잉크
김은정
말없이 말하는 공기가 다라니다.
들이쉬고 내쉬며 잼 잼 잼
세상의 모든 액체는 잉크,
식탁 위에 놓인 벌꿀, 참기름, 올리고당,
된장, 고추장, 땅콩버터, 토마토케첩 등등
붓에, 펜에, 칼에, 주걱에,
숟가락, 젓가락, 포크 등등에 찍어서 쓴다.
새로운 생각은 새로운 잉크로
검다 희다 빨갛다 파랗다 숨결의 장엄
천지 진흙 찰흙까지도 함께
모두 한 방 먹인다, 먹만 먹인가 뭐.
김은정 청소년 시집 『열일곱 살 아란야』 (푸른사상, 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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