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겨울의 뿔
김양희
까만 염소에 대한 새카만 고집이었다
힘깨나 자랑하던 뿔에 대한 나의 예의
어머니 구슬림에도 끝내 먹지 않았다
염소의 부재는 식구들의 피와 살
살 익은 비린내에 입 코를 틀어막았다
엊그제 뿔의 감촉이 손바닥에 남아서
그 겨울 식구들은 감기에 눕지 않았다
고집을 부리던 나도 눈밭을 쏘다녔다
염소의 빈 줄만 누워 굵은 눈발에 채였다
시조집 『제라하게』 (작가, 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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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겨울의 뿔
김양희
까만 염소에 대한 새카만 고집이었다
힘깨나 자랑하던 뿔에 대한 나의 예의
어머니 구슬림에도 끝내 먹지 않았다
염소의 부재는 식구들의 피와 살
살 익은 비린내에 입 코를 틀어막았다
엊그제 뿔의 감촉이 손바닥에 남아서
그 겨울 식구들은 감기에 눕지 않았다
고집을 부리던 나도 눈밭을 쏘다녔다
염소의 빈 줄만 누워 굵은 눈발에 채였다
시조집 『제라하게』 (작가, 20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