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솔잎 / 문삼석
가지 끝 우듬지에서도 나고,
우람한 기둥에서도 나고,
때로는 나무 밑동 작은 상처에서도 나는,
나는 솔잎!
바늘처럼 뾰족뾰족한 솔잎!
그래서 건방진 바람 겁 없이 달려들 땐
콕콕! 찔러 혼내주고 싶다가도
아니지. 아니지.
한 잎 한 잎 노래하는 악기가 되어
쏴아쏴아 맑은 노래 불러주는 솔잎!
맑은 날엔
짙은 솔향기 멀리 멀리 날려 보내고,
비오는 날이면 맑은 빗방울 꿰어 들고
온 세상 동그랗게 비춰보는
나는 솔잎!
언제나 늘푸른
나는
솔잎!
-동시집 『나는 솔잎』,아침마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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