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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학담론] 성경적인 국가제도가 있는가? / 신원균 목사

작성자좋은소식|작성시간20.09.09|조회수135 목록 댓글 0

[신학담론Q&A] 성경적인 국가제도가 있는가?

Q. 자유민주주의만 성경적인 국가제도인가요? 성경이 말하는 '국가제도'라는 것이 있나요?

A. 신원균목사
오늘 대한민국의 국가관이 왜 이렇게 혼란한지에 대해서 정확한 질문을 던지셨습니다. 좌우파의 극단에 치우친 분들이 바로 이 부분에서 서로 성경을 곡해하는 것입니다. 구약이나 신약을 문자적으로만 끌어다 자신의 정치신념에 사용하기 때문에 전혀 객관성과 설득력이 없는 것입니다.

미국의 남북전쟁 중 노예제도 문제에 대한 신학적 논쟁도 마찬가지입니다. 남쪽--바울은 절대로 노예제도를 공격하지 않았다, 북쪽--출애굽처럼 노예에서 자유를 얻어야 한다.

최근 국가법과 예배론 논쟁에서 인터넷에 좌우파의 주장 중 성경구절 사용하는 방식을 보세요. 대부분 극단적인 문자주의입니다. 최근 제가 제시한 부득이함 칼럼 2편 주경 편을 보세요. 저는 단편적인 문자를 사용한 것이 아니라 성경에서 이 주제를 어떻게 풀어가는지 하나님의 의도를 살피면서 결론적 추론으로 반드시 도출되는 부분을 언급했습니다(WCF1.6. 성경해석-문자,추론,양심) 비슷해 보이지만 성경을 사용하는 방식이 다릅니다.

개혁주의는 단순 문자로만 근거를 대는 것이 아니라 오직성경과 전체성경 아래서 찾는 것입니다. 웨스트민스터 신조 1646년 초판을 의회에 제시할 때 총회는 성경구절 없이 제출했습니다. 왜냐하면 어느 특정 구절로만 성경 전체에서 추론되는 교리를 제시할 수 없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의회의 요청에 의해서 1647년 성경구절을 최대한 포함시켜 다시 제출했고, 이 판이 지금 우리가 읽는 초판본입니다.

따라서 자유민주주의는 소중한 우리의 정치적 가치지만 함부로 이것만이 성경적이라고 말하면 안 됩니다. 성경은 모든 정치 형태를 다 열어놓고 있습니다. 카이퍼의 국가관에도 당시 네덜란드의 입헌군주제(왕제도 유지)가 가장 자기 나라 형편에는 좋다고 추천했습니다. 칼빈도 어떤 정치형태도 다 허락된다고 하고 다만 귀족적 민주주의를 추천할 뿐이라고 했습니다.


[4. 20.8. 각종 정부 형태(정부의 형태들과 집권자들의 임무 : 전쟁과 과세의 문제. 8-13)
국가 조직을 생각할 자격이 없는 개인이 자기가 살고 있는 곳에는 어떤 형태의 정부가 가장 좋을까 하는 문제를 논하는 것은 무익한 소일거리일 것이다. 또 이 문제는 단순하게 해결할 수 없고 신중한 심사숙고가 필요하다. 토의의 성격은 크게 환경에 지배되기 때문이다. 환경과 관계없이 정부 형태를 서로 비교한다면 어느 것이 제일 유용한지를 분별하기가 쉽지 않다. 모두 같은 조건으로 경쟁하기 때문이다. ----나는 귀족 정치 또는 귀족 정치와 민주 정치를 결합한 제도가 다른 형태보다 훨씬 낫다는 것을 부인하지 않겠다. 귀족 정치 자체가 가장 좋다기보다는, 항상 공정하며 바른 생각만을 하는 자제력이 강한 왕은 아주 드물기 때문이다.]


자유민주주의는 성경적이기 때문에 지키는 것이 아니라 근대 정치발전 역사상 국가와 시민을 가장 안전하게 지켜주는 가치라고 증명됐기 때문입니다. 이것을 구별하지 못하고 마치 자유민주주의가 문자 그대로 성경이 말하는 성경적 국가관인 것처럼 주장하면 극렬한 정치 갈등을 겪게 됩니다. 즉, 국가정치에서 다른 정치적 해석과 조언을 적으로 돌리는 일이 벌어집니다.

왜냐하면 민주주의의 부족함과 폐단들도 상당히 많기 때문입니다. 또한 자유민주주의라고 해도 실제로 각론으로 들어가면 다양한 방식의 정치형태들이 나옵니다. 그리고 구약과 신약 어디에 단 한 번도 자유민주주의 정치가 없습니다. 다 왕정시대, 봉건주의 정치 시대를 배경으로 하고 있습니다. 또한 교회정치도 모세 혼자, 다윗 혼자, 때로는 70인의 장로, 신약도 장로정치, 즉 대표자들이 다스리는 정치입니다. 자유와 민주주주의가 가장 적극 반영된 형태는 오히려 독립파, 회중파 정치이기도 합니다.

최근 청년들 안에서 진보정치의 한계를 깨닫고 보수정치의 우수함을 공부하는 붐이 일어나는 것은 정말 감사한 일입니다. 하지만 일부 극우적인 목사들에 의해서 이데올로기에 함몰되어 성도들을 정치인처럼 훈련시키고 자유민주주의를 절대적인 정치, 즉 성경에서 말하는 유일한 국가정치제도처럼 선동하고 있는 것은 조심해야 합니다.

이런식의 논리가 되면 자유민주주의 정치제도를 하지 않는 국가는 이단이 될 수도 있는 것입니다. 왜냐하면 반성경적 국가제도를 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국가가 근대 정치의 최고의 가치인, 또한 기독교적 정신이 많이 영향을 끼친 자유민주주의로 가야 합니다. 하지만 자유민주주의만 성경적 정치라고 우기면 안 되고, 국가정치제도가 신앙화되어도 안 됩니다. 국가정치제도와 신앙원리(교회)는 구별돼야 합니다. 이게 바로 정교분리의 원칙, 영역주권 개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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