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된 집
ㅡ김철순
우리 집은
오래된 우리 집은
거미가 살아요
집을 짓고 살아요
천장에는
엄청엄청 시끄러운
고양이들이 살고요
목욕탕에는
귀뚜라미 가족이 살아요
우리 집은 작지만 오래돼서
늘어난 자루처럼 헐렁헐렁해서
이런 거 저런 거
다 집어넣어도 끄떡없어요
거실에 화분도
열 개쯤은 집어넣었는 걸요
덩치 큰 코끼리가
스무 마리쯤
놀러 온다고 해도 걱정 없어요
우리 집은 오래돼서
헐렁헐렁해서
모두모두
집어넣을 수 있거든요
*김철순 동시집 <초록 뱀이 있던 자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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