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취득시효기간 만료 당시의 점유자로부터 점유를 승계한 자의 지위

작성자강변|작성시간10.06.10|조회수333 목록 댓글 0

 

부동산취득시효기간 만료 당시의 점유자로부터 점유를 승계한 자의 지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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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 서 론

_ 소유권에 관하여 법률의 규정에 의한 특별한 취득원인으로서 취득시효제도가 민법 제245조 이하에 규정되어 있다.
_ 취득시효란 외관상 권리를 행사하고 있는 것과 같은 사실상태가 일정기간 동안 계속하는 경우에 권리취득의 효과가 생기는 것으로 하는 제도를 말한다. 원권리자의 권리상실은 취득시효의 직접효과가 아니라 그 반사적 작용이다. 이는 권리불행사의 사실상태가 일정기간 동안 계속하는 경우에 권리자의 권리소멸의 효과가 일어나게 하는 제도인 소멸시효와 대비된다.
_ 민법은 부동산소유권의 취득시효(제245조), 동산소유권의 취득시효(제246조), 소유권 이외의 취득시효(제248조)를 각각 규정하고 있다. 특히 우리 민법은 부동산소유권의 취득시효제도로서 이른바 '점유(또는 일반)취득시효'와 '등기부취득시효'의 양자를 인정하고 있어서, 다른 입법예에서는 볼 수 없는 특색을 가지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해석론상으로 많은 이론적인 문제점을 내포하고 있다.
_ 본고에서는 그 가운데서도 부동산점유취득시효에 있어서 시효기간 만료 당시에 점유하고 있는 자로부터 점유를 승계한 자의 지위에 관하여, 대판 1995.3.28, 93다47745의 전원합의체판결을 중심으로 하여 고찰하기로 한다.
_ 다만, 그 고찰의 전제로서, 부동산점유취득시효에 있어서 취득시효기간의 완성자가 등기하기 전까지의 권리상태에 관하여 판례가 취하고 있는 입장을 먼저 살펴 보기로 한다.

이. 부동산점유취득시효 완성자으 등기전 권리상태

_ 취득시효의 요건을 갖추면 점유자는 권리를 확정적으로 취득하지만, 다만 부동산의 점유취득시효의 경우에는 시효기간의 만료 이외에 등기하여야 소유권을 취득한다(제245조 1항). 이는 법률행위에 의하지 않는 부동산물권변동에는 등기를 요하지 않는다는 민법 제187조의 원칙에 대한 예외가 된다.
_ 여기서 부동산의 점유취득시효에 있어서 취득시효기간의 완성자가 등기하기 전까지 어떠한 지위에 있는가가 문제된다. 이와 관련하여 우리의 판례가 취하고 있는 태도를 먼저 살펴 보기로 한다.
1. 당사자간의 법률관계
_ (1) 점유취득시효완성의 경우에 행하는 등기와 관련하여 학설은 점유취득시효에 의한 소유권취득은 원시취득이므로 시효취득자가 단독으로 보존등기를 하여야 한다는 견해(김용한, 물권법론, 277면)와 이전등기를 하여야 한다는 견해(곽윤직, 물권법, 335면)로 나뉜다. 후설의 입장을 취하게 되면, 우리 등기법상의 공동신청주의에 따라, 그 등기는 시효취득자와 등기의무자인 등기명의인이 공동으로 신청하게 될 것이다. 판례(대판 1964.6.9, 63다898 등 다수)는 시효완성자는 종전 소유자에 대하여 취득시효를 원인으로 한 소유권이전등기를 청구할 수 있다고 함으로써 이전등기를 하는 입장을 전제로 하고 있다.
_ 그리고 이전등기를 한다는 입장을 취할 때에 비로소 시효완성자의 종전 소유자에 대한 이전등기청구권의 문제가 발생한다. 이러한 이전등기청구권의 성질에 관하여 학설은 채권적 청구권으로 보는 견해(곽윤직, 전게서,197면; 이영준, 물권법, 202면; 장경학, 물권법, 249면)와 물권적 기대권을 원용하는 견해(김용한, 전게서, 144면; 김증한, 물권법, 93면)가 대립하나, 판례는 채권적 청구권(대판 1970.9.29, 70다1875 등 다수)으로 보고 있다.
_ 판례는 이러한 입장을 기초로 하여 시효완성자와 종전 소유자 사이의 법률관계를 다음과 같이 이론구성하고 있다.
_ (2) 시효완성자는 시효완성 당시의 등기명의인인 소유자에 대하여 취득시효를 원인으로 한 소유권이전등기를 청구할 수 있다. 즉 소유자는 시효완성자에 대하여 소유권이전등기를 경료하여 줄 의무를 부담한다(대판 1966.10.21, 66다976: 동 1977.6.28, 77다47 등). 따라서 소유자는 이러한 등기의무에 위배하여 목적물을 제3자에게 처분하면 고의·과실이 있으면 불법행위를 구성하며(대판 1989.4.11, 88다카8217), 또 소유자는 시효완성자에 대하여 불법점거를 이유로 목적토지의 인도나 손해배상청구를 할 수 없고 지상건물의 철거를 청구할 수 없다(대판 1988.5.10, 87다카1737) 시효완성자가 소유권이전등기를 경료하기 전에 제3자에게 소유권이전등기가 경료되었다가 다시 시효완성 당시의 소유자에게 소유권이 돌아오면, 시효완성자는 그 소유자에 대하여 소유권이전등기를 청구할 수 있다(대판 1991.6.25, 90다14225).
_ (3) 시효완성자가 등기명의인인 소유자에 대하여 가지는 소유권이전등기청구권은 목적물에 대한 점유가 계속되는 한 시효로 소멸하지 아니한다(대판 1995.2.10, 94다28468). 이는 점유를 하고 있는 부동산 매수인의 매도인에 대한 소유권이전등기청구권은 시효로 소멸하지 않는다는 판례(대판〔전원합의체〕1976.11.6, 76다148)와 그 취지를 같이 한다.

2. 제3자와의 법률관계
_ (1) 취득시효가 완성된 후 시효완성자가 소유권이전등기를 경료하기 전에 제3자에게 소유권이전등기가 경료된 경우에는, 시효완성자인 점유자는 그 제3자 명의의 등기가 무효가 아닌 한 그 제3자에 대하여 시효취득을 주장할 수 없다(대판 1980.9.24, 79다2129·2130; 동 1989.1.31, 87다카2561; 동 1990.11.27, 90다6651; 동 1991.4.9, 89다카1305; 동 1992.9.25, 92다21258; 동 1992.12.11, 92다9968·997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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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효완성자는 그 완성 당시의 소유자만에 대하여 소유권이전등기청구권을 가질 뿐이기 때문이다.
_ 또한 취득시효완성의 사실을 알면서 등기명의인인 소유자로부터 목적부동산을 매수하여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친 자라고 하더라도, 소유자와의 사이에서 소유자의 소유권이전등기의무를 인수하여 이행하기로 묵시적 또는 명시적으로 약정하였다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인정되지 않는 한, 위의 의무를 승계한다고 볼 수 없다(대판 1994.4.12, 93다50666·50673).
_ (2) 취득시효기간 만료 전에 제3자가 소유권이전등기를 경료받은 경우에는, 시효취득완성자는 그 기간 만료 당시의 등기명의자인 그 제3자에게 취득시효를 주장하여 소유권이전등기를 청구할 수 있다(대판 1989.4.11, 88다카5843).


삼. 부동산점유취득시효 완성자로부터 점유를 승계한 자의 지위

_ 그런데 부동산점유취득시효의 기간이 만료할 당시에 점유하고 있는 자로부터 그 후 점유의 승계가 있은 경우에 있어서, 시효완성자·점유취득자·등기명의인 사이의 법률관계와 관련하여 종래 판례가 어긋나고 있었기 때문에, 위 전원합의체판결(대판 1995.3.28, 93다47745)에서는 이에 관한 입장을 명백히 하였다고 하겠다.
1. 사실관계
_ 문제가 된 이 사건 임야는 원래 소외 A의 소유이었는데, 1964년 5월 7일 소외 B의 명의로 다시 소외 C(서산군)의 명의로, 각 소유권이전등기가 경료되었다. 그런데 이미 소외 D는 1956년 11월 8일 소외 A로부터 이 임야를 매수하여 그 지상가옥을 교회로 사용하는 등 위 임야부분을 점유하여 왔다. 다시 원고 X는 1986년 2월 16일 위 소외 D로부터 위 임야 및 그 지상건물을 매수하여 위 임야부분을 인도받아 점유하여 오고 있었다. 그 사이에 지방교육자치에 관한 법률에 따라 충청남도가 위 서산군의 지위를 승계하였다. 원고 X는 피고 Y(충청남도)를 상대로 하여 위 소외 D를 대위하여 위 소외 D에게 이 사건 임야부분에 관한 1976년 11월 8일 취득시효완성을 원인으로 한 소유권이전등기절차의 이행을 구하는 소를 제기하였다.

2. 원심판결
_ 원심은 원고의 청구를 이유없다고 하면서 기각하였다. 그 이유로는, 소외 D가 이 임야부분을 원고 X에게 인도함으로서 그 점유를 상실한 이상 피고 Y에게 스스로 취득시효의 완성을 주장하여 소유권이전등기를 청구할 수 없고, 소외 D가 점유를 잃게 된 원인이 이를 원고에게 매도하였기 때문이고 원고에게 소유권이전등기의무를 지고 있다고 하여도 마찬가지이므로, 소외 D가 취득시효완성을 원인으로 한 소유권이전등기를 여전히 행사할 수 있음을 전제로 한 원고 X의 청구는 이유가 없다는 점을 들고 있다.

3. 대법원판결
_ 대법원은 이와같은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원심법원에 환송하였다. 그러나 그 결론은 대법원 판사를 전원일치의 의견이 아니며, 3명의 반대의견이 있었다. 그 내용을 보면 다음과 같다.
_ (1) 다수의견
_ 가) 원래 취득시효제도는 일정한 기간 점유를 계속한 자를 보호하여 그에게 실체법상의 권리를 부여하는 제도이므로, 부동산을 20년간 소유의 의사로 평온·공연하게 점유한 자는 민법 제245조 제1항에 의하여 점유부동산에 관하여 소유자에 대한 소유권이전등기청구권을 취득하게 된다. 이와 같이 점유자가 취득시효기간의 만료로 일단 소유권이전등기청구권을 취득한 이상, 그 후 점유를 상실하였다고 하더라도 이를 시효이익의 포기로 볼 수 있는 경우가 아닌 한, 이미 취득한 소유권이전등기청구권은 소멸되지 아니한다(대판 1989.4.25, 88다카3618; 동 1990.11.13, 90다카25352; 동 1992.11.13, 92다14083).
_ 나) 전점유자의 점유를 승계한 자는 그 점유 자체와 하자만을 승계하는 것이지, 그 점유로 인한 법률효과까지 승계하는 것은 아니므로, 부동산을 취득시효기간 만료 당시의 점유자로부터 양수하여 점유를 승계한 현점유자는 자신의 전점유자에 대한 소유권이전등기청구권을 보전하기 위하여 전점유자의 소유자에 대한 소유권이전등기청구권을 대위행사할 수 있을 뿐, 전점유자의 취득시효완성의 효과를 주장하여 직접 자기에게 소유권이전등기를 청구할 권원은 없다(이와 견해를 달리 하는 대판 1991.12.10, 91다32428의 판결을 폐기하였다).
_ 다) 결국 이 사건 계쟁 임야부분에 대한 취득시효가 완성할 당시 점유자인 소외 D가 원고 X에게 이를 매도하여 인도함으로써 위 임야부분에 대한 점유를 상실하였으므로, 소외 D가 피고 Y에게 취득시효완성을 주장하여 소유권이전등기청구를 할 수 없다는 전제에서 원고 X의 청구를 기각한 원심의 조치는 취득시효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위법이 있어,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원심법원에 환송한다.
_ (2) 소수의견
_ 가) 점유취득시효기간 만료 당시에 부동산을 점유하고 있은 자가 그 후 부동산에 대한 점유를 상실하게 되면 그 상실원인이 무엇이든지 간에 그 사람은 등기부상 소유자를 상대로 시효취득을 주장하여 소유권이전등기를 청구할 수 없다. 그 이유는 다음과 같다. 즉 ① 권리자로서의 외형을 지닌 사실적 지배상태를 존중하여 그 외형에 맞는 권리를 인정하여 줌으로써 사회질서의 안정을 도모하고 또한 영속된 사실상태는 진실한 권리관계와 일치될 개연성이 높다는 고려에서 권리관계에 관한 분쟁이 생긴 경우 점유자의 입증곤란을 구제하기 위하여 마련된 취득시효제도의 존재이유에 비추어 본다면, 목적부동산을 현실적으로 점유하고 있어 권리자의 외형을 보유하고 있는 자에 한하여 시효취득을 주장할 수 있다고 하여야 한다. ② 민법 제245조 제1항이 "20년간 소유의 의사로 평온·공연하게 부동산을 '점유하는 자
_ 는 등기함으로써 소유권을 취득한다"고 규정하고 있는 문리상 현재 부동산을 점유하고 있는 자만이 점유취득시효를 주장할 수 있으며, 따라서 등기부상의 소유자에 대하여 취득시효완성으로 인한 소유권이전등기청구를 할 수 있다고 하여야 하며, 점유를 잃으면 그 등기청구권도 상실한다고 하는 것이 위 규정에 충실한 해석이다.
_ 나) 취득시효기간이 만료된 후 부동산에 대한 점유승계가 이루어진 경우에는, 점유를 승계한 현점유자는 전점유자를 대위할 필요없이 등기부상의 소유자에 대하여 직접 취득시효완성을 원인으로 한 소유권이전등기를 청구할 수 있다. 그 이유는 다음과 같다. 즉 ① 이러한 현점유자는 민법 제199조 제1항에 의하여 자기의 점유와 전점유자의 점유를 아울러 주장할 수 있다(즉 자기의 점유기간과 승계한 전점유자의 점유기간을 병합하여 그 전기간에 대한 법률효과를 주장할 수 있다). 만약 다수의견과 같이 이러한 현점유자는 전점유자의 소유자에 대한 소유권이전등기청구권을 대위행사할 수 있을 뿐, 직접 자기에게 시효취득을 원인으로 한 소유권이전등기청구를 청구할 권원이 없다고 한다면, 이는 민법 제199조에 터잡은 점유승계의 주장과 효과를 아무런 근거없이 제한하는 것이 된다. ② 다수의견에 의하게 되면, 취득시효완성 당시의 점유자는 타인에게 부동산을 양도하여 점유를 이전한 후에도 점유자를 제쳐놓고 소유자와 야합하여 시효이익을 포기할 수도 있고, 또 점유자 이외의 제3자에게 부동산을 이중으로 양도하여 그 사람이 등기를 마쳐버리면 점유자는 소유권을 취득할 수 없게 되므로, 부동산에 대한 현실적 지배를 보호하려는 취득시효제도의 취지에 반하는 결과가 된다. ③ 다수의견에서와 같이 취득시효기간의 만료 당시의 점유자가 소유권이전등기청구권을 취득한 이상 그 후 점유를 타인에게 이전하여도 그 등기청구권이 소멸하지는 않는다고 하더라도, 그 등기청구권의 성질을 채권적인 것으로 본다면 그 등기청구권은 점유를 이전한 후 10년을 경과함으로써 소멸시효가 완성되고 이를 소유자측에서 주장하면 현점유자로서는 속수무책이 되고 만다. 다수의견에 따른다면, 최후의 점유자가 취득시효완성을 원인으로 한 소유권이전등기를 소송으로 청구하자면, 소유자 뿐 아니라 취득시효기간 만료 당시 및 그 후의 전점유자도 피고로 삼아야 하고, 부동산을 20년간 점유한 사실 이외에 취득시효기간 만료 후 전전이전된 점유자들 사이의 법률관계가 무엇인지를 밝혀서 그것이 순차적으로 채권자대위를 가능하게 하는 법률관계임을 주장·입증하여야 하는 절차적인 어려움이 따른다.
_ 다) 결국 이 사건에 있어서 소외 D가 취득시효의 완성으로 이 사건 임야에 대한 소유권이전등기청구권을 취득한 바가 있었다고 하더라도, 원고 X에게 이 사건 임야를 매도하고 그 점유를 이전한 이상, 이 임야에 대한 등기부상의 소유자인 피고 Y에 대하여소유권이전등기를 청구할 수 없다는 것을 이유로 하여, 원심이 원고 X 자신의 소외 D에 대한 소유권이전등기청구권을 보전하기 위하여 소외 D의 피고 Y에 대한 소유권이전등기청구권을 대위행사하고 있는 원고 X의 청구를 기각한 것은 정당하다. 그리고 이후라도 원고 X는 직접 자기 앞으로 취득시효완성을 원인으로 한 소유권이전등기를 경료할 것을 청구하여 구제받을 수 있음을 부연한다.


사. 검 토

1. 시효취득 완성자의 점유상실
_ 판례에 의하면, 부동산을 20년간 소유의 의사로 평온·공연하게 점유한자는 민법 제245조 제1항에 의하여 점유부동산에 관하여 소유자에 대한 소유권이전등기청구권을 취득하게 된다. 여기서 시효취득완성자가 그 후 점유를 상실하게 되면 이러한 소유권이전등기청구권도 잃게 되는가에 관하여 먼저 고찰해 보기로 한다.
_ 다수의견에 의하면, 시효취득완성자가 점유를 상실하였다고 하더라도 이를 시효이익의 포기로 볼 수 있는 경우가 아닌 한, 이미 취득한 소유권이전등기청구권은 소멸되지 아니한다고 한다. 일반적으로 시효이익의 포기란 시효완성의 이익을 받지 않겠다는 의사표시(부동산점유취득시효의 경우에 있어서 취득시효이익의 포기란 취득시효기간 완성으로 인하여 취득한 소유권이전등기청구권의 행사를 포기하는 것을 의미한다)로서 시효완성 후에 하여야 유효하다. 이 의사표시에 의하여 처음부터 시효이익이 생기지 않았던 것으로 되며, 포기의 이러한 효과는 당사자 사이에서 상대적으로만 발생하므로 다른 사람에게는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또한 시효이익의 포기는 상대방있는 단독행위이므로 그 의사표시는 상대방에게 도달하여야 효력이 발생한다.
_ 판례가 이와 같은 시효이익의 포기에 해당된다고 보고 있는 경우는 다음과 같다. 즉 토지에 관한 취득시효완성 후에 토지를 실측하여 경계선을 확정하고 쌍방의 공동부담으로 블록담을 축조하기로 합의한 경우(대판 1961.12.21, 4293민상297), 취득시효완성 후 지적복구측량 당시에 매도사실을 인정하고 그 점유를 넘겨 준 경우(대판 1973.6.22, 72다2107), 시효완성 후 상대방의 소유를 인정하여 상대방과 합의한 다음 소송을 취하한 경우(대판 1973.9.29, 73다762), 시효이익의 포기각서를 작성한 경우(대판 1974.11.26, 74다1043), 피고가 원고 소유의 계쟁토지에 대한 취득시효완성 후 원고가 점유하던 피고 소유의 토지와 계쟁토지를 서로 교환하기로 약정하여 그 등기까지 마쳤다가 그 후 피고의 요청에 따라 위 교환계약을 합의해제하여 그 등기를 말소한 경우(대판 1991.8.13, 91다16976·16983) 등을 시효이익의 포기가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취득시효완성 후 단순한 점유의 중단은 시효이익의 포기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한다(대판 1989.5.23, 88다카17785).
_ 그런데 위 대법원판결의 사안에서와 같이 시효완성자가 타인에게 부동산을 매도하고 그 타인에게 점유를 이전한 것만으로는 시효이익의 포기로 볼 수 없음은 분명하다. 왜냐하면 시효이익의 포기는 전술과 같이 상대방 있는 단독행위로서 시효완성자의 시효이익 포기의 의사표시가 상대방(등기부상의 소유자)에게 도달하여야 효력이 발생하는 바, 부동산의 점유를 타인에게 이전하는 것이 설사 시효이익을 포기하려는 의사에 기한 것이었다고 하더라도 등기부상의 소유자에게 그러한 의사표시가 도달되지 않은 이상, 시효이익 포기의 의사표시가 효력을 발생했다고 할 수 없기 때문이다.
_ 그렇다면 시효취득 완성자가 시효취득기간 만료 후 그 부동산의 점유를 상실하게 되면 일단 취득했던 소유권이전등기청구권도 잃게 되는가. 일반적으로 어떤 권리가 그 발생의 요건을 갖추어서 성립한 이상, 그 권리의 소멸사유가 발생하지 않는 한, 그 권리는 소멸하지 않는 것이 원칙이기는 하다. 그러나 예컨대 유치권·질권과 같은 권리는 그 권리의 성립요건으로 점유의 취득이 요구되지만 그러한 점유의 요건은 이들 권리의 성질상 매우 중요한 것이기 때문에 이러한 권리들의 존속요건으로서 점유의 계속이 요구되고 있다(민법 제328조, 제332조 참조). 마찬가지로 시효취득 완성자가 시효취득기간 만료 후 그 부동산의 점유를 상실하게 되면 일단 취득했던 소유권이전등기청구권도 잃게 되는가의 문제도 소유권이전등기청구권의 존속을 위해서 과연 점유의 계속이 필요한가의 각도에서 파악하여야 할 것이다. 특히 이러한 소유권이전등기청구권의 발생근거는 당사자의 약정으로 부터 발생한 것이 아니고 민법 제245조 제1항의 법률의 규정으로부터 발생하는 권리이기 때문에 소유권이전등기청구권의 존속과 점유의 계속 여부는 취득시효제도의 취지로부터 찾아야 할 것이다.
_ 소수의견이 적절히 지적하고 있듯이, 권리자로서의 외형을 지닌 사실적 지배상태를 존중하여 그 외형에 맞는 권리를 인정하여 줌으로써 사회질서의 안정을 도모하고 또한 영속된 사실상태는 진실한 권리관계와 일치될 개연성이 높다는 고려에서 권리관계에 관한 분쟁이 생긴 경우 점유자의 입증 곤란을 구제하기 위하여 마련된 취득시효제도의 존재이유에 비추어 본다면, 목적부동산을 현실적으로 점유하고 있어 권리자의 외형을 보유하고 있는 자에 한하여 시효취득을 주장할 수 있다고 하여야 할 것이다. 또한 시효완성자가 타인에게 자신이 점유하는 부동산을 매도(엄격하게 말하면, 시효완성자는 등기하기 전에는 소유권자는 아니므로 타인에게 부동산을 매도한다는 것은 시효완성자의 지위를 이전하는 것이라고 할 것이다)하고 그 타인에게 점유를 이전한 경우에도 시효완성자에게 계속 등기이전청구권이 남아 있다고 해석하는 것은 시효완성자를 보호하기 위한 해석론이 아니라 채권자대위의 이론을 원용하여 오히려 점유를 이전받은 자에게 소유권이전등기청구권을 인정하는 이론을 구성하기 위한 해석론이라 하겠다. 따라서 시효완성자로부터 점유를 이전받은 자에게 직접 등기부상의 소유권자에 대한 소유권이전등기청구권을 인정할 수 있다는 이론구성이 가능하다면, 굳이 시효완성자가 점유를 타인에게 이전한 후에도 등기부상의 소유권자에 대한 소유권이전등기청구권을 계속 갖는다고 해석할 필요가 없을 것이다.

2. 시효취득 완성자로부터 점유를 승계한 자의 지위
_ 다음으로 전점유자의 점유를 승계한 자는 그 점유 자체와 하자만을 승계하는 것인가 아니면 그 점유로 인한 법률효과까지 승계하는 것인가를 생각해 보기로 한다. 주지하듯이 우리의 점유제도는 물건에 대한 사실상의 지배가 있으면 점유가 인정되고 점유가 인정되면 당연히 점유권이라는 권리가 발생하고 다시 이러한 점유권으로부터 여러 가지의 법률효과(권리의 적법추정·과실취득권·비용상환청구권·점유보호청구권·자력구제권 등)가 발생하는 이론구성을 취하고 있다. 그런데 점유가 승계된 경우에 전점유자에게 생겼던 이러한 모든 법률효과들이 당연히 현점유자에게 승계되는 것은 아니다. 예컨대 전점유자가 목적물에 대하여 비용을 들인 경우에 그는 소유자에 대하여 비용상환청구권을 갖는데도 불구하고(민법 제203조), 이를 행사하지 않고서 점유를 타인에게 승계한 경우에 현점유자에게 전점유자의 비용상환청구권이 당연히 승계된다고 하기는 어렵다. 그러나 현점유자에게는 다시 자신의 점유에 기하여 이러한 여러 법률효과가 생기는 것은 별개의 문제이다.
_ 점유의 승계가 이루어진 경우에 현점유자는 민법 제199조 제1항에 의하여 자기의 점유와 전점유자의 점유를 아울러 주장할 수 있다. 예컨대 X의 부동산을 A가 10년, B가 5년, C가 5년을 점유하였다면 C는 20년의 점유를 주장하여 부동산점유취득시효의 완성을 주장하여 등기부상의 소유자에게 소유권이전등기를 청구할 수 있는 것이다. 이것은 민법 제199조 제1항에 의한 C 자신의 독자적 권리에 기한 것이지, 앞 점유자들의 법률효과를 승계했기 때문에 그러한 주장을 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이러한 결과는 전점유자가 점유를 20년 동안 하여 시효완성기간이 지나갔다고 하여 달라지는 것이 아니다. 즉 X부동산을 A가 20년 점유하고 B에게 점유를 이전시킨 경우에도 현점유자인 B는 민법 제199조 제1항에 의해 전점유자인 A가 점유한 기간인 20년을 주장할 수 있고, 따라서 등기부상의 소유자에 대하여 소유권이전등기청구권을 갖는다. 이 경우에는 비록 A가 이미 등기부상의 소유자에 대하여 소유권이전등기청구권을 취득하였더라도 그러한 소유권이 전등기청구권이 B에게 승계되는 것은 아니며, 위 법률의 규정에 의해 독자적으로 B에게 소유권이전등기청구권이 인정되는 것이다.
_ 그 외에 소수의견이 지적되는 논지들도 대체로 타당하다고 생각된다. 즉 점유자 이외의 제3자에게 부동산을 이중으로 양도하여 그 사람이 등기를 마쳐버리면 점유자는 소유권을 취득할 수 없게 되므로, 부동산에 대한 현실적 지배를 보호하려는 취득시효제도의 취지에 반하는 결과가 된다는 점, 다수의견에서와 같이 시효완성자가 취득시효기간의만료 후 점유를 타인에게 이전하여도 일단 취득한 소유권이전등기청구권이 소멸하지는 않는다고 하더라도, 그 등기청구권의 성질을 채권적인 것으로 본다면 그 등기청구권은 점유를 이전한 후 10년을 경과함으로써 소멸시효가 완성되고 이를 소유자측에서 주장하면 현점유자로서는 속수무책이 되고 만다는 점, 다수의견에 따른다면, 최후의 점유자가 취득시효완성을 원인으로 한 소유권이전등기를 소송으로 청구하자면, 소유자 뿐 아니라 취득시효기간 만료 당시 및 그 후의 전점유자도 피고로 삼아야 하고, 부동산을 20년간 점유한 사실이외에 취득시효기간 만료 후 전전이전된 점유자들 사이의 법률관계가 무엇인지를 밝혀서 그것이 순차적으로 채권자대위를 가능하게 하는 법률관계임을 주장·입증하여야 하는 절차적인 어려움이 따른다는 점의 지적은 설득력이 있다고 하겠다. 다만 다수의견에 의하게 되면 취득시효완성 당시의 점유자는 타인에게 부동산을 양도하여 점유를 이전한 후에도 점유자를 제쳐놓고 소유자와 야합하여 시효이익을 포기할 수도 있어서 현 점유자에게 불리하게 된다는 소수의견의 비판은 타당하지 못하다. 왜냐하면 위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시효이익의 포기는 당사자 사이에서만 효력이 발생하므로 시효취득완성자가 소유자와 야합하여 시효이익을 포기하더라도 시효취득완성자로부터 점유를 승계한 제3자에게는 아무런 영향을 주지 않기 때문이다.
_ 이상에서 결국 소수의견의 결론이 타당한 것으로 생각된다. 즉 시효취득완성자로부터 점유를 승계받은 자는 민법 제199조 제1항에 기하여 직접 등기부상의 소유자에 대하여 소유권이전등기청구를 할 수 있는 것으로 해석하여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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