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 아래서
김미희
여름 한낮
나무 아래로 가면
볕은 순해진다
땡볕에서 땡을 떼어놓고 쉰다
바람의 말을 듣는지 힘을 빼고
살랑살랑 나무를 그린다
책의 일은
나무의 일과 닮았다
나는 오늘 좀 나아지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책이 나를 나무 아래로 데려갔다
땡이 꼬리를 감추고 남겨진 볕은 견딜 만하다
바람이 내 머리를 아릉아릉 어루만진다
청소년시집 『실컷 오늘을 살 거야』 (우리학교, 2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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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 아래서
김미희
여름 한낮
나무 아래로 가면
볕은 순해진다
땡볕에서 땡을 떼어놓고 쉰다
바람의 말을 듣는지 힘을 빼고
살랑살랑 나무를 그린다
책의 일은
나무의 일과 닮았다
나는 오늘 좀 나아지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책이 나를 나무 아래로 데려갔다
땡이 꼬리를 감추고 남겨진 볕은 견딜 만하다
바람이 내 머리를 아릉아릉 어루만진다
청소년시집 『실컷 오늘을 살 거야』 (우리학교, 20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