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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월호 시와 그림

시와 그림 2023년 겨울호(24호)

작성자유화란|작성시간24.10.17|조회수36 목록 댓글 0

그거 알아 

 

김헌수

 

흰긴수염고래 귀지를 봤어

텔레비전에서 본 귀지는

고래 덩치만큼 엄청 컸어

 

그거 알아?

고래 귀지에는 고래의 일생이 들어있대

나이가 몇 살인지

새끼는 얼마나 낳았는지

플랑크톤을 몇 접시나 삼켰는지

친구와 알래스카로 놀러 간 날도 들어있대

하루하루 써 놓은 일기가 들어있대

 

덩어리째 굴러 나온 내 귀지를 봤어

어제 투덜거린 말,

똥개라고 놀린 말이 굴러 나온 것만 같아서

돌돌 말아버렸지

 

내 귓속으로 들어가 보고 싶은 날이었지

 

 

김헌수 sesoosesoo@hanmail.net

2018 《전북일보》 신춘문예 시 부문 「삼례터널」이 당선되면서 작품 활동을 시작했으며, 

시집 『다른 빛깔로 말하지 않을게』 『조금씩 당신을 생각하는 시간』, 시화집 『마음의 서랍』,

『오래 만난 사람처럼』 오디오북 『저녁 바다에서 우리는』 등을 펴냈디. 최근에는 쓰고 그리는

일뿐만 아니라, 동시에도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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