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夏至)
유석/조병욱
하늘빛 한껏 푸르고
들 보리 노르스름 익어가는 때
낮 길이가 가장 긴 하루
짙어가는 녹음 사이로
산새소리 정겨운데
갖 심은 벼 맑은햇살 마시며
부푼 꿈에 한껏 젖어 든다
하지만
가장 긴 하루도 짧아 질 준비하 듯
가득차면 비움을 알리고
높이 오르면 내려와야하는 것을
자연은 절정 속에 겸손을 알려준다
나는 오늘
하지의 들녘에 서서
따가운 햇살 한줌 가슴에 담고
다가 올 계절의 숨결 소리를 들으며
흐드러진 개망초 향기에 취해 본다
다음검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