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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사 도급인이 하자보수청구권을 행사하여 동시이행의 항변을 할 수 있는 기성공사대금의 범위 2001. 9. 18. 선고 2001다9304 판결 : 공2001하, 2237 |
【판결요지】
_ 1. 기성고에 따라 공사대금을 분할하여 지급하기로 약정한 경우라도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하자보수의무와 동시이행관계에 있는 공사대금지급채무는 당해 하자가 발생한 부분의 기성공사대금에 한정되는 것은 아니라고 할 것이다. 왜냐하면, 이와 달리 본다면 도급인이 하자발생사실을 모른 채 하자가 발생한 부분에 해당하는 기성공사의 대금을 지급하고 난 후 뒤늦게 하자를 발견한 경우에는 동시이행의 항변권을 행사하지 못하게 되어 공평에 반하기 때문이다.
_ 2. 미지급 공사대금에 비해 하자보수비 등이 매우 적은 편이고 하자보수공사가 완성되어도 공사대금이 지급될지 여부가 불확실한 경우, 도급인이 하자보수청구권을 행사하여 동시이행의 항변을 할 수 있는 기성공사대금의 범위는 하자 및 손해에 상응하는 금액으로 한정하는 것이 공평과 신의칙에 부합한다.
【참조조문】
_ 민법 제536조, 제667조
【사안의 개요】
_ 가. 원고는 1991. 3. 30. 피고와 이 사건 건물(지하 2층, 지상 9층)을 신축하는 공사도급계약을 체결하였다.
_ - 공사기간 : 착공 후 18개월
_ - 도급금액 : 64억 3,100만 원(부가세 포함)
_ - 공사대금지급 : 5% 선급금지급, 매 2개월마다 기성금지급
_ -특약 : 피고가 기성금을 지급하지 못할 경우 착공 후 6개월까지는 지연손해금을 가산하지 않고, 그 이후부터는 연 17.5%의 지연손해금을 가산한다.
_ 나. 피고는 원고에게 1991. 4. 2.과 1992. 4. 6. 두 차례에 걸쳐 선급금 320,155,000원만을 지급하였고, 피고가 1992. 12. 20. 부도를 내자 원고는 기성공사대금을 지급받지 못하였음을 이유로 1992. 12. 28.부터 공사를 중단하였다.
_ 다. 현재 미지급 공사대금은 5,402,595,000원(부가세 10%를 가산한 기성공사대금 5,722,750,000원 - 기지급 선급금 320,155,000원)이다.
_ 라. 그런데 이 사건 건물에 대한 기성공사 부분에서 균열 등의 하자가 발생하였고, 그 보수를 위하여 약 676,401,000원의 비용이 소요된다.
2. 원심의 판단
_ 공사비지급의무는 시공건물의 하자로 인한 보수의무와 동시이행관계에 있다는 피고의 주장에 대하여 하자를 인정하고, 피고는 원고가 위 하자보수의무를 이행할 때까지 공사대금 전체의 지급을 거절할 수 있다고 판단하여, 주문에서 “피고는 원고가 하자보수공사를 완료함과 상환으로 원고에게 기성공사대금(5,402,595,000원) 및 이에 대한 공사완료일 다음날부터 완제일까지 연 17.5%의 비율에 의한 금원을 지급하라.”는 취지의 판시를 하였다.
【상고이유】
_ 기성공사대금이 수회에 나누어서 지급되는 경우, 각 기성공사대금의 지급과 동시이행관계에 있는 하자보수책임의 대상은 해당 기성공사부분이라고 할 것이고, 이미 전 단계의 기성공사대금의 지급의무가 발생한 후 다음 단계의 공사진행과정에서 하자가 발생하였다고 하여도 이전 단계의 기성공사대금청구에 대하여 하자보수와의 동시이행항변을 할 수는 없다. 따라서 원심이 기성공사부분에 대한 하자가 제1회에서 제4회의 기성공사 중 어느 부분에서 발생한 것인지 심리판단하지 않고 전체 기성공사대금과 동시이행관계에 있다고 판시한 것은 수급인의 하자보수의무와 도급인의 보수지급의무의 동시이행관계의 범위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것이다.
_ 가사 피고의 하자보수청구가 정당한 것이라고 하더라도 그 하자보수비용은 기성공사대금의 10% 남짓에 불과하므로 기성공사대금 전액에 관하여 동시이행항변권이 생긴다고 보는 것은 신의칙상 부당한 것이고, 부도를 내고 이미 공사대금지급 능력을 상실한 피고가 기성공사대금의 지급을 거절하기 위한 방편으로 하자보수청구권으로 동시이행의 항변을 하는 것은 권리남용으로 허용될 수 없다.
【해 설】
1. 대금지급의무와 하자보수의무가 동시이행관계에 있는지 여부
_ 동시이행의 항변권이 인정되기 위한 동시이행관계에 있는 채무는 대가적 의미가 있는 채무이다.
_ 도급인의 보수지급의무와 수급인의 일의 완성의무는 동일한 도급계약에서 비롯된 대가적 채무이지만, 도급인의 보수지급의무와 수급인의 하자보수의무는 본래 의미에서 대가적 관계에 있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민법 제667조 제3항에서는 동조 제2항(하자보수에 갈음하는 손해배상청구)의 경우에 동시이행의 항변권에 관한 민법 제536조를 준용한다고 규정하고 있고, 하자보수청구의 경우에도 민법 제536조가 준용된다고 보는 것이 판례·통설이다주1) (대법원 2001. 6. 15. 선고 2001다21632, 21649 판결, 1996. 7. 12. 선고 96다7250, 7267 판결,
주1)
_ 따라서 도급계약에 있어서 완성된 목적물에 하자가 있는 때에는 도급인은 수급인에 대하여 하자의 보수를 청구할 수 있고, 그 하자의 보수에 갈음하여 또는 보수와 함께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는바, 이들 청구권은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수급인의 보수지급청구권과 동시이행의 관계에 있다고 할 것이다.
2. 동시이행의 항변권행사와 신의칙위반 혹은 권리남용
_ 동시이행의 항변권을 인정하는 근거는 공평의 관념과 신의칙에 기한 것이므로, 이에 어긋난다고 보이는 경우에는 동시이행의 항변권을 인정할 수 없게 된다.주2)
주2)
_ 도급계약에 있어서의 하자담보책임과 관련하여 민법 제667조 제1항 단서에서는 하자가 중요하지 아니한 경우에 그 보수에 과다한 비용을 요할 때에는 아예 하자보수청구권을 인정하지 않고 있어, 그 한도 내에서는 이미 신의칙이나 권리남용금지의 법리가 반영되어 있다.
_ 이 사건 하자는 하자부분과 하자상태, 보수비용에 비추어 볼 때 경미한 하자로 볼 수 없고, 그 보수에 과다한 비용을 요한다고 보이지도 않으므로(하자에 상응하는 정도의 적정한 비용을 요한다고 보인다), 민법 제667조 제1항 단서에 해당하지는 않으며, 위와 같은 정도의 상당한 하자가 있는 목적물을 인수한 피고에게 하자가 없는 경우와 동일하게 동시이행의 항변을 전혀 할 수 없다고 보는 것 또한 정의와 형평에 맞지 않는다.
_ 다만, 위와 같은 정도의 하자에 대한 보수청구의 항변권에 기하여 기성공사대금 ‘전부’의 지급을 거절하는 것이 신의칙에 위반되는 것은 아닌지가 문제된다.
3. 기성공사대금이 분할지급되는 경우 하자보수의무와 동시이행관계에 있는 부분은 하자가 발생된 기성공사의 대금지급채무에 한정되는 것인지 여부
_ 원고는 이 사건과 같이 공사가 순차적으로 진행되고 그 기성고에 따라 공사대금을 지급하기로 약정한 경우 하자보수의무와 동시이행관계에 있는 공사대금은 당해 하자가 발생한 부분의 기성공사대금에 한정된다고 주장하나, 다음과 같은 이유로 부정되어야 할 것이다.
_ 가. 대금지급방법이 분할로 되어 있을 뿐 공사도급계약 자체는 1개이다.
_ 나. 도급인이 하자의 발생사실을 인식하지 못한 채 하자가 발생한 부분에 해당하는 기성공사의 대금을 지급하고, 그 이후에 하자를 발견한 경우 그 이후 부분의 기성공사대금 지급채무와의 동시이행의 항변권을 주장하지 못한다는 것은 동시이행항변권을 인정한 취지(공평의 관념이나 신의칙)에 맞지 않다.
_ 다. 하자발생이 분할되는 기성공사의 어느 한 부분에 해당하는지 불명확한 경우도 흔히 있을 수 있다. 이 사건에 있어서도 매 2개월마다 분할하여 기성공사대금을 지급하기로 하였을 뿐 공사의 공정 자체를 분할하여 기성공사대금을 지급하기로 한 것이 아니기 때문에 하자가 어느 기성공사에서 발생한 것인지 분리해 낼 수 없다.
_ 또한, 아래에서 보는 바와 같이 이 사건에서 신의칙에 따라 그 액수의 제한을 가하게 된다면, 굳이 기성공사대금으로 한정하지 않아도 결론에 있어 부당하지는 않다.
4. 가분적 채무와 동시이행의 항변권
_ 가. 일반론
_ 동시이행의 항변권의 행사에 있어 상대방의 청구가 가분적인 급부를 내용으로 하는 것이면 원칙적으로 상대방이 이행하지 아니하는 부분 또는 불완전한 부분에 상당하는 채무의 이행만을 거절할 수 있다고 보는 것이 통설이다.주3) 주4)
주3)
주4)
주5)
_ 나. 하자보수청구권을 행사하여 동시이행의 항변을 하는 경우 그 지급을 거절할 수 있는 보수지급의 범위
_ 위 일반론에 비추어 보면, 하자보수청구권을 행사하여 동시이행의 항변을 하는 경우에도 그 지급을 거절할 수 있는 보수지급의 범위도 양 당사자의 형평과 신의칙에 따라 정하여져야 할 것이고, 그렇다면 하자보수와 동시이행의 관계에 있는 미지급보수는 전액이 아니라 하자 및 손해에 상응하는 금액에 한정함이 원칙이라고 볼 것이고, 이 부분에 관하여 언급하고 있는 학자들도 이러한 견해를 펼친다.주6)
주6)
_ 하자보수청구권에 기한 도급인의 동시이행의 항변권행사에 있어서도 같은 취지로 볼 여지가 있는 판례도 있다.
_ 대법원 1991. 12. 10. 선고 91다33056 판결에서는 “피고가 여전히 하자의 보수를 청구하고 있는 것이라면, 보수하여야 할 하자의 종류와 정도를 특정함과 아울러 그 하자를 보수하는 적당한 방법과 그 보수에 요할 비용 등에 관하여 심리하여 봄으로써(원고의 주장이 어떤 것인지에 따라서 이 사건 건물에 있는 하자가 중요한 것인지, 또는 그 하자가 중요한 것은 아니더라도 그 보수에 과다한 비용을 요하지 않는 것인지의 여부도 가려보아야 할 것이다), 과연 이 사건 건물에 있는 하자가 그 보수에 요할 비용 등에 비추어 신의칙상 보수(보수)지급청구를 전부 거절할 만한 정도의 것인지의 여부에 관하여 판단하였어야 할 것이다.”고 판시하였다.
_ 또한, 임대차와 관련한 사안인 대법원 1999. 11. 12. 선고 99다34697 판결에서는 “동시이행의 항변권은 근본적으로 공평의 관념에 따라 인정되는 것인데, 임차인이 불이행한 원상회복의무가 사소한 부분이고 그로 인한 손해배상액 역시 근소한 금액인 경우에까지 임대인이 그를 이유로, 임차인이 그 원상회복의무를 이행할 때까지, 혹은 임대인이 현실로 목적물의 명도를 받을 때까지 원상회복의무 불이행으로 인한 손해배상액 부분을 넘어서서 거액의 잔존 임대차보증금 전액에 대하여 그 반환을 거부할 수 있다고 하는 것은 오히려 공평의 관념에 반하는 것이 되어 부당하고, 그와 같은 임대인의 동시이행의 항변은 신의칙에 반하는 것이 되어 허용할 수 없다. 임차인이 금 326,000원이 소요되는 전기시설의 원상회복을 하지 아니한 채 건물의 명도 이행을 제공한 경우, 임대인이 이를 이유로 금 125,226,670원의 잔존 임대차보증금 전액의 반환을 거부할 동시이행의 항변권을 행사할 수 없다.”는 취지의 판시를 하였다.
_ 다만, 하자가 중대하여 보수되지 않으면 계약목적의 달성이 위협을 받는 경우에는 도급인이 계약을 해제할 수도 있을 것이므로(민법 제668조), 공사대금 전액의 지급을 거절할 수 있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_ 다. 이 사건의 경우
_ 이 사건 하자보수를 위한 비용은 676,401,000원이어서, 피고가 미지급한 공사대금 5,402,595,000원에 비하면 약 12.5% 정도에 불과하고, 피고는 하자발생에 관하여 인식하기 전에 이미 부도로 인하여 기성공사대금의 지급을 지체하여 오고 있었고 그 이후에도 이 사건 건물이 위치한 대지가 경매되는 등 여전히 자력이 전혀 없는 점 등을 종합하면, 원고가 이 사건 하자를 보수하여도 지체된 공사대금을 지급할 의사나 능력이 없다고 보인다.
_ 이러한 상황에서 피고가 하자보수청구권에 기하여 기성공사대금 전부에 대한 지급을 거절하는 것은 신의칙에 반한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_ 그렇다면 거절할 수 있는 기성공사대금은 하자보수비용에 상당한 금액으로 한정되는가?
_ (1) 하자보수비용에 상당한 금액으로 보면, 결과적으로 하자보수에 갈음하는 손해배상청구를 인정하는 것과 동일한 효과를 낳고, 이는 도급인이 선택적으로 하자보수에 관한 청구권을 행사할 수 있다는 민법 제667조의 규정의 취지를 몰각시키는 것이 될 수도 있다. 예를 들어, 시공상의 기술적 문제 때문이거나 특수한 하자이어서 수급인만이 하자보수를 할 수 있다면 도급인은 불가피하게 수급인에게 하자보수청구를 하게 되고 동시이행의 항변권을 행사하여 그 이행을 간접적으로 강제하여야 할 터인데, 하자보수비용 상당액만을 지급거절할 수 있도록 한다면 하자보수청구권 행사의 실질적인 효과를 거둘 수 없다. 따라서 하자보수청구권에 기한 동시이행의 항변권행사에 있어 항상 하자보수비용에 상당한 금액에 대하여서만 지급거절을 할 수 있다고 한정하는 것은 곤란하고, ‘하자 및 손해와 공평을 고려한 적정한 금액’으로 한정하여 그 범위에서의 융통성을 인정하여야 할 것이다.
_ 그러나 이 사건에서는 단지 하자보수비용과 미지급 공사대금의 격차뿐만 아니라 피고의 공사대금지급에 관한 의사와 능력이 더욱 문제되고 있고, 피고의 지금까지의 태도와 현재의 자력에 비추어 볼 때, 하자보수비용 상당액으로 한정하는 것이 타당하다.
_ (2) 이 사건에서 나타난 또 하나의 문제는, 감정서에 의하면 보수 후에도 품위저하(미관상 불량)로 인하여 원래부터 하자가 없을 때에 비하여 경제적 가치의 감소가 있을 것이라고 하여(감소의 정도는 나타나지 않음) 하자로 인한 피고의 손해가 하자보수비용 이상임을 알 수 있고, 따라서 동시이행의 항변권행사로 지급을 거절할 기성공사대금의 범위에 이 점을 반영하여야 하는 것이 아닌가라는 점이다.
_ 그러나 이러한 하자에 대하여는 민법 제667조 제2항 후단에서 별도로 손해배상청구를 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고, 피고가 이러한 권리를 행사하지 않은 이상 하자보수청구권에 기한 동시이행의 항변권행사에서는 이 부분을 고려하지 않아도 무방하다.
5. 이 판결의 의의
_ 종래 판례에서는 도급인이 ‘하자보수에 갈음하는 손해배상청구권’을 행사하여 손해배상채무과 공사대금채무의 동시이행을 주장하는 경우, 동시이행관계에 있는 공사잔대금채권의 범위는 그 손해배상채권액과 동액의 금원에 한정된다고 판시하였다.
_ 이 사건은 도급인이 ‘하자보수청구권’을 행사하여 공사대금채무와의 동시이행을 주장하는 경우로서, 위 동시이행의 항변권행사로 지급을 거절할 수 있는 기성공사대금의 범위는 하자 및 손해에 상응하는 금액으로 한정되어야 한다고 판단한 첫 사례이다. 이 사건에서는 하자 및 손해에 상응하는 금액을 하자보수비용과 같게 보았으나, 위와 같은 경우 동시이행의 항변권을 행사하여 지급을 거절할 수 있는 기성공사대금의 범위가 항상 하자보수비용과 같다고 보아서는 안 될 것이다. 왜냐하면, 동시이행의 항변권이 미치는 범위를 사실상 하자보수비용에 한정한다면 발생한 하자에 대하여 손해배상을 구하지 않고 하자보수를 구한 도급인의 이익이 박탈되는 결과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문제되는 하자보수에 수급인의 특별한 기술을 요하는 경우 등에 있어서 도급인은 손해배상이 아닌 하자보수를 구하게 될 것인데, 이에 대하여 수급인의 하자보수의무 이행을 어느 정도 강제할 수 있는 범위까지 동시이행의 항변권이 미친다고 보지 않으면 도급인의 하자보수청구권을 무의미하게 만들 것이므로, 동시이행을 명함에 있어 위와 같은 점까지 고려한 공평의 관념을 기준으로 삼아야 할 것이다.
_ 1. 기성고에 따라 공사대금을 분할하여 지급하기로 약정한 경우라도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하자보수의무와 동시이행관계에 있는 공사대금지급채무는 당해 하자가 발생한 부분의 기성공사대금에 한정되는 것은 아니라고 할 것이다. 왜냐하면, 이와 달리 본다면 도급인이 하자발생사실을 모른 채 하자가 발생한 부분에 해당하는 기성공사의 대금을 지급하고 난 후 뒤늦게 하자를 발견한 경우에는 동시이행의 항변권을 행사하지 못하게 되어 공평에 반하기 때문이다.
_ 2. 미지급 공사대금에 비해 하자보수비 등이 매우 적은 편이고 하자보수공사가 완성되어도 공사대금이 지급될지 여부가 불확실한 경우, 도급인이 하자보수청구권을 행사하여 동시이행의 항변을 할 수 있는 기성공사대금의 범위는 하자 및 손해에 상응하는 금액으로 한정하는 것이 공평과 신의칙에 부합한다.
【참조조문】
_ 민법 제536조, 제667조
【사안의 개요】
[198]
1. 사실관계_ 가. 원고는 1991. 3. 30. 피고와 이 사건 건물(지하 2층, 지상 9층)을 신축하는 공사도급계약을 체결하였다.
_ - 공사기간 : 착공 후 18개월
_ - 도급금액 : 64억 3,100만 원(부가세 포함)
_ - 공사대금지급 : 5% 선급금지급, 매 2개월마다 기성금지급
_ -특약 : 피고가 기성금을 지급하지 못할 경우 착공 후 6개월까지는 지연손해금을 가산하지 않고, 그 이후부터는 연 17.5%의 지연손해금을 가산한다.
_ 나. 피고는 원고에게 1991. 4. 2.과 1992. 4. 6. 두 차례에 걸쳐 선급금 320,155,000원만을 지급하였고, 피고가 1992. 12. 20. 부도를 내자 원고는 기성공사대금을 지급받지 못하였음을 이유로 1992. 12. 28.부터 공사를 중단하였다.
_ 다. 현재 미지급 공사대금은 5,402,595,000원(부가세 10%를 가산한 기성공사대금 5,722,750,000원 - 기지급 선급금 320,155,000원)이다.
_ 라. 그런데 이 사건 건물에 대한 기성공사 부분에서 균열 등의 하자가 발생하였고, 그 보수를 위하여 약 676,401,000원의 비용이 소요된다.
2. 원심의 판단
_ 공사비지급의무는 시공건물의 하자로 인한 보수의무와 동시이행관계에 있다는 피고의 주장에 대하여 하자를 인정하고, 피고는 원고가 위 하자보수의무를 이행할 때까지 공사대금 전체의 지급을 거절할 수 있다고 판단하여, 주문에서 “피고는 원고가 하자보수공사를 완료함과 상환으로 원고에게 기성공사대금(5,402,595,000원) 및 이에 대한 공사완료일 다음날부터 완제일까지 연 17.5%의 비율에 의한 금원을 지급하라.”는 취지의 판시를 하였다.
【상고이유】
_ 기성공사대금이 수회에 나누어서 지급되는 경우, 각 기성공사대금의 지급과 동시이행관계에 있는 하자보수책임의 대상은 해당 기성공사부분이라고 할 것이고, 이미 전 단계의 기성공사대금의 지급의무가 발생한 후 다음 단계의 공사진행과정에서 하자가 발생하였다고 하여도 이전 단계의 기성공사대금청구에 대하여 하자보수와의 동시이행항변을 할 수는 없다. 따라서 원심이 기성공사부분에 대한 하자가 제1회에서 제4회의 기성공사 중 어느 부분에서 발생한 것인지 심리판단하지 않고 전체 기성공사대금과 동시이행관계에 있다고 판시한 것은 수급인의 하자보수의무와 도급인의 보수지급의무의 동시이행관계의 범위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것이다.
_ 가사 피고의 하자보수청구가 정당한 것이라고 하더라도 그 하자보수비용은 기성공사대금의 10% 남짓에 불과하므로 기성공사대금 전액에 관하여 동시이행항변권이 생긴다고 보는 것은 신의칙상 부당한 것이고, 부도를 내고 이미 공사대금지급 능력을 상실한 피고가 기성공사대금의 지급을 거절하기 위한 방편으로 하자보수청구권으로 동시이행의 항변을 하는 것은 권리남용으로 허용될 수 없다.
【해 설】
1. 대금지급의무와 하자보수의무가 동시이행관계에 있는지 여부
_ 동시이행의 항변권이 인정되기 위한 동시이행관계에 있는 채무는 대가적 의미가 있는 채무이다.
_ 도급인의 보수지급의무와 수급인의 일의 완성의무는 동일한 도급계약에서 비롯된 대가적 채무이지만, 도급인의 보수지급의무와 수급인의 하자보수의무는 본래 의미에서 대가적 관계에 있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민법 제667조 제3항에서는 동조 제2항(하자보수에 갈음하는 손해배상청구)의 경우에 동시이행의 항변권에 관한 민법 제536조를 준용한다고 규정하고 있고, 하자보수청구의 경우에도 민법 제536조가 준용된다고 보는 것이 판례·통설이다주1) (대법원 2001. 6. 15. 선고 2001다21632, 21649 판결, 1996. 7. 12. 선고 96다7250, 7267 판결,
[200]
1991. 12. 10. 선고 91다33056 판결 등).주1)
_ 따라서 도급계약에 있어서 완성된 목적물에 하자가 있는 때에는 도급인은 수급인에 대하여 하자의 보수를 청구할 수 있고, 그 하자의 보수에 갈음하여 또는 보수와 함께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는바, 이들 청구권은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수급인의 보수지급청구권과 동시이행의 관계에 있다고 할 것이다.
2. 동시이행의 항변권행사와 신의칙위반 혹은 권리남용
_ 동시이행의 항변권을 인정하는 근거는 공평의 관념과 신의칙에 기한 것이므로, 이에 어긋난다고 보이는 경우에는 동시이행의 항변권을 인정할 수 없게 된다.주2)
주2)
일반적으로 동시이행의 관계가 인정되는 경우에는 그러한 항변권을 행사하는 자의 상대방이 그 동시이행의 의무를 이행하기 위하여 과다한 비용이 소요되거나 또는 그 의무의 이행이 실제적으로 어려운 반면 그 의무의 이행으로 인하여 항변권자가 얻는 이득은 별달리 크지 아니하여 동시이행의 항변권의 행사가 주로 자기 채무의 이행만을 회피하기 위한 수단이라고 보여지는 경우에는 그 항변권의 행사는 권리남용으로서 배척되어야 한다(대법원 1992. 4. 28. 선고 91다29972 판결).
_ 도급계약에 있어서의 하자담보책임과 관련하여 민법 제667조 제1항 단서에서는 하자가 중요하지 아니한 경우에 그 보수에 과다한 비용을 요할 때에는 아예 하자보수청구권을 인정하지 않고 있어, 그 한도 내에서는 이미 신의칙이나 권리남용금지의 법리가 반영되어 있다.
_ 이 사건 하자는 하자부분과 하자상태, 보수비용에 비추어 볼 때 경미한 하자로 볼 수 없고, 그 보수에 과다한 비용을 요한다고 보이지도 않으므로(하자에 상응하는 정도의 적정한 비용을 요한다고 보인다), 민법 제667조 제1항 단서에 해당하지는 않으며, 위와 같은 정도의 상당한 하자가 있는 목적물을 인수한 피고에게 하자가 없는 경우와 동일하게 동시이행의 항변을 전혀 할 수 없다고 보는 것 또한 정의와 형평에 맞지 않는다.
_ 다만, 위와 같은 정도의 하자에 대한 보수청구의 항변권에 기하여 기성공사대금 ‘전부’의 지급을 거절하는 것이 신의칙에 위반되는 것은 아닌지가 문제된다.
[201]
3. 기성공사대금이 분할지급되는 경우 하자보수의무와 동시이행관계에 있는 부분은 하자가 발생된 기성공사의 대금지급채무에 한정되는 것인지 여부
_ 원고는 이 사건과 같이 공사가 순차적으로 진행되고 그 기성고에 따라 공사대금을 지급하기로 약정한 경우 하자보수의무와 동시이행관계에 있는 공사대금은 당해 하자가 발생한 부분의 기성공사대금에 한정된다고 주장하나, 다음과 같은 이유로 부정되어야 할 것이다.
_ 가. 대금지급방법이 분할로 되어 있을 뿐 공사도급계약 자체는 1개이다.
_ 나. 도급인이 하자의 발생사실을 인식하지 못한 채 하자가 발생한 부분에 해당하는 기성공사의 대금을 지급하고, 그 이후에 하자를 발견한 경우 그 이후 부분의 기성공사대금 지급채무와의 동시이행의 항변권을 주장하지 못한다는 것은 동시이행항변권을 인정한 취지(공평의 관념이나 신의칙)에 맞지 않다.
_ 다. 하자발생이 분할되는 기성공사의 어느 한 부분에 해당하는지 불명확한 경우도 흔히 있을 수 있다. 이 사건에 있어서도 매 2개월마다 분할하여 기성공사대금을 지급하기로 하였을 뿐 공사의 공정 자체를 분할하여 기성공사대금을 지급하기로 한 것이 아니기 때문에 하자가 어느 기성공사에서 발생한 것인지 분리해 낼 수 없다.
_ 또한, 아래에서 보는 바와 같이 이 사건에서 신의칙에 따라 그 액수의 제한을 가하게 된다면, 굳이 기성공사대금으로 한정하지 않아도 결론에 있어 부당하지는 않다.
4. 가분적 채무와 동시이행의 항변권
_ 가. 일반론
_ 동시이행의 항변권의 행사에 있어 상대방의 청구가 가분적인 급부를 내용으로 하는 것이면 원칙적으로 상대방이 이행하지 아니하는 부분 또는 불완전한 부분에 상당하는 채무의 이행만을 거절할 수 있다고 보는 것이 통설이다.주3) 주4)
주3)
주4)
임대차계약에 있어서 목적물을 사용·수익케 할 임대인의 의무와 임차인의 차임지급의무는 상호 대응관계에 있으므로 임대인이 목적물에 대한 수선의무를 불이행하여 임차인이 목적물을 전혀 사용할 수 없을 경우에는 임차인은 차임전부의 지급을 거절할 수 있으나, 수선의무불이행으로 인하여 부분적으로 지장이 있는 상태에서 그 사용·수익이 가능할 경우에는 그 지장이 있는 한도 내에서만 차임의 지급을 거절할 수 있을 뿐 그 전부의 지급을 거절할 수는 없으므로 그 한도를 넘는 차임의 지급거절은 채무불이행이 된다(대법원 1989. 6. 13. 선고 88다카13349 판결).
[202]
_ 도급인이 ‘하자보수에 갈음하는 손해배상청구권’을 행사하여 손해배상채무와 공사대금채무와의 동시이행을 주장하는 사안에서, 판례가 동시이행관계에 있는 수급인의 공사잔대금채권의 범위는 그 손해배상채권액과 동액의 금원에 한정된다고 거듭 판시하고 있는 것도 같은 맥락에 따른 것이라고 보인다(대법원 1990. 5. 22. 선고 90다카230 판결, 1991. 12. 10. 선고 91다33056 판결, 1994. 10. 11. 선고 94다26011 판결, 1996. 6. 11. 선고 95다12798 판결).주5) 주5)
하자에 갈음하는 손해배상청구에 기한 동시이행의 항변권행사에서 문제되는 것은 미지급 대금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어느 범위 내에서 인정할 것인가, 즉 손해배상액에 상당한 미지급 대금에 한하여서만 지체책임을 묻지 않을지 아니면 미지급 대금 전부에 대하여 지체책임을 묻지 않을지 여부이다.
_ 나. 하자보수청구권을 행사하여 동시이행의 항변을 하는 경우 그 지급을 거절할 수 있는 보수지급의 범위
_ 위 일반론에 비추어 보면, 하자보수청구권을 행사하여 동시이행의 항변을 하는 경우에도 그 지급을 거절할 수 있는 보수지급의 범위도 양 당사자의 형평과 신의칙에 따라 정하여져야 할 것이고, 그렇다면 하자보수와 동시이행의 관계에 있는 미지급보수는 전액이 아니라 하자 및 손해에 상응하는 금액에 한정함이 원칙이라고 볼 것이고, 이 부분에 관하여 언급하고 있는 학자들도 이러한 견해를 펼친다.주6)
주6)
김형배, 채권각론[계약법] (1997), 606면; 이은영, 채권각론(1999), 523면; 정광수, “수급인의 하자담보책임에 관한 연구(고려대 박사학위논문)” (1995), 44면 참조. 독일에서도 마찬가지로 보고 있다(Staudingers Kommentar(1997), §641 Rn. 30; Münchener Kommentar(1997), §641 Rn. 4).
_ 하자보수청구권에 기한 도급인의 동시이행의 항변권행사에 있어서도 같은 취지로 볼 여지가 있는 판례도 있다.
_ 대법원 1991. 12. 10. 선고 91다33056 판결에서는 “피고가 여전히 하자의 보수를 청구하고 있는 것이라면, 보수하여야 할 하자의 종류와 정도를 특정함과 아울러 그 하자를 보수하는 적당한 방법과 그 보수에 요할 비용 등에 관하여 심리하여 봄으로써(원고의 주장이 어떤 것인지에 따라서 이 사건 건물에 있는 하자가 중요한 것인지, 또는 그 하자가 중요한 것은 아니더라도 그 보수에 과다한 비용을 요하지 않는 것인지의 여부도 가려보아야 할 것이다), 과연 이 사건 건물에 있는 하자가 그 보수에 요할 비용 등에 비추어 신의칙상 보수(보수)지급청구를 전부 거절할 만한 정도의 것인지의 여부에 관하여 판단하였어야 할 것이다.”고 판시하였다.
_ 또한, 임대차와 관련한 사안인 대법원 1999. 11. 12. 선고 99다34697 판결에서는 “동시이행의 항변권은 근본적으로 공평의 관념에 따라 인정되는 것인데, 임차인이 불이행한 원상회복의무가 사소한 부분이고 그로 인한 손해배상액 역시 근소한 금액인 경우에까지 임대인이 그를 이유로, 임차인이 그 원상회복의무를 이행할 때까지, 혹은 임대인이 현실로 목적물의 명도를 받을 때까지 원상회복의무 불이행으로 인한 손해배상액 부분을 넘어서서 거액의 잔존 임대차보증금 전액에 대하여 그 반환을 거부할 수 있다고 하는 것은 오히려 공평의 관념에 반하는 것이 되어 부당하고, 그와 같은 임대인의 동시이행의 항변은 신의칙에 반하는 것이 되어 허용할 수 없다. 임차인이 금 326,000원이 소요되는 전기시설의 원상회복을 하지 아니한 채 건물의 명도 이행을 제공한 경우, 임대인이 이를 이유로 금 125,226,670원의 잔존 임대차보증금 전액의 반환을 거부할 동시이행의 항변권을 행사할 수 없다.”는 취지의 판시를 하였다.
_ 다만, 하자가 중대하여 보수되지 않으면 계약목적의 달성이 위협을 받는 경우에는 도급인이 계약을 해제할 수도 있을 것이므로(민법 제668조), 공사대금 전액의 지급을 거절할 수 있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_ 다. 이 사건의 경우
_ 이 사건 하자보수를 위한 비용은 676,401,000원이어서, 피고가 미지급한 공사대금 5,402,595,000원에 비하면 약 12.5% 정도에 불과하고, 피고는 하자발생에 관하여 인식하기 전에 이미 부도로 인하여 기성공사대금의 지급을 지체하여 오고 있었고 그 이후에도 이 사건 건물이 위치한 대지가 경매되는 등 여전히 자력이 전혀 없는 점 등을 종합하면, 원고가 이 사건 하자를 보수하여도 지체된 공사대금을 지급할 의사나 능력이 없다고 보인다.
_ 이러한 상황에서 피고가 하자보수청구권에 기하여 기성공사대금 전부에 대한 지급을 거절하는 것은 신의칙에 반한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_ 그렇다면 거절할 수 있는 기성공사대금은 하자보수비용에 상당한 금액으로 한정되는가?
_ (1) 하자보수비용에 상당한 금액으로 보면, 결과적으로 하자보수에 갈음하는 손해배상청구를 인정하는 것과 동일한 효과를 낳고, 이는 도급인이 선택적으로 하자보수에 관한 청구권을 행사할 수 있다는 민법 제667조의 규정의 취지를 몰각시키는 것이 될 수도 있다. 예를 들어, 시공상의 기술적 문제 때문이거나 특수한 하자이어서 수급인만이 하자보수를 할 수 있다면 도급인은 불가피하게 수급인에게 하자보수청구를 하게 되고 동시이행의 항변권을 행사하여 그 이행을 간접적으로 강제하여야 할 터인데, 하자보수비용 상당액만을 지급거절할 수 있도록 한다면 하자보수청구권 행사의 실질적인 효과를 거둘 수 없다. 따라서 하자보수청구권에 기한 동시이행의 항변권행사에 있어 항상 하자보수비용에 상당한 금액에 대하여서만 지급거절을 할 수 있다고 한정하는 것은 곤란하고, ‘하자 및 손해와 공평을 고려한 적정한 금액’으로 한정하여 그 범위에서의 융통성을 인정하여야 할 것이다.
_ 그러나 이 사건에서는 단지 하자보수비용과 미지급 공사대금의 격차뿐만 아니라 피고의 공사대금지급에 관한 의사와 능력이 더욱 문제되고 있고, 피고의 지금까지의 태도와 현재의 자력에 비추어 볼 때, 하자보수비용 상당액으로 한정하는 것이 타당하다.
_ (2) 이 사건에서 나타난 또 하나의 문제는, 감정서에 의하면 보수 후에도 품위저하(미관상 불량)로 인하여 원래부터 하자가 없을 때에 비하여 경제적 가치의 감소가 있을 것이라고 하여(감소의 정도는 나타나지 않음) 하자로 인한 피고의 손해가 하자보수비용 이상임을 알 수 있고, 따라서 동시이행의 항변권행사로 지급을 거절할 기성공사대금의 범위에 이 점을 반영하여야 하는 것이 아닌가라는 점이다.
_ 그러나 이러한 하자에 대하여는 민법 제667조 제2항 후단에서 별도로 손해배상청구를 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고, 피고가 이러한 권리를 행사하지 않은 이상 하자보수청구권에 기한 동시이행의 항변권행사에서는 이 부분을 고려하지 않아도 무방하다.
5. 이 판결의 의의
_ 종래 판례에서는 도급인이 ‘하자보수에 갈음하는 손해배상청구권’을 행사하여 손해배상채무과 공사대금채무의 동시이행을 주장하는 경우, 동시이행관계에 있는 공사잔대금채권의 범위는 그 손해배상채권액과 동액의 금원에 한정된다고 판시하였다.
_ 이 사건은 도급인이 ‘하자보수청구권’을 행사하여 공사대금채무와의 동시이행을 주장하는 경우로서, 위 동시이행의 항변권행사로 지급을 거절할 수 있는 기성공사대금의 범위는 하자 및 손해에 상응하는 금액으로 한정되어야 한다고 판단한 첫 사례이다. 이 사건에서는 하자 및 손해에 상응하는 금액을 하자보수비용과 같게 보았으나, 위와 같은 경우 동시이행의 항변권을 행사하여 지급을 거절할 수 있는 기성공사대금의 범위가 항상 하자보수비용과 같다고 보아서는 안 될 것이다. 왜냐하면, 동시이행의 항변권이 미치는 범위를 사실상 하자보수비용에 한정한다면 발생한 하자에 대하여 손해배상을 구하지 않고 하자보수를 구한 도급인의 이익이 박탈되는 결과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문제되는 하자보수에 수급인의 특별한 기술을 요하는 경우 등에 있어서 도급인은 손해배상이 아닌 하자보수를 구하게 될 것인데, 이에 대하여 수급인의 하자보수의무 이행을 어느 정도 강제할 수 있는 범위까지 동시이행의 항변권이 미친다고 보지 않으면 도급인의 하자보수청구권을 무의미하게 만들 것이므로, 동시이행을 명함에 있어 위와 같은 점까지 고려한 공평의 관념을 기준으로 삼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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