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FE

【동시】민들레 꽃씨와 아이 / 조수옥

작성자유화란|작성시간24.01.03|조회수46 목록 댓글 0

 

 

민들레 꽃씨와 아이

 

조수옥

 

 

멜빵바지 입은 한 아이가 길섶에 쪼그리고 앉아 민들

레 꽃씨를 붑니다. 입술을 쭈욱 내밀며 후~ 후~ 하고

불자, 요런 간지러운 봄바람은 처음인 걸 하며 민들

레가 하늘에 꽃씨를 퍼뜨립니다. 꽃받침을 베고 잠든

잠꾸러기 꽃씨 하나 머뭇댑니다. 아이가 연거푸 후훗!

하고 불어대자 그제야 기지개를 켜며 쫓기듯 날아갑

니다. 아이가 자리에서 일어서자 까까머리가 된 민들

레가 내년 봄에 다시 보자며 꽃대궁을 흔들어댑니다.

 

 

[2024 조선일보 신춘문예 동시 당선작]

다음검색
현재 게시글 추가 기능 열기

댓글

댓글 리스트
맨위로

카페 검색

카페 검색어 입력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