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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을 걷는다

해방 시기 박헌영(朴憲永)의 거처로 사용된 명륜동 김해균(金海均) 집터의 흔적을 찾아서

작성자제자리|작성시간26.06.23|조회수24 목록 댓글 0

해방 시기 박헌영(朴憲永)의 거처로 사용된 명륜동 김해균(金海均) 집터의 흔적을 찾아서

 

해방 공간에서 박헌영(朴憲永, 1900~1956)의 거처로 사용되었다는 익산 함열 출신의 김해균(金海均, 1910~?; 월북) 집터를 찾아 나서는 길이다. 어떤 자료에는 이곳을 '혜화장(惠化莊)'이라고 불렀다는 식으로 설명하고 있으나, 실제로 그러한 이름이 통용되었는지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흔적을 찾기가 어렵다. 어쨌거나 그의 집 위치에 관해서는 우선 『동아일보』 1937년 8월 25일자에 게재된 국방금 및 군사후원비 헌납 관련 기사를 통해 '혜화정(혜화동) 15-48번지'에 그가 살았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다.

 

그런데 이보다 약간 늦은 시기에 발행된 경성영등포전화번호부(1944년 9월 1일 현재)』에는 그의 집 주소지가 ‘명륜동 1가 33번지’였던 것으로  표기되어 있다. 따라서 이 구역을 염두에 두고 그 위치를 가려내야 하지만, 사실은 일제강점기에 주택지가 형성되는 과정에서 지번이 세밀하게 분할되었으므로 엄밀하게는 토지대장 혹은 토지등기부의 기록을 간추려보아야만 더 정확하게 그 위치를 가늠할 수 있지 않을까 한다.

 

하지만 천만다행하게도 이러한 수고를 크게 덜어주는 또 다른 기록 하나가 남아 있으니, 그것은 최근 라종일 동국대 석좌교수가 『중앙일보』 2026년 2월 14일자에 게재한 「[선데이 칼럼] 잃어버린 이름들」이라는 글에 남겨 놓은 내용이다.  여기에는 "…… 먼저 생각이 나는 분이 김해균인데 이분은 큰 지주이면서 또 공산주의자였다. 이분과 우리 집은 담장 하나를 가운데 둔 이웃이었는데 어른들 사이에 세교는 없었지만 그집 아이들과는 즐겨서 같이 놀기도 했다. 해방 직후 박헌영이 이 집에 자주 머물렀기에 그의 집이 박헌영의 "명륜동 아방궁"이라고 불리었다는 이야기도 있었다. 북한 점령 하 서울에서 일정한 역할을 하다가 서울 수복 시에 북으로 갔는데 그 후 소식이 끊겼다. (하략)"이라고 하여 자기의 집과 김해균의 집이 바로 이웃지간이었다는 사실을 밝혀두고 있다.

 

이를 단서로 라종일 교수의 부친인 '나용균 전 국회부의장' 관련 기록을 뒤져보았더니, 아래의 기사들을 통해 "명륜동 1가 33-58번지"가 그의 집이었다는 사실이 확인되었다.

 

☞ 『동아일보』 1959년 10월 22일자, 「나의원(羅議員)집에 절도(竊盜)」

21일 경찰에 신고된 바에 의하면 시내 종로구 명륜동 [1가는 표기 누락] 33-58번지에 사는 민의원 나용균(羅容均, 65) [※ 라종일 석좌교수의 부친] 씨의 집에 이날 새벽 2시경 도적이 들어와 '타이프라이터' 1대(싯가 10만 환)와 손목시계 4개 등 도합 35만 환 상당의 물품을 절취하여갔다고 한다.

☞ 『조선일보』 1984년 7월 8일자, 「전 국회부의장 나용균(羅容均) 옹 별세(別世), 10일 사회장(社會葬) 거행」

6대 국회의 국회부의장을 지낸 나용균 옹(90. 사진)이 6일 오후 6시 50분 서울 종로구 명륜동 1가 33의 58 자택에서 별세했다. (하략)

 

따라서 "명룬동 1가 33-58번지"와 이웃하는 공간은 "명륜동 1가 33-28번지"이었고, 이곳이 곧 김해균의 집터 였다는 사실이 저절로 도출되어 진다. 좀 더 명확한 사실관계의 확인을 위해서 해방 직후 시기에 촬영된 항공사진을 찾아보니, 아니나 다를까 그 집터의 흔적이 비교적 또렷하게 포착되어 있다.

 

ⓒ 서울역사박물관

지금은 옛집의 흔적은 찾을 수 없는 상태로 보이는데, 그 대신에 비교적 주변일대에 옛 지번(분할지번일지라도)이 그대로 유지되는 듯하고 더구나 집을 둘러싼 축대의 흔적 역시 예전의 모습을 간직하고 있는 듯이 보였다. 좀 더 세밀한 관련자료의 보완이 필요하겠지만, 그럭저럭 그 시절의 흔적을 되새겨 보는 데에는 큰 애로는 없어 보인다.

 

가만히 보아하니 이 주변 일대는 나름 지명인사들의 집터가 곳곳에 남아 있다. 바로 이웃하는 곳에 한무숙 문학관도 자리하고 있으며, 큰길로 나오면 바로 몇 발짝 인근에 장면 가옥도 자리하고 있다. 미처 정리하지는 못하였지만 이 일대에 우리가 좀 더 관심을 가지고 살펴볼만한 근현대 인물의 집터가 제법 숨어 있는 편이라고 하겠는데, 이에 관해서는 좀 더 시간적인 여유를 두어 차차 하나씩 둘러보고 싶다는 생각을 가져본다.

 

(정리 : 이순우, 2026.6.23, https://cafe.daum.net/distor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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