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를 읽읍시다. 2024년 4월 22일 |
남해 칼치의 꿈
정병도
오래전
바다 위에서 전쟁이 있었나 봐
쨍강 쨍강 부딪치다 부러진 칼들이 바다에 떨어진 거야
남쪽 바다를 노략질하려고 온 적들을 물리치려고 한 싸움이었대.
그 이야기를 들은
갈치족은 칼이 되기로 했어.
반짝이는 은빛 몸이 긴 칼이 되어
푸르고 깊은 바다를 지키기로 했지.
낮에는 꼿꼿하게 칼몸 세워 지키다가
밤이 되면
줄을 맞춰 칼춤을 추고
몸을 날리며 칼날을 휘두르지.
칼치들은
모두 하나야.
백의종군하고 있어.
시를 읽으니까 딱 떠오르는 분이 계시지요? 맞아요, 네, 충무공 이순신 장군이지요.
‘남쪽 바다를 노략질하려고 온 적’은 옛날부터 잦았던 왜구의 침략이거나 또는 임진왜란을 떠올리게 하고요.
시인은 갈치를 “쨍강 쨍강 부딪치다 부러진 칼”로 비유하면서
그동안 우리 조상들이 남쪽 바다를 지키기 위해서 얼마나 치열하게 싸웠는지 알려주고 있어요.
시인은 은빛 반짝이는 칼이 되어 남쪽 바다를 지키고 있는 갈치들을 칼치라고 불러요.
칼치는 벼슬도 없이 백의종군한 이순신 장군을 본받아 오늘도 남쪽 바다를 지키고 있는
수많은 백성을 비유하는 말이기도 해요. 칼치들이 지키고 있는 한 남쪽 바다는 언제나 푸르고
눈부시게 빛날 거예요. 다가오는 4월 28일은 충무공 탄신일, 이순신 장군께 감사드려요.
(전병호/시인ㆍ아동문학가)
*정병도 시인은 1989년 ‘아동문학’에 동시가 당선되었으며, 2023년에 동시집 ‘눈물 파는 약국’을 펴냈어요,
※ 출처 : 소년한국일보(https://www.kidshankook.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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