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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련해서

작성자마파람|작성시간26.06.12|조회수4 목록 댓글 0

 

가끔은 이성 말고 감성적일 때도 있어야~~~

 

미련해서

           신종식

 

떠난다는 말은

문 닫는 소리보다 먼저

방안의 공기를 비워놓았다

 

나는 아무 일도 없었던 사람처럼

식은 밥을 데우고

창문에 묻은 저녁을 닦아냈다

 

고장난 시계처럼

자꾸 같은 시간을 붙잡고 있는

네가 남기고 간 머리끈 하나

 

잊는 일은 버리는 것이 아니라

매일 조금씩 덜 아파지는 것이라지만

 

나는 아직도 네 이름을 떠올리면

덜 마른 옷깃처럼

마음 한쪽이 자꾸 무거워진다

 

한 번쯤은 미워해야 했는데

끝내 그러지 못하고

골목 끝 돌아가는 그림자에도

괜히 네 발자국을 겹쳐 듣는다

 

네가 다녀간 자리의 온도를

손끝으로 더듬어 보는 밤

 

미련해서

끝내 너를 놓지 못한 것이 아니라

 

너를 가장 사랑하던 시절의 나를

차마 버리지 못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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