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를 읽읍시다. 2024년 3월 25일 |
꽃가족
박옥경
가시가 있다고
멀리하지 않지
계란 닮은 망초꽃
가느다란 꽃대
쓰러질까 봐
그 옆에 기대주는
아무리 봐도
하늘에서 내려온 것 같은
하늘빛 수국
내가 가시 있는 장미라고
아무도 멀리하지 않지
한 꽃병 안에 살면서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시간을
피워내고 있지.
꽃병 안에는 망초, 수국, 장미 등 여러 꽃이 함께 꽂혀있어요.
이 꽃들은 가시가 있는 장미를 멀리하지 않고요, 쓰러질 것 같은 망초꽃을 잘 받쳐주고 있어요.
그러니까 장미는 가시가 부드러워져서 남을 찌르지 않게 되고요.
쓰러질 것 같던 망초꽃이 바로 서서 환하게 웃고 있어요.
마치 지금이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순간이라는 듯 말이에요.
현대 사회에서는 전통 사회에서 보여주던 가족의 의미가 많이 변하고 있어요.
그럼에도 한 가지 분명한 것은 가족이란 사랑하는 사람들로 이루어진
작지만 가장 따듯한 공동체라는 것이지요.
지금 함께 있으면서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시간을 피워내고’있는 이들이야말로
나의 가장 사랑하는 가족이 아닐까요? 이름도 아름다운 ‘꽃가족’이죠.(전병호/시인ㆍ아동문학가)
* 박옥경 시인은 <아동문예> 신인상으로 등단했으며, 2023년에 동시집 ‘딸기를 선물하고 싶어요’를 펴냈어요.
※ 출처 : 소년한국일보(https://www.kidshankook.kr)
다음검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