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를 읽읍시다」 2024년 10월 7일 |
코스모스와 해바라기
조영미
꽃밭에 코스모스가
가늘고 긴 목 길게 뽑아
해바라기를 올려다보고 있어요
그 모습 안쓰러워
해바라기는 허리 굽혀
고개를 숙여 주었어요
코스모스도 작은 키가 아니지요.
가뭄과 비바람을 이겨내고 꿋꿋하게 자란 코스모스를 보면 꽤나 키가 커 보여요.
그런 코스모스인데 해바라기랑 같이 있으니까 비교가 안 되네요.
코스모스는 키가 큰 해바라기가 부러워서 가는 목을 길게 뽑아 올려다보고 있고요.
어른처럼 키가 큰 해바라기는 허리 굽히고 고개 숙여 아이처럼
키 작은 코스모스를 내려다보고 있어요.
마치 사이좋은 형 동생처럼 말이에요.
자신의 키가 크다고 자랑하지 않고 허리를 굽혀 코스모스에게
고개 숙여준 해바라기가 참 마음이 넉넉하다는 생각이 들어요.
언뜻 보면 쉬운 것 같아도 남을 위해 배려한다는 것이 참 어렵고 힘든 일이지요.
그 마음이 곧 동심이고 어린이 마음이 아니겠어요?
동심이 가득 담긴 정겨운 장면을 찾아낸 시인의 마음도 동심이지요.
(전병호/ 시인ㆍ아동문학가)
* 조영미 시인은 1993년 <아동문예> 신인상을 받고 2024년에 세 번째 동시집 ‘바람 달력’을 펴냈어요.
<출처> : 소년한국일보(https://www.kidshankook.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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