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를 읽읍시다. 2024.3.18 |
참으려고 했는데
최진
약한 불에 올린 주전자처럼
처음엔 조금 뜨뜻할 뿐이었어
그러다가 보글보글 끓더니
나중엔 부글부글 끓어오르는 거야
마침내 펑!
뚜껑이 열리고 말았지.
그때 함께 튀어나온 거야
해서는 안 되는 말
-너하곤 다시는 안 놀아!
조금 더 참았어야 했는데요.
해서는 안 되는 말, 하고 나니까 시원했나요? 아니면 후회가 되던가요?
참는 김에 더 참았으면 친구와의 사이는 더 나빠지지 않았겠지요.
이제는 엎지러진 물, 친구와의 사이는 옛날로 돌아가기 힘들어졌어요.
하지만 생각해 볼 점이 있어요.
과연 내가 참기만 했다면 친구가 내 마음을 이해하고 배려해 주었을까요?
아니면 지금까지 한 행동을 그대로 반복했을까요?
그렇다면 언젠가 나는 폭발하고 말았겠지요.
어쩌면 오늘, 잘한 것인지도 몰라요.
화가 날 때는 참기만 하지 말고, 내 마음을 솔직하게 말하는 것이 어떨까요?
진정한 친구라면 나를 더 이상 화나게 하지 않을 거예요.(전병호/시인ㆍ아동문학가)
* 최진 시인은 2005년 <아동문학평론>으로 등단했으며, 2023년 동시집 ‘칭찬해 주세요’를 펴냈어요.
※ 출처 : 소년한국일보(https://www.kidshankook.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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