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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들의 귀환

작성자안시찬|작성시간26.06.05|조회수6 목록 댓글 0

책들의 귀환 

 

안시찬

 

오랫동안 우리에 갇혀 

질식의 밀도가 심한 책들을 끌어내어 

문장을 들여다보았네 

 

한동안 입을 열지 못한 글귀들이 

언어의 습성을 잊어버려 

어느 페이지는 말더듬이가 되고 

장신구처럼 진열되어 있던 고서들은 

아예, 입술이 봉합되어 벙어리가 되어 있었네 

 

나는 군살처럼 쌓인 먼지를 걷어내고 

습기를 껴안고 있는 책들을 

햇살 좋은 창가에 앉혀 놓았네 

 

몇 번, 바람이 어깨를 토닥이고 

한동안 햇빛이 머물다 갔을 뿐인데 

닫혀있던 책들의 입술이 움직이고 

말문이 터져 옹알이를 하고 있었네 

 

그날 서재의 책장에서는

형광등 심지가 소멸될 때까지 

글들의 분봉소리가 끝이지 않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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