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 정원? 코 정원?
ㅡ셸 실버 스타인
내 정원에는 꽃 아닌 코들이 줄지어 자라고 있다.
어쩌다가 코들이 자라게 됐는지 나도 잘 모르겠다.
장미, 백합은 아니더라도 하필이면 감기나 달고 다니는 코라니.
모두 콧물을 흘려 대기라도 하면 얼마나 지저분할꼬?
재채기를 하는가 하면, 빨갛게 부어 올라 콧물이 줄줄 흐르는 코,
뚝뚝 떨어지다 후드득 쏟아지다, 활짝 피었다 지기도 하지만,
꽃집에 내다 팔 수도 없고,
화훼 품평회에 출품해 상을 탈 수는 없는 없는 노릇 아닌가.
그래도 난 아침마다 호스를 들고
팔지도 못할 이 코들에게 물을 주러 간다.
연신 훌쩍거리며 내게 고통만 안겨 주고,
까마귀들조차 냄새난다고 불평하는 코들에게로.
꽃이 아니라 왜 하필 코냐고? 글쎄, 그 답을 누가 알리요.
게다가 왜 이렇게 무성하게 자라는지.
코를 파 가러 오는 여인은 없을까?
이 코들은 파기에 아주 좋은데......
'폴링 업', 셸 실버스타인, 사계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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