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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시】 버드나무 약국(신재순)

작성자윤일호(킹콩)|작성시간22.11.20|조회수112 목록 댓글 0

버드나무 약국 / 신재순

 

버드나무 껍질로

두통약을 만든다는 말을 들은 날부터

나는 버드나무 약국을 생각했다

머리 아픈 엄마가 약 사러 가는 길가에

버드나무  가로수를 심어야지

수양버들이면 밤길에 무섭지 않게

나뭇가지를 알맞게 잘라 주어야겠다

노랗게 빨갛게 꿈틀대는 버드나무 꽃봉오리를

애벌레라며 엄마를 놀리진 말아야지

엄마가 길 끝에 있는 버드나무 약국에

도착할 때쯤 머리는 맑아져서

"아차, 내가 여기에 왜 왔지?"하다가

"우리 아이 줄 달콤한 비타민 하나 주세요."

하고 나왔으면 좋겠다

다시 집으로 돌아오는 길,

버드나무 이파리들이 엄마 머리를

살랑살랑 만져 주어서 문을 열고 들어온 엄마가

"왠지 이 길은 누가 날 위해 만들어 놓은 길 같아."

하고 몰랐으면 좋겠다.

 

---------------<동시마중 올해의 동시 2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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