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 저물도록 당신을 기다린 나의 시간이
당신 없이 저물 때
가슴 밑바닥에서 차오르는 노을 속에 있었네
기생초 한 송이가
앞섶에 두 손 가지런히 모으고
최선을 다해 다정하게 단정하게
바람끼 얹은 붉은 입술에
달큰한 미소를 보여줄 듯 감추고서는
말 걸지 않아도 너는 이미 내 것이라는 것쯤
뭇 사내라면 다 아는 일이지만
당신을 두고 꽃 한 송이에게라도 행여
딴마음 두는 일도 죄가 될 것 같아
쓸데없이 두근거리는 마음 아예 접네
애오라지 나는 당신뿐, 마음을 다잡네
쓸데없이 잠시 붉은 마음으로
당신의 학 한 마리를 접네
나의 바람에 우아하게 날개를 펼칠 때까지
최선을 다해 기생초 붉은 입술을 연습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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