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를 읽읍시다. 2024년 9월 9일 |
부추꽃처럼
김영철
몸에서
마음에서
좋은 향기가 난다면
벌 같은
주먹 대장도
나비 같은
반장도
힘들여
부르지 않아도
스스로 찾아옵니다.
글쎄, 잎을 잘라 반찬해 먹는 것인 줄만 알았던 부추가
꽃도 피는 채소였다는 사실을 왜 그동안 깜빡했을까요.
찬 바람 나면 부추잎 사이에서 긴 꽃대가 올라오고,
이곳에 별 같은 하얀 꽃이 여러 개 뭉쳐 피어나서 눈길을 사로잡습니다.
꽃향기를 맡고 벌 나비도 찾아오고요. 어디 부추뿐일까요?
배추를 뽑지 않고 그냥 두면 꽃이 피고요, 무도 꽃이 피어요.
특히 무꽃은 장다리꽃이라고 해서 좋아하는 사람이 많아요.
시인은 말해요. 힘들여 불러서 오는 것은 진심으로 오고 싶어서 오는 것이 아니라고요.
부르지 않아도 스스로 찾아와야 진심이라는 것이지요.
직접 오라고 말하면 그건 논설문이나 설명문이지 시가 아니지요.
그럼, 어떻게 해야 할까요? 그래요. 꽃향기로 불러야지요.
그래야 길이 생기지요.(전병호/아동문학가)
* 김영철 시인은 2007년 <자유문예>에 시로 등단했어요.
동시조집 ‘마음 한 장, 생각 한 겹’, ‘비 온 뒤 숲속 약국’등을 펴냈어요.
<출처> 소년한국일보
다음검색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