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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좋은 시] 침묵 외1편 / 유안진

작성자최재경|작성시간21.11.10|조회수52 목록 댓글 0

침묵 외 1편

유안진

 

나는 좀 어리석어 보이더라도

침묵하는 연습을 하고 싶다.

 

그 이유는

많은 말을 하고 난 뒤일수록

더욱 공허를 느끼기 때문이다

 

많은 말이 사람을 얼마나 탈진하게 하고

얼마나 외롭게 하고 텅비게 하는가

나는 침묵하는 연습으로 본래의 나로 돌아가고 싶다

 

내 안의 설익은 생각은 담아두고

설익은 느낌도 붙잡아 두면서

때를 기다려 무르익히는 연습을 하고 싶다

 

다 익은 생각이나 느낌일지라도

더욱 지긋이 채워두면서

향기로운 포도주로 발효되기를 기다릴수 있도록

침묵하는 연습

 

비록 내 안의 슬픔이건 기쁨이건

더러는 억울하게 오해받는 때에라도

해명도 변명조차도 하지 않고

무시해 버리며

묵묵하고 싶어진다

 

그럴 용기도 배짱도

지니고 살고 싶다

 

 

 

속 침묵

유안진

 

어느 덫에 걸렸길래

이토록 뜨거운 내 입김은

말이 되지 못하는가

 

달아오를수록

싸늘한 눈발이 되고 마는가

나잇값을 따져보며

눈길을 걷는다

 

눈 위의 발자국처럼

스스로 상처 내며

 

아물기도 전에

다시 자해하며

 

말이 되기를

한사코 거부하는

겨울은 겨울은 깊어만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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