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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가, 라일락 / 윤동미

작성자이정인|작성시간24.02.21|조회수116 목록 댓글 0

잘 가, 라일락

ㅡ윤동미

 

서른다섯 살 라일락 나무가

꽃잎을 반이나 단 채, 마지막 향기를 흘리며

좁은 담장 밑을 떠나 먼 곳으로 갔습니다

 

라일락 나무가 살았던

나이만큼 깊고 넓은 자리에

떼어놓고 간 어린 라일락을 심으며

우리는 벌써,

엄마 나무처럼 아름드리가 될

35년 뒤를 얘기했습니다

 

 

 

 

*윤동미 동시집 <콩닥거리는 가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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