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교롭게도 가장 최신 미드 에피소드인 크리미널 마인드 시즌 10 5화에서는
가정폭력을 당하던 엄마가 폭력 남편이 아들을 철제 상자에 가두고 고문하는 것을 보고 이성을 잃고 꼬챙이로 내려쳐 죽인다.
그것을 고백할 때 형사가 하는 말,
"그건 정당방위였어요"
우리나라 같으면 그 여자는 감옥에 수감될 텐데
같은 상황에서 이 여자는 위로를 받고 있다.
작년, 괌에서는 어떤 왜소한 마약중독자가
시내 가장 번화한 곳의 마트에 들어가
칼을 휘둘러 여러 명을 죽였다.
피해자는 주로 여성 일본 관광객이었고 엄마 품에 안겨 있던 아기도 죽였다.
그 때 우락부락한 미군 친구가 말했다.
"내가 거기 있었으면 그를 죽일 좋은 찬스였는데.
미국인이 거기 있었다면 그는 살아남지 못했을 거야.
정당방위를 주장할 수 있거든."
그는 오히려 가해자가 그런 도발을 하는 상황을
자신의 폭력 성향을 합법적으로 푸는 기회로 보고 있었다.
하지만 적어도
정당방위로 합리화 할 그 미군이 현장에 실제로 있어서 그 남자를 죽일 수 있었다면
수많은 피해자들과 아기는 살 수 있었을 것이다.
또 미국에서 이런 경우도 있다.
갓 엄마가 된 여자를 스토킹 하던 남자가 어느 날 집 안에 침입을 한다.
엄마는 119에 전화해서
"남자가 집 안에 침입을 했고 나는 갓 태어난 아기와 단 둘이 있다. 나에겐 총이 있는데 그가 다가오면 쏴도 되겠느냐?"
여자는 계속 수화기를 든 채로 119 상담원과 통화를 했고
남자가 다가오자 전화가 켜진 채로 총을 쐈다.
그녀는 아기를 지킨 영웅으로 언론에 보도되었다.
"사람을 죽이고 싶지는 않았지만 스토커와 내 아이 중 내 아이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할 수 밖에 없었다."
우리나라의 정당방위 법에 따르면
그 여자는 아마 무기력하게 강간을 당하고 아기는 죽음을 당하더라도 별 수가 없었겠지?
현재의 정당방위 법은
피해자의 피치 못할 사정을 전혀 감안하지 않는다.
때리면 맞아야 하고
죽이려고 하면 그냥 죽어줘야 하는 것 같다.
대부분의 경우 가해자는 가해할 자신이 있으니까 가해를 시작하는 것이고
피해자는 육체적이나 상황적으로 약자이고
사건이라는 것은 기습적으로 일어나기 마련인데
동일하게만 대응하라는 것은
둘 간에 힘이 같아야 하고
상황에 대한 선제적 이해와 여유가 똑같은 상황에서라야 공정한 것 아닐까?
일반인들이 일일이 다 유단자나 경찰, 변호사도 아니고
혼비백산하고 목숨이 촌각에 달린 순간에 그런 계산과 조절까지 해가면서 어떻게 자신을 보호할 수 있을까?
정당방위에 대한 법을 고쳐서
피해자를 법이 최대한 보호해야 한다.
그야말로 자신이 다치거나 죽지 않기 위해
피해자는 생사를 걸고 방어를 하기 마련인데
지나치게 소극적인 정당방위 법 때문에
가해자의 가해 때문에 피해자를 가해자로 판결하는 것은 부당하다.
어제 모바일 기사에
법리와 법감정의 충돌이라며
법리는 뭔가 이성적이고 합리적인 것인데 법감정이 감정적이라는 것처럼 보도하는데
정당방위에 대한 현재의 법감정은 그냥 우리나라의 여론인 것이 아니라
국제적, 선진적인 여론인 것이다.
기사에서는 법감정에 따라 법이 바뀌면 안 될 것처럼 얘기하는데
그런 논리로
법이 절대로 시간에 따라 차후에 바뀌면 안 되는 것이라면
미국의 흑인들은
아직도 노예여야 하는 것 아닌가?
너무 바보 같은 기사라는 생각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