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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그 겨울의 뿔 / 김양희

작성자이근정|작성시간24.01.20|조회수98 목록 댓글 0

그 겨울의 뿔

 

 

                    김양희 

 

까만 염소에 대한 새카만 고집이었다

힘깨나 자랑하던 뿔에 대한 나의 예의

어머니 구슬림에도 끝내 먹지 않았다 

 

염소의 부재는 식구들의 피와 살

살 익은 비린내에 입 코를 틀어막았다 

엊그제 뿔의 감촉이 손바닥에 남아서 

 

그 겨울 식구들은 감기에 눕지 않았다 

고집을 부리던 나도 눈밭을 쏘다녔다 

염소의 빈 줄만 누워 굵은 눈발에 채였다 

 

 

시조집 『제라하게』 (작가, 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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