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멩이와 나비
이안
봄눈 녹은 자리에 해쑥이 보얗고
냉이꽃이 하얗고
꽃다지꽃 노랑이 여려서
이런 봄날엔 돌멩이도
주머니에서 뭐라도 하나 꺼내
머리에 올려놓고 싶습니다
돌멩이는 엉덩이에 힘을 주어
자세를 반듯이 고쳐 앉은 다음
멀리서부터 찾아오느라 지친 나비에게 전할
따뜻한 말을 연습하고 있습니다
나비님, 밤은 냉이꽃 하얀 식당이나
꽃다지꽃 노란 식당에서 드시고
쉴 때는 부디 저를 의자로 써 주세요
나비님 쉬었다가 가기 좋게
햇살 보일러도 알맞게 돌려 놨어요
동시마중 레터링 서비스 블랙 #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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