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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을 걷는다

청량리 밖 회기동의 시조사(時兆社)라는 곳

작성자제자리|작성시간06.10.03|조회수1,544 목록 댓글 3

청량리 밖 회기동의 시조사(時兆社)라는 곳

 

간혹 청량리 방면에서 휘경동 쪽이나 군자교 너머 쪽으로 볼 일이 있어 그곳으로 나가다 보면, 떡전교 네거리 조금 지나 경희대 방면과 군자교 방면으로 갈라지는 삼거리(흔히 '과선교'라고 하는 철길 넘어가는 고가다리)를 만나게 된다. 그곳을 "시조사삼거리"라고 하기도 하고, 버스정류장도 "시조사"라고 하는데, 바로 그 앞에 '시조사'라는 간판을 붙인 한적한 듯한 건물이 있는 걸로 봐서 그 이름은 그곳에서 유래한 것임은 분명히 알 수 있다.

 

그런데 이곳을 지날 때 마다 저 '시조사'란 데가 뭐하는 곳일까 하는 것이 늘 궁금했다.

 

시조라 하면, 시조(始祖)인가? 시조(時調)인가? 아님 문학작품에 자주 나오는 '금시조' 뭐 그런 것인가? 아니면 시조(始釣)... 무슨 낚시 단체인가? 뭐 이런 종류의 상상이 자연스레 뒤따른다.

 

알고봤더니 '시조사(時兆社)' (http://www.sijosa.com/)란 데는 종교단체 소속의 출판사였다. <시조>와 <가정과 건강>이라는 잡지를 만들어내는 곳이란다. 그리고 그 역사도 아주 오래다. 처음 출판을 시작한 것이 1909년이라고 하니까, 100년 가까운 역사를 지녔다.

 

이 출판사 홈페이지를 찾아가 봤더니, 회사연혁을 이렇게 정리하고 있었다.

 

회사연혁
1909년 3월  평안남도 순안 의명학교 한 교실에서 출판사업 시작
1910년 10월 時兆(시조)와 교회지남의 전신인 <세텬사의 긔별>발간
1916년 7월 출판사명을 <三天使之奇別社>에서 <時兆月報社>로 개명 <교회지남>을 별도로 발행
1920년 3월 미국에서 대형 인쇄기 구입 가동
1930년 1월 원인 불명 화재로 인쇄기계 전소
1931년 1월 신축건물 완공
1914년 4월 일제탄압으로 <교회지남>폐간, <시조>는 <건강생활>로 제호 바뀜
1945년 10월 해방과 함께 <시조>를 속간
1950년 6월 6.25사변으로 출판이 자매기관인 일본 <복음사>를 통해 계속됨
1958년 10월 제 3회 전국 인쇄문화 전시회에서 단행본<각시대의 대쟁투>가 최우수상 획득
1964년 새 사옥 건축과 인쇄에 필요한 제반 시설을 확충함
1973년11월 <시조>발행인이 잡지 유공자로 정부의 표창을 받음
1980년 10월  독일제 2색 인쇄기 도입
1987년 1월  아트부를 신설하여 전자 출판의 기틀을 다짐
1988년 12월  현재 사옥으로 신축 이전
1990년 1월  <가정과 건강>을 계간으로 창간
1994년 4색 인쇄기 도입하여 연간 단행본 50여종에 10만여 권의 책을 컬러로 인쇄
2000년 10월 양면 컬러 인쇄기를 도입
2003년 1월 고속 자동 무선 철기를 도입하여 시간당 3000- 5000부 단행본 제본
2003년 현재 <시조>는 월 12만 부, <가정과 건강>은 월 6만 여부,
<교회지남>은 월 1만 7천 부, 월간지 외에 연간 총 68종 20여만 권 이상의 단행본과 기타 출판물을 인쇄보급하고 있다. 

 

그런데 중간에 보면 "1930년 1월 원인불명화재로 인쇄기계 전소"라는 구절이 보인다. <매일신보>를 뒤지다가, 이와 관련된 기사를 우연히 발견했다. 참고삼아, 그 내용을 여기에 옮겨둔다.

 

▲ 시조사에 화재가 발생한 사실을 알리는 <매일신보> 1930년 1월 25일자이다. 이 기사에 '숭인면 회기리 66번지'라고 한 주소는 지금도 동일(즉 동대문구 회기동 66번지)하다.

 

24일 시외(市外) 숭인동(崇仁面), 안식교회당(安息敎會堂) 전소(全燒)
구내(構內) 시조사(時兆社) 윤전기(輪轉機)도 소화(燒化), 손해 11만 여원
<매일신보> 1930년 1월 25일자
24일 새벽 네시 45분경에 시외 숭인면 회기리(崇仁面 回基里) 66 안식교회 대표자 미국인 '보빠크'의 집 이층에서 발화하여 교회당과 및 그 안에 있던 시조사(時兆社)와 같이 윤전기 2대와 절단기대 1을 태우고 동 일곱시경에 진화하였는데 손해는 11만 5천 원 가량이라 하며 그 중에 6만 5천 원의 화재보험(火災保險)을 들어있다는데 원인에 대하여는 목하 소관(所管) 동대문서(東大門署)에서 조사중이나 방화한 혐의가 농후하다더라.

 


▲ 화재발생 이후 시조사가 <매일신보> 1930년 1월 29일자에 게재한 '사례광고'이다.

 

거(去) 24일 폐회(弊會) 화재(火災)의 시(時)는 급속래가위문(急速來駕慰問)하여 주심에 감사불이(感謝不已)하나이다. 의당(宜當) 배진근사위계(拜進謹謝爲計)이오나 홀망불여의(忽忙不如意)하옵고 자(玆)에 지상(紙上)으로 근(謹)히 감사(感謝)를 근표(謹表)하나이다.
경성 동대문외 회기리(京城 東大門外 回基里)
제칠야소재림교 조선합회 시조사(第七耶蘇再臨敎朝鮮合會 時兆社)

 

 

(정리 : 2005.10.11, 이순우, http://cafe.daum.net/distor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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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댓글 리스트
  • 작성자초록나무 | 작성시간 06.10.04 우리아이가 보는 영어교제가 시조사에서 출판이되더군요 혹시 제7안식교나 삼육대학교 재단과 무슨관계가있는건아닌지요? 근처에 삼육대학교도있는걸로 알고잇습니다 그리고숭인면이라면 고양군이었지요
  • 작성자제자리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06.10.07 위의 화재 사례광고에 '제칠 야소재림교"라고 표시되어 있는데 이것은 '제7일안식일예수재림교'를 말하는 것이고, 삼육대학도 이 교단과 같은 소속인가 봅니다. 몇해전 신문기사에 이렇게 정리된 내용이 보입니다. 즉 "우리나라에는 2004년 현재 889개의 교회와 17만4천여명의 신도, 삼육대학 등 28개 교육기관, 서울위생병원 등 6개 의료기관, 35개의 삼육외국어학원, 삼육식품 등 3개의 식품공장, 출판사인 시조사 등이 이 교단 소속이다."라고 말입니다.
  • 작성자말뚝 | 작성시간 18.11.08 종교적인 삼육재단이군요
    안식교라고 기억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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