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지가 만난 진짜 세상
정은미
말, 말, 말만 가득한
신문이 말을 내려놓고
신문지가 되었다.
넘치는 김치통의 국물을 받아 주고
고구마, 감자 몸이 시들지 않게 싸 주고
깎아 낸 손발톱을 받아 주고
신발 속의 고린내를 잡아 주고
깨지기 쉬운 것들을 보호하고
잠든 노숙자의 얼굴을 덮어 주고
그리고
자신을 태워 누군가의 언 손을 녹여주었다.
- 2022 《열린 아동문학》 (2022년 봄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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