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머니 꽃밭
김영
등허리가 굽도록
호미질 농사꾼이었던
할머니는
반찬이 되지 못한 꽃밭을 정성으로 가꾸었다
이른 아침
해당화 장미 맨드라미 수국 채송화 분꽃들과
꽃밭 인사를 나누고
늦은 저녁
장독대 꽃밭에서 달이 떠오를 때까지
꽃들과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누고
우리들 등을 긁어주면서
잔잔하게 들려주셨던 전래동화 속 주인공들도 꽃들
지금도 할머니 꽃밭엔 꿀벌이 가득할 거다
내 키보다 훨씬 자란 장미꽃이 활짝 피었을 테니…...
《열린아동문학》 이 계절에 심은 동시나무 2023 가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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