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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시】신문지가 만난 진짜 세상 (정은미)

작성자고영미|작성시간23.03.28|조회수88 목록 댓글 0

신문지가 만난 진짜 세상

 

                                         정은미

말, 말, 말만 가득한
신문이 말을 내려놓고
신문지가 되었다.

넘치는 김치통의 국물을 받아 주고

고구마, 감자 몸이 시들지 않게 싸 주고

깎아 낸 손발톱을 받아 주고

신발 속의 고린내를 잡아 주고

깨지기 쉬운 것들을 보호하고

잠든 노숙자의 얼굴을 덮어 주고

그리고

자신을 태워 누군가의 언 손을 녹여주었다.

 

 

 

- 2022 《열린 아동문학》 (2022년 봄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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