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와 함께 / 겨울나그네
날은 평화롭고 내가 있는 이곳에는
고요함이 흐르고 있다.
희뿌연 하늘에는 깍깍이며 까마귀가 날아오르고
산속 나뭇가지 사이에서 배찌빼찌 울던 이름 모를 새가
시야에서 사라진다.
저 멀리 맑고 푸른 하늘에게 구름이 떠간다.
녹음이 우거진 곳 언덕에 올라 바람을 느낀다.
온몸을 휘감는 시원한 바람이 깊이 파고들면
흐르던 땀방울 사라지고 진한 아카시아 향만이
남아 코끝을 간지럽히는 여름날의 풍경
커피 한 잔이 목을 타고 넘어간다.
분수대 물이 쏟아지듯 떨어지면 물안개 자욱해지고
희미하게 나타나는 모습들을 가려버린다.
바닷가 포말처럼 하얗게 포물선을 그리며 떨어져
물과 하나가 되는 분수물에 더위를 식히고
서서히 식어가는 아스팔트 바닥을 물끄러미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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