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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시] 바람 / 안오일

작성자이근정|작성시간24.01.17|조회수101 목록 댓글 0

바람

 

 

                 안오일

 

바람도 발자국이 있어요 

길을 걷는 동생의 벌게진 볼이 

헝클어진 내 머리카락이

춤을 추다 떨어진 나뭇잎이 

바람의 발자국이에요 

 

바람도 감정이 있어요 

불쾌할 땐 쌩쌩

불안할 땐 윙윙

기분 좋을 땐 살랑살랑

그때그때 소리가 달라지지요 

 

바람도 꿈이 있어요 

파도를 타고 세계 일주하는

씨앗을 태우고 멋진 들판으로 가는

하늘의 양치기 되어 양떼를 몰고 가는

쉬지 않고 꿈을 꾸지요 

 

바람도 장난칠 줄 알아요 

심심하면 사람 마음속에 들어가 

들썩, 들썩이게 하지요 

 

 

<동시발전소> 2023 겨울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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