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를 읽읍시다. 2024년 9월 23일 |
손인사
연지민
휠체어를 탄 아저씨가
유리문을 열려다 멈췄다
반대편에서 오던
시각 장애 아저씨 옆으로 비켜섰다
-형님, 저 대원이에요
-응? 대원이? 어이쿠, 오랜만이네
손을 휘젓던 시각 장애 아저씨
휠체어 아저씨 손을 잡았다
-더 건강해 졌는데
-운동해서 그런가 봐요
나도 오늘은
손 인사 해봐야지
아하, 그러네요. 손 인사. 참 좋은 인사이군요.
손잡고 인사를 나누면서 상대방 체온도 느낄 수 있으니까요.
윗사람과 아랫사람, 매일 만나는 친구와 오랜만에 만나는 친구,
잘 아는 사람과 잘 모르는 낯선 사람 등 일상생활 속에서 인사를 나누어야 할 사람은 많고 많지요.
그중에서 가장 정겨운 인사는 무엇일까요? 아마 손인사가 그 중 하나가 아닐까 싶어요.
아픈 사람일수록, 외로운 사람일수록, 소외된 친구일수록 더 따듯한 마음으로
정답게 손 잡아주는 그런 인사가 필요하지요.
휠체어 아저씨와 손을 맞잡은 시각 장애 아저씨의 손 인사는 얼마나 따듯했을까요?
평소에는 멋쩍어서 그냥 지나치던 친구가 있는데요.
이제 만나면 달려가서 정다운 인삿말과 함께 손을 꼭 잡아줄까 봐요.(전병호/ 시인ㆍ아동문학가)
* 연지민 시인은 2023년 부산일보 신춘문예로 등단했고, 동시집 ‘타잔이 나타났다’를 펴냈어요.
<출처> : 소년한국일보(https://www.kidshankook.kr)
다음검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