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개가 자욱하게 낀 아침, 미등 또는 안개등을 켜고 도로를 달리는 자동차는 절반도 채 되지 않는다. 자동차 전조등으로 앞길을 비추고 자신의 위치를 알리는 것은 사고예방을 위한 방어운전의 기본이다. 상황과 날씨에 맞는 자동차 전조등 사용법을 알아보자.
‘밤에는 라이트를 켜고 낮에는 끈다’는 식의 단순한 전조등 사용법만 알고 있는 운전자들이 제법 많다. 일반적인 승용차에는 미등(차폭등), 하향등, 상향등, 방향 지시등, 안개등, 후방안개등 등 여러 가지 전조등이 있어 상황과 때에 맞게 잘 사용해야 한다. 그럼 헤드램프는 언제 켜야 할까? 2009년 4월에 개정된 도로교통법 제37조에 따르면 다음과 같은 경우에 전조등, 차폭등, 미등과 그 밖의 등화를 켜야 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① 밤(해가 진 후부터 해가 뜨기 전까지)에 도로에서 자동차를 운행하거나 고장 또는 부득이한 사유로 도로에 차를 정차 또는 주차시키는 경우 ② 안개·폭우 또는 강설 등의 장해로 전방 100m 이내의 도로상의 장해물을 확인할 수 없는 때에 도로에서 차를 운행하거나 고장이나 그 밖의 부득이한 사유로 도로에서 차를 정차 또는 주차시키는 경우 이를 지키지 않은 경우 경찰은 운전자에게 ‘딱지’를 끊을 수 있다. 한데 꼭 밤에만 전조등을 켜는 것이 아니라 안개가 자욱하게 꼈을 때, 갑자기 낮에 비가 쏟아지며 어두컴컴해질 때, 또는 지하주차장이나 터널을 달릴 때도 꼭 미등과 함께 사용해야 한다. 나 여기 있소! 자신의 존재를 알리자
대부분 자동차의 램프 스위치의 작동 방식은 크게 두 가지다. 한국차들은 대부분 스티어링 왼쪽 뒤에 깜빡이 레버 끝을 돌려서 켜는 방식이다. 반면 유럽차들은 대시보드에 붙은 버튼을 돌리는 다이얼식이다. 미등(차폭등), 하향등, 상향등, 안개등을 나타내는 기호는 전세계적으로 모든 자동차에 규격화되어 있다.(사진 참조)
먼저 레버나 다이얼을 한 번 돌리면 미등이 켜진다. 해가 지거나 날씨가 흐릴 때 또는 터널과 지하주차장에서 자신의 존재를 알리기 위한 램프다. 여기서 또 한 번 돌리면 하향등(로우빔), 흔히 헤드램프로 통용되는 전조등이 켜진다. 어두운 밤길을 비춰주는 요긴한 장비다.
하향등의 반대 개념인 상향등(하이빔)도 있다. 위쪽을 비춘다는 말 그대로 조사 각도가 하향등보다 높여져 있어 더 멀리 비춘다. 단, 마주 오는 차의 시야를 가릴 수 있으니 늘 켜고 다녀선 안 된다. 즉, 가로등 하나 없는 깜깜한 시골길이라면 상향등으로 시야를 확보해야 하지만 마주오는 차를 발견한다면 곧바로 하향등으로 내려야 한다.
국내에 수입되는 유럽차들은 후방안개등이 추가로 달려 있는데 그 사용법과 용도 심지어 자신의 차에 이런 장비가 달려 있는지도 모르는 운전자가 의외로 많다. 뒤쪽 수직으로 빔이 나간다는 표시의 후방안개등 기호에서 알 수 있듯이 이것을 켜면 뒤 브레이크 테일램프 일부 또는 따로 마련된 후방 안개등이 브레이크를 밟은 것처럼 환하게 켜진다. 악천후나 안개가 낀 날, 뒤에서 따라오는 차가 미처 내 차를 발견하지 못해 추돌하는 것을 예방해준다. 하지만 평소에 켜면 뒤따르는 운전자의 시야를 방해할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현재 유럽에서만 기본으로 사용할 뿐, 아직 우리나라와 북미에서는 법적으로 의무 사항은 아니다.
겨울철에 낮의 길이가 짧고 흐린 날이 많은 북미와 유럽 대부분의 나라에서는 법적으로 자동차 시동을 켜는 순간에 로우빔이 자동으로 약하게 켜지는 데이타임 러닝 램프(DRL: Daytime Running Lamp))의 장착이 의무화 되어 있으며, 요즘에는 아우디처럼 저전력의 LED 램프를 많이 사용한다. 2008년 미국 고속도로교통안전국(NHTSA)에서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DRL이 장착된 자동차는 보행자, 자전거, 오토바이, 자동차와의 충돌사고를 약 5.7%나 줄여주는 효과가 있다고 한다.
우리나라에서도 얼마 전부터 자율적으로 고속버스와 시내버스들이 낮에도 램프를 켜고 달린 결과 교통사고 감소 효과가 확실히 있다고 한다. 하지만 헤드램프를 켜기 위한 전력 생산을 위해 엔진에서 그만큼 연료를 더 태워 연비가 나빠진다는 반론도 적지 않아 국내에서 법제화가 될지는 아직 미지수다.
최근 선보이는 자동차들은 대부분 자동으로 램프를 켜는 오토 라이트 기능이 있다. 깜깜한 터널이나 해가 지는 늦은 오후에 알아서 미등과 전조등이 작동해 운전자의 수고를 던다. 또한 스티어링 휠의 움직임에 따라 헤드램프의 조사각이 좌우로 따라 움직이는 능동형 헤드램프도 있고 도로상황에 따라 상향등을 스스로 켜고 끄는 기능을 갖춘 차도 있다. 그러나 갖가지 램프를 켜고 끄는 것은 분명 운전자 스스로가 결정해야 한다.
조금이라도 찌뿌듯한 날씨에는 과감하게 미등과 안개등을 켜고, 해가 떨어지기 시작하면 미리 하향등을 켜는 습관을 들이자. 정확한 램프 사용법을 파악하면 시야 확보가 좋아질 뿐만 아니라 자신의 존재를 잘 노출시키기에 그만큼 교통사고를 예방할 수 있다. 방어운전의 기본은 바로 자동차 램프를 제 때 잘 켜는 것임을 항상 명심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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