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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픔

작성자황현중|작성시간26.06.06|조회수2 목록 댓글 0

아무런 슬픔도 없는데 나는 왜 슬프지
이유도 없는 슬픔에 대해
나는 왜 이토록 집착하지
슬픔을 억누르고 짓이기다
토해낼 순간도 없이 사라진
조상들의 고단한 유전자 탓일까
아직 발굴하지 못한 슬픔의 원천을
우물인 듯 날마다 길어 올려
닯빛 젖은 울음 한 바가지에
슬픔을 안치고
슬픔을 뜸들이며 겨우 살고 있지
장미의 붉음,
그 안쪽에서 가시를 돋우고 찌르며
모락모락 음모하는 슬픔 덩어리,
무거운 바위 밑을 기어이 비집고 올라온
괭이밥이나 씀바귀 애기똥풀은
왜 쓸쓸하고 아름답지
알 수 없는 슬픔의 이 모든 것을 내가 알았을 때
그때 나는 모든 것을 잃고 말았다고,
말할 순간도 없이 사라지겠지
나 하나 더해도
나 하나 덜해도 변함없는
냉담한 우주의 소용돌이에 휘말린 꽃잎이
마지막까지 놓지 못한 붉은 여운을 남긴 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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