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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정경쟁방지법과 상표법의 관계

작성자강변|작성시간10.07.25|조회수881 목록 댓글 0

 

부정경쟁방지법과 상표법의 관계

 

 
_ I. 들어가는 글
_ II. 부정경쟁방지법과 상표법의 상호관계
_ 1. 부정경쟁방지법과 상표법의 법목적 및 기능의 동일성
_ 2. 부정경쟁방지법의 상표법에 대한 보충적 지위 -부정경쟁방지법 제15조의 해석
_ III. 결어

I. 들어가는 글

_ 자본주의 경제시장은 사유재산제를 바탕으로 하고 자유로운 경제활동이 보장되어야만 그 기능을 원활하게 발휘할 수 있다. 그 동안 세계경제는 경제활동의 자유를 통해 그 규모가 점차 확대되었고 이를 통해 인간복지가 점진적으로 개선되었다. 이러한 자유경쟁체제는 최소비용으로 최대이윤을 추구하는 경제원칙은 만족시켜 왔지만 각 개인의 이익이 충돌하는 영역에서는 지나친 이윤추가로 불공정한 경쟁을 발생시켰다. 특히 산업의 주류가 노동집약적 산업에서 지식·서비스산업으로 옮아가면서 상표와 관련된 분쟁이 증가하였다. 예전에는 무형의 브랜드 개념 자체가 생소하고 경제적인 가치가 있다거나 소유할 수 있는 권리라는 인식이 미약했으나 지금은 소비자를 비롯하여 사회적인 인식이 변화하였고 상표나 마케팅 분야에서 유사한 이미지로 기존의 상품이 가지고 있던 독특한 이미지가 손상되는 침해를 입게 되면 적극적으로 대응할 필요성도 증가하였다. 특히 인터넷의 발달로 광고채널이 다변화되고 개별소비자를 대상으로 한 기업들의 상표접근력이 커지면서 그 만큼 분쟁도 많아지고 있다. 그리고 자사 제품을 나타내는 표식이 강할수록 홍보에는 시간과 비용이 더 들어가게 되므로 이미 알려진 유명 브랜드의 힘을 빌리려는 과정에서 유사상표의 경계선을 넘는 경우가 생기는 것이다.주1)
주1)
이병택, 주지 저명상표의 보호에 대한 연구, 배재대학교 석사학위논문, 2003, 11-12면.

_ 경쟁은 자본주의 시장경제에서 필수적이지만 자칫 무분별한 부당경쟁은 소비자의 이익을 해칠 수 있고 경쟁주체 간에 불필요한 비용을 낭비함으로써 결국 사회적인 경제손실로 경제파탄을 초래할 수도 있다. 따라서 공정한 경쟁질서를 확립하여 각자 안전하고 보장된 사회환경에서 자유롭고 효율적인 경제활동을 영위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요구된다. 즉 경쟁행위는 일정한 당위의 법칙내지 사회규범이 지켜지는 상태에서 행해져야 한다. 신의칙이나 공서양속에 어긋나는 행위까지 경제활동의 자유에 포함될 수는 없다. 그 결과 세계여러 나라는 경쟁행위의 공정성 담보가 자본주의 경제질서를 유지하기 위한 최소한의 전제임을 확인하고 공정하고 자유로운 경쟁질서를 파괴하는 비건설적·비기여적 경쟁행위를 규제하는 입법을 함으로써 자유시장 경제체제의 원활한 작동을 도모하고 있다.주2)
주2)

_ 연혁적으로 보아 영국·미국·프랑스 등에서는 타인의 상표·상호 등 영업상 표지의 부당한 사용, 산업스파이 등의 부정경쟁행위를 민법상의 불법행위의 특수유형으로 발전시켜 부정경업소송 등을 통하여 규제하여 왔고, 독일·스위스·일본 등에서는 부정경쟁방지법이라는 특별법을 제정하여 부정경쟁행위를 금지시켜 왔다.주3) 우리나라는 1961년에 독일·스위스·일본의 법제를 본 따 "부정경쟁방지법"을 제정하여 일정한 유형의 부정경쟁행위와 영업비밀 침해행위를 규제하고 있다.주4)
주3)
우리나라는 1934년부터 일본 부정경쟁방지법을 의용한 조선부정경쟁방지령이 시행되어 왔으나, 1961년 12월 30일 입법근대화 작업의 일환으로 "부정경쟁방지법"을 제정하였다. 그 후 1991년 12월 31일 동법 개정을 통하여 영업비밀 보호제도를 도입하였고, 1998년 반도체 국외 유출사건을 계기로 법 명칭을 "부정경쟁방지 및 영업비밀보호에 관한 법률"로 변경하였다. 아래에서는 계속 부정경쟁방지법으로 표기하였다.

_ 이러한 부정경쟁방지법은 넓게는 상표법을 포함하는 지적재산권법의 일부를 구성하고 있고,독점규제법과 함께 자유시장 경제질서에 있어 경쟁의 자유와 공정을 보장하기 위한 넓은 의미의 경제법을 형성하고 있다.주5) 구체적으로 보면 지적재산권법은 저작권, 특허권, 실용신안권, 산업 디자인권, 상표권 등의 지적인 창작물에 등록을 통해 독점권을 부여함으로써 권리자 개인의 재산권을 보호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고, 경제법은 영업행위 전반에 걸쳐 독점적 지위를 통한 반경쟁행위를 금지하여 자유로운 경쟁을 보장함으로써 자유시장질서와 소비자를 보호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는데 비해, 부정경쟁방지법은 주지된 타인의 상품표지·영업표지 및 영업비밀을 부정하게 사용하는 부당경쟁행위를 통해 타인의 권리를 침해하는 것을 금지함으로써 신용이나 영업비밀 같은 무체재산권의 권리자를 보호하고 이를 통해 반사적으로 소비자를 보호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주5)
송영식 외 2인, 지적재산권법 (하), 제8판, 육법사, 398면.

_ 이와 같이 부정경쟁방지법은 지적재산권법의 특징과 경제법의 특징을 함께 가지고 있는데, 자유로운 경쟁을 보호해서 소비자를 보호하는 측면보다는 무체재산권자를 보호하는 측면이 더 강하기 때문에 대부분 지적재산권에 포함시켜서, 특히 그중에서도 상표법과 관련하여 설명하고 있다. 그러나 지적재산권법이 개인의 재산권보호를 근본적인 특징으로 하는 반면에, 부정경쟁방지법은 개인의 재산권보호와 이를 통한 소비자보호라는 특징을 함께 가지고 있기 때문에 경제법에 포함시켜도 무방할 것이다.
_ 한편 부정경쟁방지법이 지적재산권법과 경제법의 일부를 이루고 있다는 점은 근본적으로 부정경쟁방지법이 상표법을 비롯한 지적재산권법,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 등과 서로 여러 방면에서 교착되어 상호보완 또는 해석상 저촉의 문제를 유발시킬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특히 상표보호에 관한 규정이 상표법과 부정경쟁방지법에 양분되어 있기 때문에, 현실적으로 상표법에 의한 등록상표의 보호와 부정경쟁방지법에 의한 주지상표의 보호가 서로 모순 내지 충돌되는 경우가 빈번히 발생하고 그 해결을 위한 여러 가지 해석론도 나오게 되었다.주6)
주6)

_ 아래에서는 이러한 부정경쟁방지법과 상표법의 관계를 살펴본 후 양법간의 저촉문제와 관련하여 이를 조화롭게 해결하는 방안을 중점적으로 살펴보도록 하겠다.
[238]

II. 부정경쟁방지법과 상표법의 상호관계

1. 부정경쟁방지법과 상표법의 법목적 및 기능의 동일성
_ 상표법은 제1조에서 "상표를 보호함으로써 상표사용자의 업무상의 신용유지를 도모하여 산업발전에 이바지함과 아울러 수요자의 이익을 보호함을 목적으로 한다"라고 상표법의 목적을 규정하고 있다. 따라서 상표제도의 목적은 상표를 보호함으로써 상표권자입장에서는 상표에 화체된 신용과 이익을 보호·유지하게 하여 재산적 이익을 보호하는 것이고, 일반수요자의 측면에서는 원하는 상품을 손쉽고 정확하게 선택할 수 있게 하여 상품선택을 위한 비용을 절감케 하는 것이며, 국가적인 차원에서는 건전한 상거래의 활성화를 통해 산업발전에 기여하는 것이다.주7) 또한 판례는 "상표제도의 목적은 상표와 상표간의 관계를 유지케 함으로써 상표의 오인 내지 상표의 혼동으로 인하여 발생될 부정경쟁을 방지하고 그 혼동으로 피해를 입는 상표권자의 영업상의 신용을 보전함과 아울러 그 상품의 거래자와 수요자를 보호하려는데 있다"고 판시함으로써주8) , 부정경쟁의 방지가 상표법의 한 목적임을 밝히고 있다.
주7)

_ 부정경쟁방지법도 제1조에서 "국내에 널리 알려진 타인의 상표·상호 등을 부정하게 사용하는 등의 부정경쟁행위와 타인의 영업비밀을 침해하는 행위를 방지하여 건전한 거래질서를 유지함을 목적으로 한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_ 이와 같이 부정경쟁의 방지와 건전한 상거래질서의 확립이라는 공동의 목적을 가지는 점에서 상표법과 부정경쟁방지법은 모두 경쟁질서법적 성질을 가진다. 그러나 상표법이 등록주의를 채택하고 있어 등록상표에 대하여 독점배타적권리로서의 상표권을 설정하고 상표권침해를 방지하기 위하여 타인이 등록상표와 동일·유사한 상표를 동일·유사한 상품에 사용하는 것을 정형적·일률적으로 금지시킴으로써 부정경쟁을 방지하는데 비해, 부정경쟁방지법은 국내 실거래시장에서 널리 알려진 주지·저명한 상표와 혼동을 발생시키는 행위를 구체적·개별적으로 파악하여 금지시킴으로써 부정경쟁을 방지하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다시 말하면 부정경쟁방지법은 부정경쟁의 방지를 1차적인 목적으로 하고 있는데 반하여, 상표법은 상표의 보호가 1차적인 목적이고 부정경쟁의 방지는 등록상표에 대하여 인정되는 등록배제효과 및 사용금지효과의 반사적·간접적 효과라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그러나 양법은 출처표시의 보호를 통해서 공정한 경쟁을 유도하는 점에서 동일한 기능을 수행한다. 다시 말해 상표법이 상표의 보호를 통하여 그 보유자의 신용과 수요자의 이익을 보호하는 것은 궁극적으로 공정한 거래질서의 확립을 의미하는 것이고, 부정경쟁방지법이 상표 등의 부정사용을 방지함으로써 건전한 거래질서를 유지하는 것은 상표 등의 부정사용의 방지에 의해서 상표 등의 보유자의 신용과 수요자의 이익이 보호되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므로, 양법은 그 기능과 법목적을 같이 하는 것이다.주9)
주9)

_ 그 결과 동일행위가 이들 양법의 법규정에 동시에 해당되는 경우가 생길수 있는데, 이러한 경우에는 중복적용이 가능하다. 예를 들면 등록된 주지상표의 침해가 있는 경우 그 침해행위는 등록상표권의 침해이자 주지상표의 침해이기도 하므로 청구권의 경합이 생기고 통설과 판례는 중복적용을 긍정한다.주10) 즉 상표법에 의해 등록된 주지상표에 대해서는 상표법에 의한 보호뿐만 아니라 부정경쟁방지법에 의한 보호도 중첩적으로 주어지게 된다. 따라서 상표법에 근거해서는 상표의 등록거절 및 등록무효를 청구할 수 있고, 부정경쟁방지법에 근거해서는 상표의 사용금지를 청구할 수 있다. 다만 상표법이 적용되기 위해서는 등록이 되어 있어야 하고, 부정경쟁방지법이 적용되기 위해서는 주지성을 획득해야 한다.
주10)
송영식 외 2인, 앞의 책, 400면.

_ 상품이나 서비스의 출처표시인 넓은 의미의 상표에는 그 상품이나 서비스의 명성과 소비자의 신뢰가 화체되어 재산적 가치가 인정되고 이를 통해 공정한 시장질서가 형성된다. 따라서 이러한 상표를 허락없이 사용함으로써 타인의 명성을 도용하는 것은 위법한 행위로 불법행위에 해당된다고 볼 수 있을 것이다. 다만 구체적으로 어떠한 경우에, 어떠한 범위에서 상표의 명성이 존재하고 보호할 가치가 있는 것인지가 명확하지 않기 때문에 부정경쟁방지법은 상품이나 서비스의 출처표시가 수요자간에 널리 인식되었는지의 여부, 즉 상표의 주지성을 바탕으로 하고 그 상표와의 출처혼동이라든가 원산지·품질의 오인을 일으킬 우려를 요건으로 하여 그에 대한 적절한 구제수단을 부여하고 있다. 이를 통해 주지상표의 재산적 가치가 보호되고 공정한 시장질서가 유지될 수 있지만, 그 요건으로서 요구되는 주지성과 출처혼동의 여부에 대한 판단이 어렵고 다툼이 있기 쉬워서 법원에 가서야 비로소 해결되는 불명확성과 불확실성을 내포하고 있다.
_ 따라서 계속적으로 반복되는 거래관계에서 명확성과 예측가능성을 높여주기 위해서 상표법은 일정한 요건을 갖춘 상표에 대해서는 그 요건의 충족여부를 심사한 후 등록을 해주고, 등록된 상표의 보유자에게 전국적으로 일정한 효력을 가지는 상표권을 취득하게 해줌으로써, 구제수단을 위한 보다 명확한 법적 근거를 마련해준 것이다. 이와 같이 상표법은 상표의 심사 및 등록을 전제로 해서 전국적으로 일정한 효력을 가진 상표권을 부여해줌으로써 상표의 효율적인 보호를 가능하게 해준다는 점에서 부정경쟁방지법에 비해서 특별법적인 지위에 있다고 할 것이다. 그러므로 상표법과 부정경쟁방지법의 관계가 문제시되고 양법의 적용결과가 모순되는 경우에는 특별법에 해당하는 상표법을 우선해서 적용하고 부정경쟁방지법은 보충적인 지위를 가지는 것으로 해석하는 것이 타당할 것이다. 부정경쟁방지법 제15조는 이러한 부정경쟁방지법의 보충적 지위를 확인하는 것이다.

(2) 법규정의 내용

_ 1961년 제정된 부정경쟁방지법 제7조는 "무체재산권행사행위에 대한 적용의 예외"라는 제목하에 "부정경쟁방지법 제2조 제1호제2호, 제3조, 전조 제1항 및 제2항과 제8조 제2호의 규정은 특허법, 실용신안법, 의장법, 상표법 또는 상법 중 상호에 관한 규정에 의하여 권리를 행사하는 행위에 대하여는 적용하지 아니한다"고 규정하고 있었다.
_ 이 규정은 1986년에 "특허법, 실용신안법, 의장법, 상표법,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 상법 중 상호에 관한 규정 또는 형법 중 국기·국장에 관한 규정에 부정경쟁방지법 제2조 내지 제4조제11조의 규정과 다른 규정이 있는 경우에는 그 법에 의한다"라고 개정되었다.
_ 현행 부정경쟁방지법은 제15조 제1항에서 "특허법, 실용신안법, 의장법 또는 상표법에 제2조 내지 제6조제18조 제3항의 규정과 다른 규정이 있는 경우에는 그 법에 의한다"고 규정하고 있고, 제2항에서는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 표시·광고의 공정화에 관한 법률 또는 형법 중 국기·국장에 관한 규정에 제2조 제1호 라목 내지 바목, 제3조 내지 제6조제18조 제3항의 규정과 다른 규정이 있는 경우에는 그 법에 의한다"고 규정하여, 1986년 개정법의 내용을 동일하게 유지하고 있다.

(3) 판례의 견해

_ 그러나 판례에 따르면, 상표법이나 특허법에 근거한 권리행사이더라도 그것이 권리남용이거나 신의칙에 위배되어 산업재산권에 따른 정당한 권리행사로 볼 수 없는 경우에는 부정경쟁방지법 제15조의 적용이 배제되고 오히려 부정경쟁행위의 금지와 관련된 규정이 적용된다.

1) 헌법재판소의 견해
_ 헌법재판소는 부정경쟁방지법 제15조에 대한 위헌소송주11) 에서 "부정경쟁방지법과 상표법과의 관계, 이 사건 법률조항의 입법배경 및 판례의 해석에 의해 구체화된 내용 등을 종합하여 보면, 이 사건 법률조항은 서로 밀접한 관계에 있으면서도 구체적 입법목적과 규율방법을 달리함으로써 상호간에 저촉, 충돌의 가능성을 가지고 있는 위 양법의 관계를 분명히 함으로써 이러한 저촉, 충돌에 대비하기 위한 것임을 알 수 있다. 당해 사건과 같이 상표법 위반이 성립되지 않는 경우는 양법이 경합 또는 저촉되는 경우를 대비한 이 사건 법률조항의 규율대상에 포함되지 않으며, 이 사건 법률조항이 청구인의 주장과 같이 상표법상 상표나 서비스표로 등록될 수 없는 표지는 부정경쟁방지법상의 보호대상도 될 수 없다거나, 상표법상 상표나 서비스표로 일단 등록이된 표지에 관한 권리침해 여부에 대해서는 상표법만 적용되고 부정경쟁방지법은 적용될 수 없다는 의미로 해석될 여지는 없다. 상표법에 의해 등록될 수 없는 표지가 실제의 사용에 의해 주지되었을 때 부정경쟁방지법에 의해 보호가 된다 하더라도 이는 부정경쟁방지법이 추구하는 또 다른 공익에 기여할 수 있는 것이며, 그것만으로 법체계상 혼란을 일으키는 것은 아니다"고 판시하여 현실적으로 부정경쟁방지법은 상표법을 보완하는 기능을 수행하고 있다고 해석하였다.
주11)


2) 대법원의 견해
_ 대법원은 "부정경쟁방지법 제15조의 규정은 상표법 등에 부정경쟁방지법의 규정과 다른 규정이 있는 경우에는 그 법에 의하도록 한 것에 지나지 아니하므로, 상표법 등 다른 법률에 의하여 보호되는 권리일지라도 그 법에 저촉되지 아니하는 범위 안에서는 부정경쟁방지법을 적용할 수 있다"라고 판시하여주12) , 상표법상 등록된 상표 또는 서비스표일지라도 부정경쟁방지법이 적용될 수 있음을 분명히 하였다. 즉 상표의 등록이나 상표권의 양수가 자기의 상품을 타업자의 상품과 식별시킬 목적으로 한 것이 아니고 국내에 널리 인식되어 사용되고 있는 상표와 동일·유사한 상표를 사용하여 일반 수요자로 하여금 타인의 상품과 혼동을 일으키게 하거나 타인의 영업상의 시설이나 활동과 혼동을 일으키게 하여 이익을 얻을 목적으로 형식상 상표권을 취득하는 경우에는 상표의 등록출원이나 상표권의 양수 자체가 부정경쟁행위를 목적으로 하는 것으로서, 설사 권리의 외형을 갖추었다 하더라도 이는 상표법을 악용하거나 남용한 것이 되어 상표법에 의한 적법한 권리행사라고 인정할 수 없으므로 부정경쟁방지법의 적용이 배제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주12)
대판 1993.1.19. 92도2054 (사임당사건); 대판 2000.5.12. 98다49142 (비제바노사건).



(4) 판례의 문제점
_ 그러나 이러한 판례의 견해와 같이 등록상표권자의 상표사용을 부정경쟁방지법상의 부정경쟁행위로 보는 것은 상표법우선의 원칙을 채택하고 있는 명문의 규정에 반할 수 있다는 문제가 제기될 수 있다. 즉 원칙적으로 등록상표권자는 상표법 제50조에 의하여 대한민국 전역에서 당해 등록상표를 그 지정상품과 동일한 상품에 사용할 권리를 독점하는 것이고, 따라서 비록 당해 등록상표와 동일 또는 유사한 미등록주지상표가 존재하고 등록상표와 미등록주지상표의 보유자가 서로 다른 경우에는 원칙적으로 등록상표권자의 권리가 우선함을 부정경쟁방지법 제15조가 분명히 하고 있는 것인데, 판례는 이러한 원칙을 무시한 채 상표법에 저촉되지 아니하는 범위 안에서는 부정경쟁방지법이 적용될 수 있다고 판시했다는 것이다.주13)
주13)
구대환, 상표권과 부정경쟁방지, 창작과 권리, 제36호(2004년 가을호), 96-97면.

_ 또한 상표법이 등록주의원칙을 채택하여 출원상표에 대한 엄격한 심사를 거쳐 등록을 한 후에는 그러한 등록의 효력을 공신하여 비록 등록무효사유가 있다 하더라도 심판에 의해 그 등록이 무효로 선언되어 확정되기 전까지는 등록상표로서의 권리를 그대로 보유한다주14) 는 것이 상표법의 대원칙인 현실에서, 등록상표의 사용이 부정경쟁방지법상의 부정경쟁행위에 해당되고 따라서 등록상표의 사용금지와 더 나아가 사용금지의 일환으로 상표의 등록까지 무효화할 수 있다고 보는 것은 상표법상의 상표등록의 공신력을 떨어뜨리고 상표법상의 상표등록무효심판에 관한 규정을 무의미하게 만든다는 비판이 있을 수 있다.주15) 물론 판례는 등록상표의 사용도 부정경쟁행위에 해당될 수 있다고만 판시했지 이 경우에 상표사용금지의 한 방법으로 상표등록도 무효화할 수 있다고까지는 명시적으로 밝히지 않고 있다. 그러나 등록상표라도 부정경쟁행위에 해당된다고 본 이상은 상표등록까지도 무효화할 수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고 생각하여도 지나친 억측은 아닌 듯싶다.
주14)


(5) 소결
_ 앞에서 살펴보았듯이 상표법은 등록상표를, 부정경쟁방지법은 주지상표를 보호하는 것으로 그 역할을 잘 나누어 담당하고 있는 것같이 보이지만, 동일·유사한 등록상표와 주지상표의 보유자가 서로 다른 경우에는 누구의 권리가 우선하는지와 관련하여 어려운 문제가 발생한다. 예를 들어 만약 주지상표와 동일·유사한 상표가-제3자에 의해서 먼저 등록된 경우에, 등록상표의 보유자인 상표권자가 주지상표의 사용을 금지하게 되면 당해 상표의 선사용자인 주지상표 보유자를 보호하고자 하는 부정경쟁방지법의 취지에 반하게 되는 반면에, 주지상표 보유자가 부정경쟁방지법에 따라 부정경쟁행위인 등록상표의 사용을 금지하게 되면 등록상표의 안정과 공신력을 파괴하게 되어 상표법의 취지에 반하게 된다. 이러한 문제와 관련하여 부정경쟁방지법 제15조는 상표법과 부정경쟁방지법이 저촉되는 경우에는 원칙적으로 상표법이 우선된다는 규정을 둠으로써 상표법과의 조화를 도모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규정에도 불구하고 현실적으로 등록상표와 주지상표 사이의 충돌이 빈번히 발생하고 있기 때문에, 이 규정을 더욱 현실과 조화롭게 해석할 필요성이 제기된다.
_ 이와 관련하여 1986년 개정 이전의 구 부정경쟁방지법 제9조는 "상표법 등에 의하여 권리를 행사하는 행위에 대해서는 부정경쟁방지법의 규정을 적용하지 아니한다"고 규정하고 있었으나, 현행 부정경쟁방지법 제15조는 "상표법 등에 부정경쟁방지법의 규정과 다른 규정이 있는 때에는 그 법에 의한다"고 규정하고 있는 것에 비추어보면, 이 규정은 원칙적으로 상표법을 우선 적용하지만 상표법만으로 해결할 수 없는 사항들에 대해서는 부정경쟁방지법을 보충적으로 적용하여 해결해야 한다는 뜻으로 해석할 수 있을 것이다. 더 나아가 상표법의 적용이 실거래계에서의 불합리한 상황을 더욱 악화시키는 상황에서는 오히려 상표법의 적용을 배제하고 부정경쟁방지법을 적용하여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는 뜻으로 해석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생각된다. 이러한 점에서 대법원이 "상표법 등 다른 법률에 의하여 보호되는 권리일지라도 그 법에 저촉되지 아니하는 범위 안에서는 부정경쟁방지법을 적용할 수 있다"라고 판시한 내용은 긍정할 수 있을 것이다.주16)
주16)

_ 그러나 앞에서 보았듯이 이러한 해석은 상표등록무효심판제도를 강행규정으로 두고 있는 현행 상표법과 일치하지 않게 되는 문제를 발생시킨다. 이것은 기본적으로 하나의 상표에 대하여 상표법과 부정경쟁방지법이라는 두 가지의 법규정이 적용된 결과가 서로 조화되지 못하고 상호모순되기 때문에 발생한 것이다. 즉 상표법과 부정경쟁방지법은 상표법우선적용의 원칙을 전제로 하여 양법의 조화를 꾀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대법원은 주지상표보유자의 정당한 권리보호라는 구체적 타당성을 위하여 권리남용이라는 이론을 끌어들여 부정경쟁방지법 제15조를 해석하였기 때문에 이러한 문제가 발생한 것이다.
_ 이러한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상표법상의 상표등록무효심판절차와 부정경쟁방지법상의 부정경쟁행위 금지청구권이 상호 조화를 이룰 수 있게 이들 규정을 해석해야 한다. 즉 주지상표보유자가 부정경쟁행위 금지청구권을 행사하여 법원에 의해 상표사용금지가 받아들여진 경우에는 이와 동시에 법원에 상표사용금지의 일환으로 상표등록을 무효화하는 권한까지 인정할 것이 아니라 법원의 상표사용금지판결을 근거로 주지상표권자가 특허청에 상표등록무효심판을 청구하여 상표등록을 무효화하도록 하여야 할 것이다. 아니면 먼저 특허청에 상표등록무효심판을 청구하여 이것이 받아들여져 상표등록을 무효화시킨 경우에는 이를 근거로 법원에 부정경쟁행위 금지청구권을 행사하여 상표의 부정사용을 금지시켜야 할 것이다.주17) 이와 같은 방식으로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현행 상표법 및 부정경쟁방지법의 규정과 모순되지 않게 양법의 충돌문제를 해결하는 방안일 것이다. 판례는 이러한 언급 없이 등록상표라도 부정경쟁행위에 해당될 수 있다고만 판시하였기 때문에 앞에서 본 것 같은 문제점을 발생시킨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해결방안도 부정경쟁행위를 통해 권리를 침해당한 피해자에게 이중의 노력과 소송비용을 요구하는 것이기 때문에 완벽한 것이라고 볼 수는 없다.
주17)
송영식 외 2인, 앞의 책, 429면의 주)354.

_ 그러므로 이러한 해석상의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한 방안이 고려되어야 한다. 입법론적으로 강행규정인 상표법의 상표등록무효심판 청구제도를 임의적 이고 선택적인 것으로 개정하거나 부정경쟁방지법에 상표법상의 등록무효사유가 있는 상표에 대해서는 부정경쟁방지법이 우선해서 적용된다는 규정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는 견해와주18) , 상표법과 부정경쟁방지법의 충돌문제는 주지상표보유자와 등록상표권자가 서로 상이한 경우에 주로 발생하는 것이므로 부정경쟁방지법 중 특히 식별표지의 보호에 관한 규정인 제2조 제1호 가목 내지 다목을 상표법으로 흡수통일 함으로써 일원적으로 규율하여 해결하는 것이 궁극적인 해결책이 된다고 보는 견해가 있다.주19)
주18)

_ 현행법에 따르면 타인의 저명한 상표를 희석화하는 상표에 대하여 상표법은 등록거절 및 등록무효를 통해 그리고 부정경쟁방지법은 사용금지를 통해 이원적으로 규율하고 있다. 그런데 독일은 1994년 개정법에서 부정경쟁방지법상의 표지관련규정을 상표법으로 흡수하여 표지에 관한 단일법으로 통일시켰는데, 독일의 이러한 입법례는 우리 상표법 및 부정경쟁방지법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생각된다. 따라서 입법론으로는 구체적인 출처혼동이 발생할 염려가 있는지 여부를 상표권침해의 기준으로 해서 주지상표와 관련된 규정을 상표법에 명문화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된다. 현재 논의되고 있는 제안에 따르면 "타인의 주지상표와 동일 또는 유사한 상표를 사용하여 그 주지상표의 식별력이나 명성을 손상하게 하는 행위는 상표권 또는 전용사용권을 침해한 것으로 본다"라는 명문의 규정을 상표법에 두는 방안이 고려될 수 있다.주20) 이렇게 함으로써 타인의 저명상표를 희석화하는 상표에 대한 등록거절과 등록무효 및 사용금지를 상표법에서 일원적으로 규율할 수 있을 것이다.
주20)




III. 결어

_ 부정경쟁방지법과 상표법은 궁극적으로 공정한 거래질서의 확립을 도모하기 때문에, 그 결과 동일행위가 이들 양법의 법규정에 동시에 해당되는 경우가 생길 수 있고 이러한 경우에는 중복적용이 가능하다. 그러나 동일행위에 대한 양법의 규정이 서로 저촉되는 경우에는 부정경쟁방지법 제15조에 따라 원칙적으로 특별법인 상표법이 우선 적용되어야 한다.
_ 그러나 상표법을 적용하는 것이 상표법의 악용 또는 남용에 해당되어 상표법에 의한 적법한 권리의 행사라고 인정할 수 없는 경우에는 대법원의 견해와 같이 부정경쟁방지법 제15조의 적용을 배제하는 것이 모방상표의 관리차원에서 타당하다고 생각된다. 즉 주지·저명한 타인의 선사용상표가 상표등록이 되어있지 않다는 것을 기화로 하여 그 신용에 편승하거나 주지·저명한 상표의 선사용자에게 손해를 끼치려고 하는 등의 부정경쟁의 목적을 가진 상표등록행위가 실거래에서 빈번한 점을 고려했을 때, 이러한 경우에까지 상표법상의 권리를 인정하는 것은 정의에 반하는 것이기 때문에 이를 부당경쟁행위로 규제하는 것이 타당하다. 다만 이 경우에도 강행규정인 상표법의 상표등록무효심판제도와 모순되지 않도록, 부정경쟁방지법상의 상표사용금지청구와 상표법상의 상표등록무효심판청구를 같이 이용해야 한다.
_ 또한 등록상표권자의 상표권이 소멸하여 상표권에 기한 사용중지를 시키기 어렵거나, 모방하여 등록받은 상표에 대한 상표법상 무효심판청구의 제척기간이 도과하여 무효심판을 청구할 수 없는 경우 등과 같이 상표법상으로 해결하기 어려운 사안들에 대하여도 부정경쟁방지법의 적용을 통하여 문제를 합리적으로 해결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므로 등록상표와 동일·유사한 상표의 사용이면 무조건 상표권의 침해로 해결하는 상표법상의 획일적인 해결방법 보다는 거래실정을 반영하여 해결하는 부정경쟁방지법을 상호 보완적으로 활용하는 방안이 타당하다고 생각한다.
_ 물론 궁극적으로는 주지상표에 대한 상표법과 부정경쟁방지법의 이원적 규율 때문에 이러한 문제가 발생하는 것이므로 이를 해석론보다는 입법론적으로 해결하는 것이 최상의 방책일 것이다. 입법론으로는 부정경쟁방지법 제2조 제1호 가목 내지 다목의 국내에 널리 인식된 타인의 표지와 동일·유사한 표지를 사용하여 타인의 표지의 식별력이나 명성을 손상하게 하는 행위를 금지하는 규정을 상표법으로 흡수하여, 이러한 식별력 또는 명성손상행위를 상표권의 침해로 간주하는 규정을 둠으로써, 타인의 저명상표를 희석화하는 상표에 대한 등록무효 및 사용금지를 상표법에서 일원적으로 규율할 수 있도록 하여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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