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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행 및 삶 이야기

26.02.28 Black Mountain - William Brien Memorial Shelter

작성자뉴저지 졸졸이|작성시간26.06.22|조회수15 목록 댓글 0

26.02.28 벌써 2월의 마지막 날이다. 워낙 눈이 많이 와서 해리만의 작은 파킹랏들은 눈으로 덮여 보이지가 않아 결국 넓디 넓은 실버마인 호수로 장소를 정한다. 뉴저지 동네길마다 녹아 내린 눈을 보면서 스노우슈즈는 필요없겠지 했는데 겨울산을 너무 우습게 본것 같다. 푹푹 빠지는 눈길을 헤치며 좌측으로 호수를 끼고 도는 loop를 택했다. 원래 계획했던 Out & Back은 너무 짧을 것 같고 뉴욕에서 우리를 만나 점심을 준비해 주실 SK를 시간에 맞춰 만나려면 좀 더 걸어야 할것 같다. 갈림길에서 우측으로 가려는 LC에게 좌측으로 가자고 했더니 너무 좋아한다. 1마일이라도 더 걷고 싶어하는 산의 여인이다. 호수 옆을 지날때는 운무가 뽀얗게 지면에서 올라와 Silver Mind Lake의 진면목을 보여준다. 얼마나 아름다운지 사진으로 담았지만 그 감동을 십분의 일도 담지 못한다. 거의 밟지 않은 눈길을 무릎까지 빠지면서 LC가 앞장선다. 겨울에는 트레일 마크 찾는게 수월치가 않다. 하지만 방향 감각으로 정확하게 Black Mountain으로 향했다. 확 트인 바위에서 산능선을 보노라니 마치 외국이라도 온 듯 모두들 감탄하며 기뻐한다. SK가 벌써 도착해서 산을 오르고 있다고 한다. 호수를 오른쪽으로 끼고 오니까 아마도 쉘터에는 30분이면 도착할 것이다. Black mountain을 지나 1779 Trail에 가까이 갈 즈음 다시 오던 길로 돌아 가기로 했다. 1179 트레일로 가면 William Brien Memorial Shelter 까지 거의 3마일을 더 가야 하고 그러면 SK와 만나는 시간이 애매해진다. Silvermine Road 근처에서 SK가 우리쪽으로 올라오고 있다. 모두들 반갑게 웃으면서 만나 함께 쉘터로 향한다. 쉘터에는 벌써 10여명의 외국인들이 단체 사진을 찍고 있다. 곧 떠난다며 들어오라고 반긴다. SK의 라면과 김치는 정말 일품이다. 특히 겨울의 김장김치와도 같은 특급 김치는 모두의 찬사를 받는 최고의 반찬이다. 뜨끈한 국물과 라면 한그릇을 비우고 나니 부러울 것 없는 세상이다. 아침에 굳어 있던 눈이 어느새 푹신 푹신해지며 녹고 있다. 햇빛의 위력은 말로 표현할 수 없이 강력하다. 어떠한 인위적인 불로도 이렇게 빠른 속도로 광범위한 눈을 녹일 수 없으리라. 대자연속에서 오늘도 5마일을 부지런히 걷고 나니 하루가 꽉 찬 느낌이 든다. 자연을 벗 삼아 나이 드는 것은 크나 큰 위로가 된다. 내가 아직 걸을 수 있다는 자신감, 산은 언제 찾아 와도 항상 다른 모습으로 반겨준다는 친근감, 게다가 생각도 정리하고, 마음도 비우고, 온갖 삶의 찌든 때를 벗을 수 있게 도와 주는 포근함까지...사는데는 건강한 몸과 몇벌의 옷과, 신발 그리고 내 한몸 누울 수 있는 작은 텐트만 있어도 산에서는 행복하다. 이것이 내게 주는 원동력이며 하나님이 가르쳐 주신 큰 행복이다. 욕심이 잉태한 즉 죄를 낳고...(야고보서 1장 15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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