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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이자 백신 접종과 ‘혈소판 감소성 혈전증’(TTS) 사망 사이 인과성을 인정한 법원 첫 판단이 나왔다. 정부는 그동안 화이자·모더나 등 mRNA 백신과 혈전증 발생 사이 인과성을 공식적으로 인정하지 않았다. 지난해 시행된 코로나19 예방접종 피해보상 특별법과 더불어 이번 판결로 관련자들도 인과성을 인정받을 가능성이 커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9일 중앙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서울행정법원 제14부(재판장 이상덕)는 최근 접종 후 숨진 황모씨 유족이 질병관리청장을 상대로 제기한 코로나19 예방접종 후 이상반응 피해보상 거부처분 취소 소송에서 원고 승소 판결했다.
전남 한 초등학교 체육교사였던 황씨는 지난 2021년 7월 코로나19 백신 우선 접종 대상자로 선정돼 화이자 1차 예방접종을 받았다. 이후 황씨는 소화불량·구토·오심 증상이 나타났고, 지역 병원에서 혈소판 감소성 혈전증이 의심된다는 소견을 받았다. 대학병원으로 옮겨진 황씨는 정맥 혈전증으로 인해 소장 허혈이 발생하는 등 상태가 악화됐고, 소장 절제술까지 받았지만 같은 해 9월 24세 나이로 끝내 숨졌다.
유족들은 건강하던 황씨의 사망은 코로나19 백신과 연관이 있다며 감염병 예방법에 따라 정부에 피해 보상을 신청했다. 그러나 질병관리청은 “기저질환인 기무라병(만성 염증 질환) 악화로 혈전증이 발생한 것으로 보이므로 황씨 사망과 예방접종의 인과관계를 인정하기 어렵다”며 피해 보상을 거부했다. 이에 반발한 유족 측이 소송을 제기했고, 재판부는 서울대병원·세종충남대학교병원의 감정 의견을 토대로 인과성을 인정했다.
재판부는 선고 전 “예방접종과 질병 사이 인과관계는 반드시 의학적·자연과학적으로 명백히 증명돼야 하는 것은 아니고, 간접적 사실관계 등을 고려할 때 인과관계가 있다고 추단되는 경우에는 그 증명이 있다고 봐야 한다”고 전제했다. 그러면서 재판부는 “황씨는 예방접종을 받은 지 불과 9일 후부터 이상 증상이 발생했고, 그 혈전증을 치료하는 과정에서 사망했으므로, 예방접종과 사망 사이에 시간적 밀접성이 인정된다”고 판시했다.
특히 재판부는 질병관리청이 피해 보상 거부 이유로 꼽은 황씨의 기저질환과 혈전증 발생은 큰 연관이 없다고 봤다. 재판부는 “황씨의 기무라병은 일반적으로 혈소판 감소나 광범위한 정맥 혈전 형성을 일으키는 것으로 알려져 있지 않다”며 “기무라병이 예방접종 직후에 발생한 혈전증의 주된 원인이라고 보기도 어렵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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