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나무
권 순 채
가을 하면 무엇보다도 날씨가 서늘하고 풀벌레 소리가 요란하다.
들판은 황금물결이 일면 산에는 울긋불긋 불이 타는 듯 아름답게 단풍이 든다.
하늘은 하도 높고도 맑아 옥에도 티가 있는데 가을 하늘은 티없이 맑다고 한다.
티없이 높은 하늘을 고추잠자리가 이리 저리 왔다 갔다 그림을 그리듯 날아다니는가 하면 새떼 날아가고 날아오는 사이 단풍잎 곱게 물이 들면 길가의 코스모스가 하늘하늘 바람에 일렁인다.
시냇물을 싸늘하게 차가워 수정처럼 맑은데 그 위에 떨어진 나뭇잎 사이로 물고기 떼가 그림을 그리 듯이 다니고 하는 사이 가을은 깊어만 간다.
온 산천을 붉게 물들이는 나무들을 보면 늘 푸른 바늘잎나무
보다는 잎이 넓고 떨기나무들이 단풍이 들면 아름다운 것이다.
사철 푸르고 바늘잎 같이 생긴 나무치고 단풍 좋은 것이 없다.
예를 들면 전나무, 주목, 향나무, 잣나무, 이깔나무등 수많은 나무들이 사철 푸름에 기세는 등등하지만 아름답게 여러 가지 색은 못내는 것이다.
그런가 하면, 낙엽송, 낙우송, 은행나무들은 바늘잎 나무지만 낙엽이 지기 때문에 사철 다른 빛깔을 내면서 자라는가 하면 소나무는 사철 푸르면서 단풍이 들기도 하여 보기도 좋은 것이다. 소나무 잎이 단풍이 들면 색동옷을 입은 듯이 고운 것이다. 사철 푸른 나무들은 겨울에 다른 나무들이 앙상할 때 푸르게 기세가 당당함을 볼 수 있다. 그러나 가을만은 어디까지나 좀 우중충하게 어둡고 매끈하지 못한 것이다.
넓고 사철 푸른 나무들도 가을엔 별모양 없으나 겨울엔 바늘잎 보다 더 기세가 당당하다. 세찬 바람이 불면 그 넓은 잎이 뒤집어짐도 보기 좋다면 좋은 것이다. 넓은잎나무가 사철 푸른 것은 대표적인 것이 사철나무들이고 나무는 아니지만 나무 이름자가 붙은 대나무와 꽃피는 나무인 동백나무와 남해안으로 가면 많은 나무 등이 있다.
넓은 잎의 떨기나무들은 모두가 단풍이 고운 것이다. 단풍나무와 참나무, 신나무, 떡갈나무들이 가을이면 온 산천을 물들이는 것이다.
이 나무들이 단풍이 들어 말라 갈 때는 산에 가보면 바삭이는 소리에 산새소리, 단 짐승들이 지나가는 소리 풀벌레 소리들을 보면 어느 가수가 그렇게 노래를 불러줄까 싶을 정도이다.
그뿐인가 꽃을 곱게 피우는 나무들도 보면은 단풍은 별로 않
좋고 과일나무들도 단풍이 곱게 드는 것을 잘 보니 못했다.
과일 나무 중에는 그래도 감나무, 밤나무가 단풍이 곱게 들고 감나무는 감자체도 붉게 익어 아름답지만 나뭇잎도 매우 아름다운 것이다.
나무란 것은 수많은 나무들이 있지만 그 자리는 토양과 주위 환경 그리고 그 나무의 특징에 따라 다 다르게 자라면서 잎도 피고 꽃도 피고 열매도 맺고 하는데 사람에게 이로운 것이 있는가 하면 해로운 나무도 있다.
어떤 것은 꽃피워 사람을 즐겁게 하는 것이 있는가하면 잎은 사람의 먹거리가 되는 것 열매 맺어 먹거리로 해주는 나무도 얼마나 많은지 모른다.
꽃피워 좋은 나무 단풍들어 좋은 나무 열매 맺어 좋은 나무 등 우리에게 이로움을 주는 나무들이 얼마나 많은지 모른다.
그런 만큼 거짓 없는 나무처럼 우리 사람들도 변해도 사철 고운 마음으로 변하고 늘 푸른 나무처럼 꿋꿋한 마음가림을 가진 사람들도 있듯이 언제나 나무처럼 살아가는 사람들이 좋은 것이다.
이 가을에 보기 좋은 열매에 곱게 드는 나무 우리에게 희망을 주는 나무처럼 살아감에 좋은 것이다.
<프로필>
경북경주시 내남면 망성1리(둥굴)서 태어남. / 문학 세계 신인 문학상 수필부분(2004년) / 전국 농업 기술자 협회 통일 회원,신라 문화동인회원,남경주문화연구회 부회장 / 외솔회,우리말살리기 겨레모임 회원 / 저서:토박이 땅이름(그루 1993년) 우리고장을 지키는 숲과 나무(공저)(2008년),‘박 추억속의 그리움’‘한글과 전통문화’‘권순채 시화집 (토박이 마을과 땅 이름을 노래하다” 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