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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시】내가 키우는 달 (류경일)

작성자고영미|작성시간23.05.23|조회수102 목록 댓글 0

내가 키우는 달

 

                                     류경일

 

나는 달을 키우고 있다

지난 겨울밤 동장군이 난리 칠 때

학원 다녀오는 내 뒤를 따라

내 방까지 들어와 버린 초승달을

엄마 허락도 없이 몰래 키우고 있다

먹이도 목줄도 필요 없고

"월" 짖지도 않는다

얌전히 내 눈빛만 먹고 살아서

하늘에 풀어놓고 키워도 걱정 없다

어두운 밤길 나서면

나만 졸졸 따라다니는 달

초승달, 상현달, 하현달, 보름달

자라는 모습만 보아도

키우는 맛이 달달한 달

추운 오늘 밤에는 달달달달

떨고 있을 야윈 그믐달에게

따스한 눈길을 보내 주었다

오래

 

 

동시 먹는 달팽이 2021년 봄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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