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끔은 이성 말고 감성적일 때도 있어야~~~
미련해서
신종식
떠난다는 말은
문 닫는 소리보다 먼저
방안의 공기를 비워놓았다
나는 아무 일도 없었던 사람처럼
식은 밥을 데우고
창문에 묻은 저녁을 닦아냈다
고장난 시계처럼
자꾸 같은 시간을 붙잡고 있는
네가 남기고 간 머리끈 하나
잊는 일은 버리는 것이 아니라
매일 조금씩 덜 아파지는 것이라지만
나는 아직도 네 이름을 떠올리면
덜 마른 옷깃처럼
마음 한쪽이 자꾸 무거워진다
한 번쯤은 미워해야 했는데
끝내 그러지 못하고
골목 끝 돌아가는 그림자에도
괜히 네 발자국을 겹쳐 듣는다
네가 다녀간 자리의 온도를
손끝으로 더듬어 보는 밤
미련해서
끝내 너를 놓지 못한 것이 아니라
너를 가장 사랑하던 시절의 나를
차마 버리지 못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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