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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시】 나무 아래서 (김미희)

작성자이근정|작성시간23.02.09|조회수124 목록 댓글 0

나무 아래서 

 

                       김미희 

 

 

여름 한낮

나무 아래로 가면

볕은 순해진다

땡볕에서 땡을 떼어놓고 쉰다 

바람의 말을 듣는지 힘을 빼고 

살랑살랑 나무를 그린다 

 

책의 일은

나무의 일과 닮았다 

나는 오늘 좀 나아지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책이 나를 나무 아래로 데려갔다

땡이 꼬리를 감추고 남겨진 볕은 견딜 만하다

바람이 내 머리를 아릉아릉 어루만진다 

 

 

청소년시집 『실컷 오늘을 살 거야』 (우리학교, 2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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