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잔디 밭에 앉아서
유석/조병욱
어머니 가신지 어언 육십육년
그날의 봄날은 다시 찾아 왔습니다
금잔디벌에 앉아
청초한 홍안에 오똑하신 코
춘향전을 줄줄 외우셨던 총기
낭랑하신 목소리 귓전을 울리던
어머니 생전 모습 떠올려봅니다
영면에 드신 어머니
이 고운 잔디들이
단 한채 어머니의 이불이라니
참아 손 끝마저 다듬어주지 못해
불효자의 송구스런 마음 뿐입니다
햇살은 왜 이리도 따스한지
당신 품처럼 고이 내려 와
눈시울이 자꾸만 뜨거워 집니다
어릴적 넘어져 다쳤을 때
울어대던 나를 쓰다듬어 주셨고 광주리 머리에 이고
새 참가실 때
물 주전자 달랑들고 따라가던 길
지금은 흔적없이 사라지고
어머니 발길에 남긴 흔적
어디에도 찾을길 아득합니다
이제는
부르면 대답대신 금잔디만
파르르 떨고
바람만 제 이름을 기억합니다
어머니
저는 이직도 철이없어
오늘도 당신께 업드려 웁니다
그립습니다
보고싶습니다
이 말 한마디가
이토록 무거운 줄 살면서도
미처 몰랐습니다
금잔디는 계절마다 푸르러
이 처럼 잘 자라 나는데
내 그리움은 자라지 못하고
어머니 가신
그 봄날에 멈춰서 있습니다
어머니
오늘은 울지 않으려 애썼지만
당신의 영전 앞에서
금잔디 위에 얼굴을 묻었습니다
꿈속에 그리던 어머니
생전에 보고싶은 어머니
고이고이 영면하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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