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가 속삭이는 것은
박소명
가지가 소소소 흔들리고
잎이 싸라락거리는 것은
나무가 속삭이는 소리야.
잔잔한 바람이
가지 사이로 어떻게 지나가는지
맑은 햇살에
잎이 얼마나 반짝이는지
아무것도
볼 수 없는
캄캄한 뿌리에게
이야기해 주는 거야.
흘러가는 구름 모습
새들의 고운 노래까지
다 들려주고 있는 거야.
덕분에 뿌리는
어둠 속에서도 환하게 뻗어나가고
가지와 잎들은
뿌리에게서 힘을 얻는 거야.
<동시빵가게 35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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