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치는 바람이었으면
/ 정현우
마음 한편에
한 조각 남은
그리움마저
스치는 바람이
업고 가 버리고
그리움의
허기를 달래기 위해
어느 길목에서
막연히 서성인다
손가락 사이로
흐르는 모래알처럼
흘려버린 옛 기억을
두 손으로 잡을 수 없는
어리석음을 알면서도
또다시 되풀이하는 건
아마도 사랑했기
때문은 아닌지
사랑은 바람처럼 떠나고
그리움은 등불처럼 남아
꺼질 줄 모르니
아 ~ 그래도 그립다
인적 없는 가로등은
졸음을 참지 못해
깜박거리고
바람이 싣고 간 그리움을
가슴으로 불러본다
나도 바람이었으면
그대 그리워하지 않았을 걸
나도 바람이었으면
이토록
아파하지 않았을 걸
그리움을 아쉬워하고
아쉬움을 눈물로
대신하는 밤에
스치고 간 바람을
또다시 기다려본다
그리움도 추억도
사랑이 꽃피는 그날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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