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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마음을 구경함 ㅡ김륭

작성자이정인|작성시간23.12.19|조회수99 목록 댓글 0

내 마음을 구경함

     ㅡ호주머니 속에 사탕 네 개가 있다고 생각해 보자

                            김륭

 

 하나는 무조건 그 애에게

 아니, 이미 그 애 입 안으로 쏘옥

 들어갔다고 생각하면,

 

 사탕 세 개가 남는다. 사람 셋이 생긴다.

 

 짝꿍? 할머니? 동생? 아님, 학교 마치고 집에 갈 때 가장

먼저 만나는 사람? 선생님?(3학년 때 선생님일지 지금 선생

님일지는 생각을 좀 해 봐야 함) 내일쯤 내게 고백할지 모

르는  또 다른 그 애?

 

 입보다 먼저 머리를 달콤하게 하는 

 사탕 세 개가 있다.

 

 아차! 나를 빼먹을 뻔했네. 하지만 나는 사탕 주인이니까

마지막에

 

 사탕 두 개가 있다. 사탕이 다 녹기 전에

 결정해야 한다. 나를 달콤하게 할 

 사람 둘

 

 하나는 그 애 입 속에서, 하나는 내 입 속에서 사르르

 벌써 녹아 사라지기 시작하는데

 

 아직 호주머니 안에 있는 사탕 두 개가

 슬슬 심심해지는 금요일

 오후

 

 

 

* 김륭 동시집 <내 마음을 구경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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