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칫국
ㅡ손인선
산밭 주인이
도라지 씨앗을 뿌리고 간 날
멧돼지는 좋아하는 고구마
올해도 심었을 거라고 좋아서 돌아다니고
고라니는 작년에 망친 고구마 대신
올해는 콩 심었을 거라고 연한 콩잎 생각에
기분이 들떠 겅중겅중 뛰고
두더지는 주인이 바본 줄 아냐며
고구마는 멧돼지가, 콩잎은 고라니가 쓸어 가는데
올해 또 심었겠냐면서
올해는 틀림없이 땅콩일 거라고
두두두두 신나서
땅속을 파헤치며 돌아다닌다
* 문장 웹진.2023.1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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