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FE

【동시】 호박꽃(안학수)

작성자송창우|작성시간22.12.15|조회수98 목록 댓글 0

털털하게 땅을 기어간다고

아무거나 타고 올라간다고

흔하디흔한 꽃이라지만

예쁘지 않은 꽃이라지만

 

그보다 따뜻한 꽃이 없지

그만큼 넉넉한 꽃은 없지.

 

땡볕에 몽롱하던 날

찾아온 땅벌 한 마리

주린 배 가득 먹이고도

단 꿀 한 통 들려 보냈지.

 

크고 넓은 잎 치마폭엔

반가운 이 오면 주려고

싱싱한 애호박 하나

남몰래 키우고 있지.

 

 

『어느 데인지 참 좋은 델 가나 봐』, 권정생 외 시 · 서현 외 그림, 문학동네, 2017

다음검색
현재 게시글 추가 기능 열기

댓글

댓글 리스트
맨위로

카페 검색

카페 검색어 입력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