서 조금은 불편하고
깔끔하지 못할 지라도 자연과 함께 그 속도에 맞추어 느리게 사는 것이 풍족한 삶이라는 것을 깨달은 감성충전의
시간이었다.
일상생활로 돌아가 머리가 복잡한 어느 날,
스치듯 지나가면서 들은 노래 한 소절이 하루 종일 머릿속을 맴도는 것처럼 그렇게 이번 여행을 기억하고 싶다.
출처 : 헬스조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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