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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정의 글

5대의 CCTV가 당신을 보고 있다

작성자거정|작성시간11.11.03|조회수63 목록 댓글 2

 

 

눈뜬 장님/최영철 

 

이 밤, 가만히

아내의 안경을 끼어봅니다

눈뜬 장님이 됩니다

그랬나 봅니다, 詩만 바라보는

꿈만 꾸는 눈으로 사는 그런 남편이 놓친

주위를 살피고

현실을 챙겼나봅니다

슬픔은 커녕,

우울 한 줄 읽지 못하는 돋보기 너머

흔들리는

괜스레 흔들리는 잠든 아내 얼굴을 보면서

투박한 손길로

수치스런 옷섶으로, 아내의 안경

살금살금 문질러봅니다

내 얼룩 닦아봅니다

 

 

 

이상의 오감도란 시가 있습니다.

원래 조감도인데 인쇄공이 잘못하여 까마귀 오짜를 써서 그랬다고 합니다.

 

오감도.

까마귀가 높은 곳에서 내려다 본 상태의 그림이나 지도입니다.

자아를 잊고 사는 13인의 아해들을 깨달은 까마귀의 눈으로 굽어 봅니다.

 

고속도로에서 차선을 변경하려고 자동차의 사이드미러를 들여다 보다가

옆 차선으로 옮기려는 찰나 난데없이 차 한대가 나타나 추월해서 지나갑니다.

"아니, 어디서 나타난것야? 전혀 못 받는데......."

이런 상황이 일어나는 것은  사이드미러에 포착되지 않은 좁은 영역이 있기 때문입니다.

자동차 사이드미러의 맹점과 같이 누구에게나 정신적인 맹점이 있습니다.

특히 남들은 다 알고 있는데 오직 자기만 모르고 있는 경우가 참 많습니다.

착각일 수 있습니다.

그래서 <자기가 하면 로맨스요, 남이 하면 불륜>이라는 말이 명언입니다.

 

시골 관사에서 있을 때입니다.

이층엔 초등학교 처녀 여선생들이 썼고 1층에는 저와 다른 선생이 썼습니다.

그런데 참 이상한 일이 있었습니다.

밤 12시쯤이면 자동차 불빛이 창문으로 비치는 것입니다.

누군가가 관사에 오는 것입니다.

알고보니 이층의 여선생이었습니다.

어느날이었습니다.

이층에서 불이 났습니다.

동네사람들이 다 모였습니다.

그 때 제 뒤에 있던 한 사람이 말했습니다.

" 거 시원하게 잘탄다. 못된 년같으니라고. 천벌을 받아도 싸지"

알고보니 그 쳐녀선생은 같이 근무하던 유부남인 남선생과 불륜관계였던 것입니다.

그 때서야 그 불빛이 생각났습니다.

동네 사람들은 벌써 알았던 것인데 그녀와 그 유부남은 한밤중이라

아마 몰랐을 것라고 생각했나 봅니다.

결국 다음 해 좌천되었고 나중에는 교직을 그만 두었다는 소문이 들려 왔습니다.

 

역시 시골관사에 있을 때입니다.

저녁만 되면 차를 몰고 나가는 교장이 있었습니다.

어디 누구를 만나러 가겠지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이상하게 밤 12시쯤이면 자동차 불빛이 창문에 비치는 것입니다.

교장이 그 때 들어 오는 것입니다.

나중에 생각해 보니 그곳에서 한시간 정도 거리에 있는 카지노가 생각들었습니다.

밤에 몰래 다녀 오니 누구도 모른다고 생각했나 봅니다.

어느 날 기회를 봐서 제가 슬그머니 말했습니다.

큰 일 치루기 전에 그만 다니라고.

교장이 카지노에 다닌다는 소문이 나면 보통 문제가 아닐 것입니다.

다행히 그 이후에는 다니지 않았습니다.

 

고3 담임이었던 한 선생이 무결석 100%를 이루고 싶었습니다.

무결석 100%이면 금반지가 상금으로 나올 때였습니다.

어느날 분명히 한 학생이 결석했는데 출석으로 되어 있었습니다.

자기반 학생들도 다 알고 있었고 그 담임 선생님도 알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다른 선생님은 전혀 모르고 있다고 생각했나 봅니다.

결국 어느 선생님이 직접 불러 따졌습니다.

그 분은 교장까지 했습니다.

 

저는 어떠냐고요? 

더 하면 더했지 덜 하지 않았습니다.

 

3살 때 고무신을 엿장수에 엿바꾸어 먹고 안그랬다고 했답니다.

입 언저리엔 엿가루가 묻어 있는데도. 

 

30년 후 어느날 시험을 잘못 본 한 학생의 점수를 올려 주었습니다.

나 혼자만 아는 줄 알았습니다.

나중에 젊은 선생이 따졌습니다.

백배 사과했습니다.

 

또 30년 후 아내와 화투를 치면서 그 버릇이 다시 나왔습니다.

아내가 본다고 생각하지 않았습니다.

슬쩍 속였습니다.

 

3살 버릇이 여든까지 간다고 했습니다. 

아직도 그 버릇을 고치지 못하고 있습니다.

 

집 밖을 나가보면 나무, 꽃, 풀들이 많이 있습니다.

사람만 보이지 않습니다.

이상하게도 사람만 보이지 않으면 아무것이나 해도 된다는 생각을 사람들은

갖고 있나 봅니다.

엄연히 그들이 보는데도.....

 

옛말에 

내가 알고, 네가 알고, 하늘이 알고,  땅이 알며, 귀신이 안다고 했습니다.

결국 우리 주위에 5대의 CCTV가 있다는 이야기입니다.

누군가가 보고 있다는 것.

항상 생각해야 될 것입니다.

 

자기만 모르고 있는 것입니다.

모른 척 하는 줄 모르고.

그 모른 척 했던 것이 어느 결정적 순간에 당신의 등을 찌를지 모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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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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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허허(虛許) | 작성시간 11.11.04 뭐 요 !
  • 작성자구슬뫼 | 작성시간 11.11.08 내가 알고, 내가 알고, 내가 알고, 내가 알며, 내가 안다고...1대의 결정적 CCT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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