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를 읽읍시다. 2024년 6월 17일 |
자원봉사자
신이림
흰나비 한 마리
나풀나풀 담을 넘어오더니
노란꽃에 앉아서 잠시,
주황꽃에 앉아서 잠시,
보라꽃에 앉아서는
날개를 폈다 오무렸다
한참을 머무른다.
보라꽃에게서는
들어줄 이야기가 많았나 보다.
어떤 일에 자발적으로 참여하여 바라는 것 없이 도와주는 사람을 자원봉사자라고 하지요.
꽃잎에 앉은 나비를 보고 자원봉사자라고 부르는 걸 보니
나비가 꽃을 찾아다니며 위로해 주는 일을 하고 있나 봐요.
나비는 무슨 말로 꽃들을 위로해 주고 있을까요?
꽃들은 무슨 일이 있어 나비에게 위로를 받고 있을까요?
보라꽃은 왜 특히 많은 위로를 받아야 했을까요?
자세한 사정은 모르지만 나비가 하는 일이 매우 아름답다는 생각이 들어요.
꽃밭이 아름다운 것은 여러 가지 꽃이 활짝 피어 어울리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그보다는 대가를 바라지 않고 다른 이의 아픔과 슬픔을 위로해주는
고운 마음이 함께 하기 때문이 아닐까요?
꽃이 활짝 핀 꽃밭에 날아다니는 나비를 보고
자원봉사자를 떠올린 시인도 아마 자원봉사를 많이 하는 분일 거예요.
(전병호/시인ㆍ아동문학가)
*신이림 시인은 2011년 ‘황금펜아동문학상’을 받았어요. 동시집 『발가락들이 먼저』, 『춤추는 자귀나무』가 있어요.
<출처> : 소년한국일보(https://www.kidshankook.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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